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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효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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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강신주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효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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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과 유신은 동일. 민중의 후손도 효도해야.

    - 메르스, 기득권이 시민 사랑하지 않는 것 보여줘.
    - 경쟁에 내몰려 날이 선 한국, 서로를 못 믿어.
    - 감염병은 유대와 연대, 애정으로 극복해야.
    - 친일 세력, 기득권 지키기 위해 국민 버려.
    - 교과서 국정화는 후손들의 효도로 봐야.
    - 목격자는 사라져도 글은 남아. 100년 후도 문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31일 (목)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신주 (철학박사)

    ◇ 정관용> 오늘이 2015년 마지막 날이죠. 시사자키에서도 2015년 한국사회를 쭉 한번 돌아보는 시간 준비했는데요. 여러분 좋아하시는 철학자 강신주 박사를 초대했습니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2015 한국사회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강신주 박사 어서 오십시오.

    ◆ 강신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2015년 올 한 해 중에서 우리 강신주 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사건입니까?

    ◆ 강신주> 두 가지죠. 국민들이 다 힘들었던 메르스. 메르스랑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 두 가지가 저한테는 제일 크죠. 상징적으로 올해를 아마 보여준 두 사건인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메르스는 상징적으로 뭘 보여줍니까?

    ◆ 강신주> 메르스 같은 경우는 정부의 무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보면 기득권이라고 하면 일단 정치권력이랑 재벌로 가야 되는데 양쪽 다가 대다수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는 거죠. 삼성병원도 숨기는 걸 보면 여러 가지 문제. 그런 문제를 우리한테 노골적으로 다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잡을 것인가. 이런 시스템을. 더더군다나 우리가 굉장히 많은 돈을 의료보험료로 내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 이런 문제들은 사실 당혹스럽죠. 그리고 관료라는 존재가 여러 가지 발표과정에서 보면 친자본적인 삼성병원을 편들어서 시민들을 더 곤혹스럽게 빠트리는.

    ◇ 정관용> 초반부에 그랬어요. 그러다가 자기들도 호되게 당하고 나서.

    ◆ 강신주> 꼬리를 잘라야죠.

    ◇ 정관용> 그다음부터는 아주 삼성병원을 모든 악의 화신인 것처럼.

    ◆ 강신주> 자기는 순수하다, 그렇게 빠져나가는 거죠.

    ◇ 정관용> 꼬리자르기로.

    ◆ 강신주> 꼬리자르기로 하는 거죠, 뭐. 애초에 그렇게 출발했던 사건 또 하나가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우리 시민들이 보였던 반응이죠. 그런데 왜냐하면 옛날 소설 중에 콜레라 시대의 사랑도 있는데.

    ◇ 정관용> 콜레라 시대의 사랑?

    ◆ 강신주> 네. 그게 뭐냐 하면 감염될 때 예를 들면 우리가 애인 사이나 가족 사이에 메르스가 창궐할 때 키스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사랑이라는 과정이 감염의 과정이에요. 타액이 섞이고 손도 잡고 이런 거잖아요. 그런데 메르스가 딱 오게 되면 사람들이 서로 터치를 안 하기 시작해요.

    ◇ 정관용> 움츠러들죠. 그때 악수도 안 하고 서로 팔꿈치 치는 신종인사법도 나오고 그랬어요.

    ◆ 강신주> 그랬죠. 그런데 사실 그 모습에서 과하다는 인상을 받은 게 와,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어서 날이 서 있구나, 서로 경쟁 상태구나. 그러다가 메르스가 딱 오니까 막 서로 간에 예를 들면 상대방이 나를 해칠 수도 있다는 느낌이 가중되는 모습들, 그것도 많이 인상이 깊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이런 거죠. 전염병이 창궐할 때 사랑하는 사람은 옆에서 손잡아 줘야 하는데 나 병 걸리는 건 싫은 거예요, 우리 사회가. 이런 문제들이 사실 행간, 행간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경쟁으로 사람들을 내몰아서 날이 서게 하니 메르스까지 오니까 막 그런 모습들이 오는 게 철학자로서는 조금 많이 서글프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감염병 있을 때는 서로 손 안 잡는 게 또 맞는 것 아닌가요?

