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동영 전 의원이 칩거 중인 전북 순창군의 자택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정 전 의원이 선물한 감자 한 박스를 선물받은 뒤 웃음짓고 있다. (사진=김용완 기자)
분열 중인 야권이 정동영 전 의원을 향해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 전 의원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전격적으로 전북 순창의 자택을 방문하고, 새정연을 탈당한 유성엽 의원이 '역할론'을 강조했지만 정작 정 전 의원은 "멀리 왔다" 또는 "과분하다"며 아직은 잠룡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18일 문 대표는 순창군 복흥면 정 전 의원의 자택을 방문해 한 시간 반가량 둘 만의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복당을 요청했지만 정 전 의원은 사실상 완곡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회담을 마친 뒤 문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의 경제 실패와 민생파탄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에 우리 두 사람은 큰 책임이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총선 때부터 함께 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마음은 형제고 정권교체를 위해 큰 틀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 이미 멀리 왔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원은 또 "안철수 의원이나 문 대표가 호남에 자주 오는데 호남은 지역이나, 종속변수, 이용대상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상수다"며 "호남은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가장 고통 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이고 불평등 해소를 위해 야당이 성과를 만드는 게 호남을 위한 일이다"고 호남을 강조했다.
새정연을 탈당하며 정 전 의원의 역할을 강조한 유성엽 의원에 대해서도 정 전 의원은 말을 아꼈다.
유 의원은 지난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때 집권 여당 장관과 대권 후보를 지낸 분이 계속 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 전 의원을 만나 뜻을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전 의원은 "과분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총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도 정 전 의원은 "차츰 얘기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