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정교사 채용에 1억 2천, 중등교사 꿈 버려라"



사회 일반

    "정교사 채용에 1억 2천, 중등교사 꿈 버려라"

    -사립 채용 비리, 계속 있어왔던 일
    -사립 많은 중등교육, 공립 문 너무 좁아
    -교육청 감시 미흡..비리 밝히기 힘들어
    -지방대 출신은 거래금액 더 커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없단 얘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보자 (前 사립학교 교사)

    서울시 교육청이 사립학교의 교사채용 문제를 집중 점검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뇌물수수나 부정채용은 없었는지 살펴보겠다는 건데요. 교육청이 사전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 자리는 8000만원, 정교사 자리는 1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오르내린다고 하네요. 대체 그 실태가 어떤지 저희가 어렵게 제보자 한 분을 찾아냈습니다. 최근까지 사립학교의 교사로 일하셨던 분,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죠.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제보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립학교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하셨어요?

    ◆ 제보자> 2002년부터 2015년, 그러니까 작년까지요.

    ◇ 김현정> 그러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신 거예요?

    ◆ 제보자> 대부분 기간제 교사로 있었어요.

    ◇ 김현정> 기간제로도 계시고 정교사로 계실 때도 있었어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선생님께서도 채용해 줄테니 돈을 내라 이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으시다고요?

    ◆ 제보자> 네. 제가 기간제를 하고 있던 2006년에 (근무했던 학교에) 정교사로 채용돼서 근무 중인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선생님이 바로 저희 학교 옆 학교에 정교사 자리가 있는데 네가 몇 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내가 그 학교에 너를 소개시켜줄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선생님이 인근 학교에 행정실장을 통해서 제 이력서를 전달했고 가격은 8000만원으로 얘기가 되고 있다 (그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이건 너무 부담이 된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그 선생님은 여교사는. 특히 남교사보다 여교사는 사립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좀 이건 웃기는 얘기인데 네가 전교조 활동만 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하면 내가 8000만원을 좀 낮춰서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제가 들으면서 충격적인데. 이 얘기를 처음 듣고 놀라지 않으셨어요?

    ◆ 제보자> 그런데 저는 오히려 앵커님이 놀라시는 게 신기한 게. 이거는 너무나 저희가 사범대에 다닐 때부터. 이런 얘기들은 너무 당연한 얘기로 많이 됐었고. 그래서 좀 소신 있는 친구들 중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몇 년이 걸려도 나는 임용고사 봐서 공립으로 가겠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요. 그게 또 맞는 길일 수도 있는데, 과목에 따라서는 그 해에 아예 한 명도 안 뽑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 김현정> 예. 공립이 정말 굉장히 경쟁률이 높죠?

    ◆ 제보자> 그게 이유가 교사 자격증은 남발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는 굉장히 많은 수가 사립이거든요. 그리고 사립의 교사채용권은 그 학교 이사장들이 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문이 너무 좁은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원인으로.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얘기들이 있었습니다마는 지금 2000년대고 당연히 교육청에서 감시, 감독을 철저하게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까 대부분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요?

    ◆ 제보자> 교육청에서 어떤 감시, 감독을 하는지 저는 묻고 싶어요. 어떤 감시, 감독을 할까요? 제보가 들어와서 밝혀낸다한들, 밝힐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정말 그렇게 확실한 뭔가가 있어서 잡히지 않는 한 애초에 감시하지 않아요, 교육청은.

    ◇ 김현정> 예. 교육청의 감시도 미흡하다는 말씀. 그런 불합리함, 부조리함 속에서 교사 자리 거래도 횡행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혹시 이런 제안을 받으신 적이 또 있습니까?

    ◆ 제보자> 제가 가까운 분에게 들은 건데. 제가 이제 기간제 교사 근무로 너무 힘들어 하니까 그분이 어렵게 자기 비밀을 얘기하면서 조언을 하더라고요. 그 선생님이 학교에서 2년째 기간제를 하고 있었고. 채용을 앞두고 12월이 되니까 너무 괴로워서 화장실에서 막 울고 있었대요.