    ◆ 강신주> 그러니까 중요한 건 이런 거죠. 전염병이 무서운 이유들이 뭐냐 하면 어쩌면 우리가 강하게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 서로 못 믿고 하는 사회가 구조적으로 전염병 사회 같아요. 상대방을 사랑을 못하게 하잖아요. 경쟁상대로 보니까 이 구조와 메르스의 구조가 구조적으로는 같아요. 그러니까 이걸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보면 질시, 미움, 의심, 경쟁, 내가 걸리지 않을까 내 피해의식 이런 것들이 있으면 극복이 잘 안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강신주 씨하고 제가 대부분 의견이 그런 부분에서 동의하는데,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서로 보듬고 위하고 다 동의하는데 감염병 때는 아닌 것 같아요.

    ◆ 강신주> 아니, 그러니까...

    ◇ 정관용> 내가 메르스에 걸렸는데 친한 강신주 씨가 와서 나를 위로해준다고 하면 내가 먼저 ‘오지 마라’.

    ◆ 강신주> 그건 정관용 선생님이 하실 거예요. 제 친구이기 때문에. 하지만 저는 가야 해요. 그건 제가 또 하는 몫이에요. 저는 가려고 할 거고 정관용 선생님은 오지 말라고 할 거잖아요. 하지만 제가 만약 안 가면서 너도 분명히 내 입장이라면 오지 말라고 할 테니까 나는 일부러 안 간 거야, 너 때문에. 거짓말쟁이에요. 역지사지 안 되거든요. 아픈 사람이나 힘든 사람이 있을 때는 그 사람이 거부해도 가줘야 하고 전염병이 있는 사람은 오지 말라고 해야죠. 그걸 애정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저는 가려고 할 거예요.

    ◇ 정관용> 오지 말라고 해도.

    ◆ 강신주> 가려고 하고. 정관용 선생님은 계속. 그러니까 이 병이...

    ◇ 정관용> 재밌네. 메르스 얘기하다가 이게 그때 이른바 자가격리라고 하는 것, 참. 원래 우리 이런 사태를 많이 안 겪었기 때문에 생소했어요, 처음에는.

    ◆ 강신주> 그런데 그게 문제가 뭐냐 하면 자가격리를 외부에서 시키는 자가격리는 아니에요.

    ◇ 정관용> 외부에서 시켰잖아요.

    ◆ 강신주> 그러면 자가라는 말을 쓰면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냐면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내가 있어.

    ◇ 정관용> 내가 그냥 있어. 난 안 나가?

    ◆ 강신주> 나머지 사람들은 ‘네가 왜 있니? 내가 간다’ 이래야 하고 ‘오지 마’ 이 상태에서 메르스가 지나가야지 우리는 유대와 연대를 확보하는 거예요. 자가격리라는 말처럼 모순적인 얘기는 없죠. 그러니까 그건 개인이 결정해야 된단 말이에요. 그건 격리예요, 그냥.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에 좀 성숙하다면 이랬을 거예요. 내가 메르스가 있으니 시민들한테 옮길 수 있어. 나 있을 거야. 그러면 넌 당연히 거기에 들어가 있어야지가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어떻게 애정을 계속 피력을 해야 하죠.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 아니야, 난 안 나가. 이 상태가 가장 퍼펙트하게 우리가 성숙하게 대처하는 방식이에요.

    ◇ 정관용> 너무 높은 경지네요.

    ◆ 강신주> 아니요. 높은 경지가 아니라 그렇게 돼야지 안 되면 오만가지 일들이 더 많이 생겨요.

    ◇ 정관용> 앞에서 말한 메르스 사태에서 정치권력과 재벌들의 이 사람들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 강신주> 있어요.

    ◇ 정관용> 저는 그건 100% 동의하는데 제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메르스 사태를 관리하는 정부 당국자였다 하더라도 전염자가 생긴 병원을 들렀던 사람들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것 아닙니까? 그분들한테는 표현은 정중하게 할 수 있지만 당신은 의심될 수 있으니.

    ◆ 강신주> 그런데 정관용 선생님은 정부 관료가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강신주> 그 얘기 하시면 안 돼요, 그러면.

    ◇ 정관용> 아니, 가정법으로.

    ◆ 강신주> 아니요. 가정법 위험하다니까요? 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말이 역지사지예요. 남자는 여자 몰라요.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자본가가 노동자 모른다고. 정규직이 비정규직 몰라요. 내 입장이면 이랬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우리 모든 문제의 출발인 것 같아요. 달라요. 병에 걸려서 들어가 있는 사람과 그 사람을 보고 싶은 사람의 입장은 달라요. ‘내가 너였다면’ 이것이 굉장히 더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의심되는 사람들을 잠복기인 2주 동안 집에 계세요. 이렇게 한 거잖아요. 그건 필요했던 조치 아닌가요?

