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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혼용무도 시대의 정치와 정치지도자들



칼럼

    [시론] 혼용무도 시대의 정치와 정치지도자들

    • 2015-12-30 16:39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사진=교수신문 제공)

     

    정치에 대한 평가가 좋은 해가 없었던 것 같다. 매해 우리 사회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도 거의 전부 정치 상황을 두고 나온 것이었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이었다. 교수신문에서는 지난해의 지록위마(指鹿爲馬)에 이어 올해에는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정치지도자의 어리석음과 무능으로 세상이 혼란스럽고 도가 무너진 해'라는 것이다. 옛시대의 군주에 빗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대통령만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지도력과 역할을 탓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여기서 다시 제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보수, 진보 언론 가릴 것 없이 여기저기서 수없이 지적돼 왔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통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당청관계, 여야관계, 또 정치적 쟁점의 한가운데 대통령이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발 정치적 갈등이 많았고, 올해에도 '배신의 정치', '진실한 사람' 같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유행시켰다.

    대통령 다음으로 당청관계, 여야관계의 중심에 서있는 정치인은 여당 새누리당 대표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당의 존재감을 내걸고 대표가 되었으나, 올해 김 대표 체제의 새누리당은 이전보다 자율적 존재감이 나을 게 하나도 없었다. 여당의 자율적 역할의 부재는 정치의 부재로 이어졌고,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향해 직접 주문하고 압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청와대의 국회의장에 대한 압박이라는 ‘비정상’은 박 대통령의 특유한 국정운영 방식에 1차적 원인이 있지만, 여당의 대표의 역할 부재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표는 그동안의 역할에 대한 평가를 떠나 제1야당의 위상마저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당내 비주류 등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위기 요인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을 흔드는 쪽을 비판하고 있으나, 그런 상황까지도 책임은 당 대표가 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안철수 의원은 탈당해 다시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소통, 공감을 새로운 리더십으로 말하고 있으나, 그 자신이 소통의 리더십과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는 과제로 보인다.

    국회의원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지지 못한 채, 법정 선거구 부재의 위헌 상황을 앞두고 있다. 내년 총선을 거치면서 박대통령의 일방적 주도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내년 총선 이후를 기약하고 있는지 모르나, 2015년 여당 정치 부재의 가장 큰 책임이 그에게 있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탈당과 신당으로 재편 상황을 맞고 있는 야당은 혁신을 통한 재통합으로 귀결되든, 감내해야 할 과도기의 불가피한 고통이 되든, 새해 새로운 정당정치의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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