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보들레르(1821-1867)숱한 못을 넘고, 골짜기 넘고,
산을, 숲을, 구름을, 바다를 넘어,
태양도 지나고, 창공도 지나,
또다시 별 나라 끝도 지나,
내 정신, 그대 민첩하게 움직여,
파도 속에서 황홀한 능숙한 헤엄꾼처럼,
말로 다할 수 없이 힘찬 쾌락을 맛보며
깊고깊은 무한을 즐겁게 누비누나
이 역한 독기로부터 멀리 달아나
높은 대기 속에 그대 몸 씻어라,
그리고 마셔라, 순수하고 술 마시듯
맑은 공간을 채우는 저 밝은 불을.
안개 낀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권태와 끝없는 슬픔에 등을 돌리고,
고요한 빛의 들판을 향해 힘찬 날개로
날아갈 수 있는 자 행복하여라
그의 생각은 종달새처럼 이른 아침
하늘을 향해 자유로이 날아올라,
삶 위를 떠돌며 꽃들과 말없는 사물들의 언어를
힘들이지 않고 알아낸다!
겨울 추위에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우울한 느낌이 드는 때가 많다.
최근 휴일 날 오후에 거실에 겨울 햇살이 따사롭게 비쳐들자 뒷산 산책에 나섰다.
솔숲 언덕을 지날 적에 역광에 비친 소나무 그림자들이 길게 드리워지면서 응달진 감정들이 밝은 햇살에 빨래처럼 잘 말라 상쾌해짐을 느꼈다.
이러한 기분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햇볕, 대기, 구름, 숲, 나무, 꽃, 강물, 새들. 이들 자연은 경제활동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휴식과 평안을 선사한다.
매번 대하는 풍경일지라도 그 풍경의 수목과 화초들은 쉼 없이 변화하고, 같은 꽃이라 하더라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리 느껴지지 않는가?
삶의 불안과 권태는 정신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나간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에 메이고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사물들을 대하며 관찰을 통해 온전히 집중할 때 그 정신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우주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상승과 우울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연은 상승과 자유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