    ◆ 강신주> 필요했죠. 필요한 건 맞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걸로 만약에 그렇다면 진짜로 강하게 들어가는 거예요. 이건 어떤 거냐면 시민들을 절대 안 믿는 전제에서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강신주> 극단은 그렇게 되는 거거든요, 사실은.

    ◇ 정관용> 못 믿으니까 격리조치를 하는 거죠. 그 격리조치에 구멍이 뚫렸다고 하면서 또 질타하고 그랬어요.

    ◆ 강신주> 아니죠. 처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던 이유는 정보공유를 안 해서 생기는 문제예요. 정확하게 어떻게 하고 어떻게 처리해서 우리가 어떻게 하자라고 해서 시민한테 그 얘기를 해서 그분들이 스스로 자가격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못 만들었어요, 전혀. 사실을 보면. 그러니까 이미 자기들이 미성숙하게 대처해 놓고서 나중에 시민들이 미성숙했으니까 강제력을 발휘한 거예요, 일종의. 기회도 안 줬어요, 사실은. 그래서 예를 들면 아까도 얘기했지만 극단적인 사례들인데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 나돌아다니는 사람들 있잖아요.

    ◇ 정관용> 있었죠. 외국까지 간 사람도 있었죠.

    ◆ 강신주> 그러면 저라도 통제를 하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곤경은 당했지만 진짜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고서 그랬던 사람은 없다라는 문제예요. 정보공유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자기가 어떤 병인지 아는데 그걸 미쳤다고 가요? 아니면 누구 해코지하러 가는 건데. 그러니까 전혀 몰랐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나중에 미숙하게 이 상태가 뭐고 병이 뭐고 관리도 못 했던 사람이 마치 그 사람이 의도적으로.

    ◇ 정관용>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충분한 정보공유 그리고 시민을 믿는.

    ◆ 강신주> 믿어야죠.

    ◇ 정관용> 이런 자세를 보였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

    ◆ 강신주> 왜냐하면 이 시민들이 대표자들을 뽑는 사람들인데 이들을 불신한다면 민주주의나 우리 시스템 자체는 붕괴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메르스하고 또 하나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 강신주> 네.

    ◇ 정관용> 그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강신주> 옛날에 학계 내부에서는 보수적인 뉴라이트 역사라고 하나요? 그런 역사들이 사실은 있어 왔어요. 그러니까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 하면 1945년에 패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일본이고 그다음에 사실 독일이잖아요. 독일에는 한 4년, 5년간 비시정권 때 프랑스 같은 경우 200만 정도가 재판을 받고 그중에 20만 정도가 법적 처벌을 받았어요. 사형도 받고 노역형도 취하고 국민권 박탈하고. 그런데 우리는 사실 그런 게 없었단 말이에요.

    ◇ 정관용> 친일청산을 못 했죠.

    ◆ 강신주> 못 했죠. 그런데 이 친일하는 사람들을 그냥 친일이라고 놓고 보시면 안 되고 그 당시 기득권 세력이에요. 그 기득권을 가지고 아이들을 유학을 보내고 공부를 시킨 거예요. 이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효도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아버지를 깨끗하게 예쁘게 해야 되죠. 진짜 효성스러운 아이들이에요. 왜냐하면 친일행각을 목도했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거든요. 그러면 죽어가는 남은 문제는 뭐냐 하면 글밖에 안 남아요. 이 글을 어떻게 바꿀까가 문제죠. 그래서 이들이 계속 그 노력을 해 왔는데 그게 아주 안 좋은 조짐처럼 있었다가 최근도 실질적으로 그렇죠. 마찬가지죠. 반민주적이잖아요. 친일행위라는 것들을 자기 기득권을 위해서 국민들을 다 버렸으니까. 그런데 그건 유신독재와 사실 메커니즘이 같아요. 똑같은 문제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현재 대통령이 자기 아버지에 대해 평가하는 효성과 그다음에 친일파들이 후손들이 자기 아버지 평가하는 효도의 공동체?

    ◇ 정관용> 재미있네요.

    ◆ 강신주> 그래서 저는 이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시민들도 효도하자. 자기 아버지들 옛날에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 있으면 그분들한테 효도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독립운동까지를 안 하셨다 치더라도 이 기득권 가진 친일파는 소수였고 다수는 그들의 지배를 받은 사람들이니까.