    그런데 이제 선배 선생님이 오더니 내가 너무 안타까워서 해 주는 얘기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 학교에 정상적으로 들어온 사람 아무도 없다고. 당신이 근무를 열심히 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이사장을 찾아가라고 (그랬대요). 그래서 그 선생님이 이제 이사장님을 찾아갔고. 그 선생님은 5000만원을 내고 정교사가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제보자> 심지어는 그 학교에 이제 어떤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교사 자격증이 없이 근무를 하고 계셨대요. 교육대학교원을 다니면서 교사자격증을 땄고, 따자마자 정교사로 발령이 난 거예요. 그런데 그분은 학교가 지방대여서 1억 넘게 냈다 그렇게 얘기가 돌았대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지방대학교 출신은 그러니까 거래 금액이 더 크군요.

    ◆ 제보자> 네. 그리고 제가 2012년쯤에 저희 학교에 같이 근무하시는 선생님을 통해서 교직 매매 업체를 알게 됐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건 동료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해 주신 거고. 2012년도에 또 제안을 받으셨는데 이번에는 교직매매업체? 그게 뭡니까?

    ◆ 제보자> 근무하던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돼서 그분이 이제 정교사로 채용시켜주는 그런 곳이 있다고. 그래서 이제 저도 한번 연락을 해봤는데. 그 업체에서 1억 2000,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동료들이 알음알음 이사장에게 가봐 이런 정도가 아니라 아예 조직적인 브로커 업체가 있다는 얘기예요?

    ◆ 제보자> 네. 그 브로커 얘기는 거기 말고도 그런 브로커가 있다고 많이 얘기를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사례가 또 있습니까?

    ◆ 제보자> 이런 사례가 특별하게 얘기할 게 없는 게. 그냥 기간제 선생님들은 이런 경우를 너무 많이 흔하게 접하거든요. 아마 이 방송을 듣는 기간제 선생님들은 참 많이 공감을 하실 부분이, 왜 갑자기 누군가가. 정교사로 갑자기 오게 될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경우들이 가끔 생기거든요.

    그리고 정교사 채용공고를 냈는데 정말 공정한 시험이라고 생각을 해서 열심히 준비해서 필기시험도 보고 시강도 하고 이렇게 했지만 사실은 그것이 누군가를 위한 자리였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면 이제 생각을 하게 되죠. 이들 사이에 뭐가 있었을까.

    ◇ 김현정> 선생님께서 혹시 유독 많은 사례를 알고 계신 좀 특수한 경우는 아닐까요? 어떤 분 잡고 이야기를 해도 이 정도 얘기를 다 하실까요?

    ◆ 제보자> 저는 오히려 제가 잘 신경을 못 쓰고 있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의 일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 제보자> 네.

    ◇ 김현정> 처음에 교사 꿈꾸셨을 때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라고는 아마 다들 상상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 제보자> 그렇죠. 제자들 중에 국어교사가 되고 싶어요, 뭐 그런 아이들이 있잖아요. 저는 절대 되지 말라고 하거든요. 초등학교 교사를 차라리 하라고 (해요). 그러니까 초등과 중등의 현실은 정말 다르고. 중등에서 사립학교와 기간제의 문제는 고리가 단단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걸 교육청이 민감하게 파악해서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반복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제자에게, 되지 말라고 선생님이 말리는 현실. 그 정도로 심각한데. 여태까지 관계 당국은 뭘 하고 있는 건가 묻고 있는 겁니다. 많은 기간제 교사들이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전국적으로 이번 기회에 좀 뿌리 뽑고 또 청렴하게 운영하는 사립학교는 격려해 주고 이런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어려운 제보인데. 이렇게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제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최근까지 사립학교 교사로 일하셨던 분의 증언, 증언 직접 들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