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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적법 판결,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란 꼴"



사회 일반

    "4대강 적법 판결,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란 꼴"

    "4대강 판결 이후 전국 토목공사판 될까 걱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국민소송단)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4대강 사업은 모두 적법했다. 즉 사업의 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그 계획 자체가 위법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게 어제 나온 대법원 판결입니다. 6년 전에 시민들이 뜻을 모아서 국민소송단이라는 걸 만들고 4대강 사업 취소소송을 냈었는데요. 그에 대해서 대법원이 6년 만에 정부 손을 들어준 거죠. 여러분 이 판결 들으면서 헷갈리지 않으셨어요?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은 이미 이 4대강 사업을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판정을 내렸는데 왜 대법원은 적법하다고 했을까? 왜 다를까? 어제 패소한 원고측 국민소송단의 한 분을 만나서 짚어보죠. 대한하천학회 회장이세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김정욱> 네, 안녕하세요.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재판 기간이 무려 6년이고 원고측 인원만도 거의 9000명에 달하네요? 어떤 분들이 참여하셨던 거죠?

    ◆ 김정욱> 당연하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요.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이 됩니다만, 그 사람들하고. 또 이 사업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물 마시는 사람들이죠. 참여를 해서 잠깐 동안 이렇게 9000명 가까이 왔는데. 돈도 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모아가면서 했습니다.

    ◇ 김현정> 돈도 다 모아가면서, 9000여 명이 힘을 모여서. 우선 4대강 사업은 한강이든 낙동강이든 금강이든 영산강이든 모두 법적으로 무결하다는, 위법하지 않다는 이 대법원 최종 판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김정욱> 저는 이렇게 판결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민주주의 국가는 3권 분립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행정, 입법, 사법, 그런데 우리나라는 3권 통합해 놨어요. 대통령 한마디 하면 국회의장 모가지가 달아나지 않습니까?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다 그렇게 판결해 주고. 저는 이게 행정부가 하기 때문에 그렇게 판결할 거라고 봤고요. 특히나 제가 이렇게 판결할 거라고 결론 내린 이유는, 제가 어제 이 판결할 시간에 회의를 참석을 하면서 이렇게 판결했을 거라고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학교 회의에 참석하면서 판결은 그렇게 났을 거야 하셨어요?

    ◆ 김정욱> 네, 왜 그랬냐 하면. 이걸 판결하려고 하면 지금 판결문에는 물이 깨끗해졌다고 그럴 때도 있는데 물이 깨끗한지 안 깨끗한지 현장에 한번 가보기만 했으면 그걸 금방 아는 겁니다. 지금 현장에 가면 주민들은 욕을 하고 있거든요. 물 그렇게 해놨다고. 그런데도 깨끗해졌다고 얘기를 한 거. 그리고 안에 판결도 읽어보면, 안에 전문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게 많아요. 그래서 증인을 불러 가지고 변론해야 되는데, 우리는 변론을 어떻게 할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현장검증도 없고 변론도 없이 그냥 이렇게 판결 내린다 하니까 당연히.

    ◇ 김현정> 변론도 없고 현장에 가서 살펴보는 것도 없었다고요?

    ◆ 김정욱> 네, 그러고는 판결을 내리니까 뭐...

    ◇ 김현정> 변론이 없는 재판이 어디 있습니까?

    ◆ 김정욱> 변론은 우리가 1심 하고 2심에서는 했죠. 대법원에서 이 판결문 보니까 이해도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변론을 들어야죠.

    ◇ 김현정> 대법원에서는 변론이 없었다는 그 말씀. 알겠습니다. 그런데 법원측 주장은 이렇습니다. ‘행정계획 수립 단계에서의 사업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판단의 정당성과 객관성이 없지 않는 한은 이 판단, 정부의 판단은 존중해야 하고. 사업을 시행하다 보니까 오류, 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사업 계획 자체가 위법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즉 정부한테는 어떤 사업에 계획을 짜는 권한이 있지 않느냐. 그 권한 자체를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얘기인데요.

    ◆ 김정욱> 안에 판결문을 굉장히 어렵게 써놔서 일반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힘들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재판하면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고요,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을 제가 국민들이 알기 쉽게끔 읽어 드리겠습니다. 뭔가 하면.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했는데,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이런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수지가 맞는 사업인가, 그냥 헛돈 들어가는 게 아닌가. 그런데 판결문에 뭐라고 되어 있냐. ‘예비타당성 조사는 안 했지만 국가 재정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판결을 했습니다.

    ◇ 김현정> 예비타당성 조사를 안 한 건 맞지만 국가재정법 위반은 아니다.

    ◆ 김정욱> 그리고 또 하천법을 우리가 위반을 했다고 했는데. 이 하천법에 의하면 수자원 장기종합계획도 세워야 되고, 이후 종합치수계획도 세워야 되고, 하천기본계획을 세워야 됩니다, 하기 전에. 그런데 판결문에는 이런 것은 하지 않았지만 이건 큰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 김현정> 이거이거는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천법에 위반될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다.

    ◆ 김정욱> 하천법을 위반은 했지만 큰 문제가 아니다.

    ◇ 김현정> 위반은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 합천보 상류 회천합류지 (사진=낙동강살리기 시민운동본부 제공)

     


    ◆ 김정욱> 그 다음에 또 환경정책기본법과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하면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게 되어 있고 또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돼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냐니까,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게는 했지만 환경영향평가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돼 있네요. 그리고 제가 해석한 문구니까 말이야 어렵게 써놨죠.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정부가 재량권을 벗어난 것은 맞지만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해놨더라고요.