    ◆ 강신주> 그러니까요.

    ◇ 정관용> 그 지배를 받았던 민중들의 후손들은 효도하려면 자기 아버지의 삶을 제대로 그려야죠.

    ◆ 강신주> 막아야죠. 당연히 막아야죠. 그러니까 이게 뭐냐면.

    ◇ 정관용> 야, 이 효도논법 좋은데요?

    ◆ 강신주> 효도의 전쟁이에요. 효도의 전쟁. 우리 대통령도 효성이 지극하고 학자들도 효성이 지극합니다.

    ◇ 정관용>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친일파 후손의 부모 미화.

    ◆ 강신주> 효성이에요.

    ◇ 정관용> 효성으로 본다?

    ◆ 강신주> 효도죠. 물론 그렇게 해서 예쁘게 하면 자기도 예뻐지니까. 중요한 것은 1945년 이후에 그걸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이 죽어갔기 때문에 이제는 목격자는 별로 없어요. 남은 건 글이란 말이에요. 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그런 거예요. 글만 바꾸면 퍼펙트해져요, 이제는. 그래서 이걸 만만하게 보시면 안 돼요. 왜냐하면 목격자가 있을 때는 누구도 그런 짓을 못 해요. 친일파가 친일파 후손들이나 뉴라이트 교과서가 언제 나오냐면 시기적으로 거의 비슷해요. 독립운동 했던 분들이 죽어가기 시작했고 일제시대 때 고생했던 분들 그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이렇게 없어진 거예요. 없어지니까 없잖아요. 그런데 알거든요, 이 사람들은. 친일파 후손들은 안단 말이에요. 이들이 기득권이 연속됐으니까 목격자가 없으니까 다시 나오는 거예요. 마지막 목적이죠. 역사를 완성하는 거예요. 기억을 완전히 조작한다. 그래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사실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문제죠.

    ◇ 정관용> 이게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이거 정권만 바뀌면 없어질 교과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록 여야 간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 국정화는 다시 되돌려질 것이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강신주> 그게 1년, 2년의 문제가 아니라요. 100년 뒤의 문제라고 보셔야 한단 말이에요, 역사라는 건. 글이 왜 무섭냐면 사람 죽어도 글은 남잖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100년까지 이게 안 갈 거라고 보는데. 갈 거라고 보세요?

    ◆ 강신주> 그렇게 가요.

    ◇ 정관용> 갑니까?

    ◆ 강신주> 그 영향이 가는 거죠. 조금씩 조금씩 들어와서 나중에 논법이 다 바뀌게 돼 있어요.

    ◇ 정관용> 국정화된 교과서식의 논법으로?

    ◆ 강신주>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그리고 이 문제는...

    ◇ 정관용> 그들은 계속 집요하게 하려고 할 거다?

    ◆ 강신주> 그러니까 우리는요, ‘뻔히 아는데 왜 저런 짓을 해? 바보들 아니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보는 건 지금 우리가 아니라 우리는 대부분의 어떤 지식인이나 제정신 가진 사람들은 신경 안 써요. 이들이 뭐라고 해도 밀어붙이면 50년 뒤에 가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우리가 국정화 역사교과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저거 말도 안 되는 일 가지고 저렇게 공격하지?’ 이러잖아요. 그런데 그들의 타깃이 저희가 아니에요. 후손들의 전쟁이라고요. 이 땅에 살고 있어서 글깨나 읽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한테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당장 싸우는 것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역사를 쓸 것인가, 이런 문제들. 그리고 그렇게 역사를 제대로 못 썼기 때문에 그런 허점들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역사계 내에 뉴라이트를 지향하는 역사 교수들이 계속 존재해왔고 그들의 영향력이 늘어났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이거든요. 전혀 들어오지 못하게 어떤 역사들을 써 나갈까 이런 것들을 고민을 좀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때때로 주변의 역사학자들이 막 이것 가지고 흥분해서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러지만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 ‘뭐 했느냐? 지금까지. 지금까지 어떻게 했기에 지금 이러냐?’ 목격자나 현실권력이 아니라 글이었는데. 글로 얼마나 당당하게 친일과 유신세력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일종의 부관참시겠죠. 그렇게 하면 못 살아나잖아요.