    ◇ 김현정> 재량권을 벗어난 건 맞지만 남용했다는 건...

    ◆ 김정욱> 남용했다는 아니다. 아까 판결문 읽은 것과 비슷하죠, 정부가 뭐 어떻게 알 수 있겠냐, 그렇게 판결을 해놨죠. 제가 이것을 읽으면서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 정치에 관여는 했지만 선거에 대해서는 아니다 이렇게 또 최근에 판결한 적 있죠. 그리고 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비행기 돌리라고는 말 안 했다.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이것과 똑같은 맥락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4대강 사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는 법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법이 그렇지만. 미국이나 EU에서는 아예 법 자체에 4대강 사업과 인공적으로 막 강을 파고 그냥 시멘트 갖다가 붙이고 하는 건 그 자체가 불법입니다.

    ◇ 김현정> 외국과 그 부분이 우리는 달랐던 거고. 이 과정에서 대법원은 정부의 사업을 짜고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너무 폭넓게 인정한 거다, 지금 그 부분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쭉 보니까 낙동강, 영산강, 한강 뭐 할 것 없이, 4강이 모두 1, 2, 3심에서 내리 패소하고 유일하게 하나 이긴 것이 낙동강 사업에 대한 2심이었습니다. 그것은 승소를 했는데. 이게 2심이 3심에서 뒤집히면서 한 얘기는 뭐냐하면 거의 완성이 됐는데, 사업이. 이걸 중간에서 취소하면 엄청난 혼란이 생긴다. 왜냐하면 예산이 이미 500억 이상 들어간 대규모 사업이니까. 그래서 이것도 결국 이번 적법성 판단의 한 부분으로 작용을 했다는 얘기인데요. 사실은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떻게 보세요?

    ◆ 김정욱> 법에 적법하다는 것하고, 그걸 사업 지속할 수 없다는 것하고 다르게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당연히 사법부는 법에 적법하냐, 안 하냐를 따져야지, 뭐 형편에 따라서 이건 지금 하기 어렵다. 그건 말은 할 수 있는 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한 가지 좀 이야기하고 싶은데. 고등법원에서 유일하게 낙동강이 승소를 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낙동강이 2심 판결만 유일하게 승소를 했습니다.

    ◆ 김정욱> 승소했는데, 그때 낙동강 1심 재판 끝나고 나서 거기에 관여했던 변호사가 사흘 밤낮을 울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사회가 정의가 없을 수가 있나” 그래서 저는 그걸 보고 이건 저는 하나님이 울은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해요. 유일하게 이겼거든요. 지금 우리나라 정말 정의가 살아야 되는데...

    ◇ 김현정> 지금 교수님, 청취자 의견이 하나 들어오는데 ‘이렇게 1, 2, 3심에서 모든 강이 패소했다는 얘기는 원고측이 결정적인 증거를 제대로 제시 못한 것 아니냐, 논리 싸움, 법리 싸움에서 진 거 아니냐’

    ◆ 김정욱> 그것은 아니죠. 우리가 증거를 다 제시했기 때문에 이런 판결문이 나온 것 아니겠어요? ‘예비타당성 조사를 안 한 것은 다 사실이지만 법을 이기지는 않았다’ 이런 게 나온 게 우리가 증거를 제시를 했기 때문에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결국 정치적 판결이라고 보시는군요.

    ◆ 김정욱> 아까 제가 읽은 네 가지 문구를 보면 증거는 다 있었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제가 앞에서 헷갈린다고 말씀드렸던 부분이 있어요. 즉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은 이미 이 4대강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판단을 했는데 왜 대법원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을까 이건데. 교수님, 제가 정리한 게 맞나 좀 봐주세요. 대법원도 정부의 사업수립 자체를 위법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라고 한 뜻이지, 그게 이 사업 참 잘했다, 이런 의미는 아닌 거죠?

    ◆ 김정욱> 그렇다고 봐야 안 되겠습니까?

    ◇ 김현정> 참 잘했다, 이렇게까지 대법원 판단을 보는 건 위험하다는 말씀. 그러면 아직 보류된 채 남아 있는 이 지류지천 사업이라든지, 기타 4대강 사업, 앞으로 이 판결에 영향을 받겠습니까?

    ◆ 김정욱> 이 판결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우리나라는 4대강 사업하는 걸 보면 알겠지만 엄청난 예산이 지금 토목공사에 다 들어갑니다. 세계에 우리같이 이렇게 토목공사 많이 벌이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 동안에 4대강 사업하면서 약간 잠잠해질까 했는데, 이게 아마 앞으로 토건사업을 더 확대하는 데, 뭐 법은 대충 어겨도 상관이 없으니까. 그런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그러면서 국토에 큰 피해를 주지 않을까. 그리고 제가 또 하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오늘 아침에 제가 성경을 읽으면서 이런 말을 읽었습니다.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강같이 흐르게 하여라’ 이걸 참...대법원 판결이 이렇게 나오니까 굉장히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요. 법은 이런 걸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우리나라에? 이걸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으니까 참 정말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정욱> 고맙습니다.

    ◇ 김현정> 원고측 국민소송단으로 참여했던 대한하천학회장이세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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