    ◇ 정관용> 더 열심히 제대로 된 역사를 써야 되는군요.

    ◆ 강신주> 그것도 쓰고 싸우기도 하고 같이 해야 돼요.

    ◇ 정관용> 그러니까.

    ◆ 강신주> 이제 우린 두 가지를 해야 해요. 그러니까 역사학자들이 하는 것이 더 많죠. 지금 이게 하나의 이슈처럼 지금 올해 국한된 문제로 들어가면 안 되고 긴 문제예요. 100년 뒤의 싸움 같은 거예요. 사실은.

    ◇ 정관용> 100년 뒤의 싸움.

    ◆ 강신주> 지금 어떤 싹을 뿌릴 거냐 이런 거고. 어쨌든 간에 기득권 세력, 어쨌든 민족을 배신한 세력, 반민주적인 세력들은 자기 씨앗을 심으려고 해요. 힘이 있으니까.

    ◇ 정관용> 아이고, 무섭네요.

    ◆ 강신주> 무서운 거예요. 굉장히 무서운 거예요.

    ◇ 정관용> 그냥 해프닝 이런 게 아니네요. 집요한 프로젝트고.

    ◆ 강신주> 집요한 거예요. 그들은 효성에 충실하다니까요. 우리도 더.

    ◇ 정관용> 더 효도를 해야 한다?

    ◆ 강신주> 더 효도를 해야 돼요. 우리의 힘들게 살았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들. 당장 현실적 문제에서 ‘왜 그러지? 왜 그러지?’ 이런 식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래를 장악하려는 어떤 움직임이기 때문에 더 좀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강신주 씨가 제일 크게 기억하는 메르스, 그다음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두 개를 묶어보니까 우리의 시스템, 기득권 구조는 아주 엉망이고 부패했고 국민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 강신주> 사랑하지 않아요.

    ◇ 정관용> 이런 게 드러났고. 그런데 그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이 100년 뒤 후손의 의식까지 바꿀 정도로 집요하게 뭔가 시도하고 있다.

    ◆ 강신주> 자기를 더 사랑해요. 자신들과 자신들을 더 많이 사랑하죠.

    ◇ 정관용> 기득권은 기득권 스스로를 사랑한다.

    ◆ 강신주> 그러니까 국민들이나 시민들을 사랑하지 않는 거죠. 자기를 사랑하는데 어떻게 타인을 사랑해요? 자기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이들은 거기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런 게 무섭죠. 그래서 가끔가다 농담 삼아, 아까도 얘기했지만 그래요. 저들은 효성이 깊은데 우리 시민들은 효성이 깊지 못할까.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심각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그런 면에서 참 암담한 한 해였었네요.

    ◆ 강신주> 그렇죠. 저는 무서워요, 그래서. 이 문제가. 예를 들면 메르스 문제만 해도 국가나 이런 쪽에 엄청난 세금을 먹고 국민에 의해서 지탄하는 조직인데. 세월호 사건이랑 별 차이가 없잖아요. 똑같단 말이에요.

    ◇ 정관용> 똑같은 무능을 보여줬죠.

    ◆ 강신주> 똑같죠. 이것이 반복될 것 같으니까 지금 살기도 힘든데. 이런 거대한 공적 사건이 터졌을 때 아무도 책임도 안 지고 시스템도 관리도 안 돼 있고 또 이러다가 나중에 문제제기 하면 또 이상한 식으로.

    ◇ 정관용> 재발방지대책마저도 제대로 못 세우고.

    ◆ 강신주> 못 세워요. 세울 이유도 없고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아요. 그냥 넘어가고 넘어가고. 그러니까 아까도 얘기했지만 국민과 시민을 사랑하지 않아요.

    ◇ 정관용> 모든 국가가 다 그렇습니까?

    ◆ 강신주> 아니, 정도가 심해요. 깜짝 놀랄 정도로 심해요.

    ◇ 정관용> 어떤 사회는 그나마.

    ◆ 강신주> 눈치는 보죠.

    ◇ 정관용> 시민과 국민을 사랑하고.

    ◆ 강신주> 아니, 사랑 안 해도 돼요. 눈치라도 좀 봐야 돼요. 눈치도 안 봐요.

    ◇ 정관용> 그러니까 눈치를 보게끔 시민들이 만들어야 되는데.

    ◆ 강신주> 만들어야 돼요.

    ◇ 정관용> 그걸 못 하고 있다.

    ◆ 강신주> 전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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