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사회 일반

    "온실가스 37% 감축 발언, 국제적 망신"

    • 0
    • 폰트사이즈

    말만 앞선 대통령, 국제사회 신뢰 잃을 수 있어

    - 전망치 대비 감축, 선진국 쓰는 표현 아냐
    - 순수발생량 계산시 오히려 11% 증가
    - 현재 배출량 18위, 정부 목표 달성시 3위로
    - 2005년 기준으로 감축 목표 제시해야
    - 배출권 거래제 적극 참여? 국내 활성화가 우선
    -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 현황부터 파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2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출했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요. 멋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국제적 망신이랍니다. 녹색당의 평가인데요.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을 연결합니다. 하 위원장 나와 계시죠?

    ◆ 하승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아니 그 전망치 대비 37%나 감축한다. 아주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얘기인데 이게 왜 망신이라는 얘기입니까?

    ◆ 하승수> 이게 전망치라는 것 자체가 시민들께서는 그 의미를 잘 모르시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이 전망치라는 것은 뭐냐면 가만히 나뒀을 때 어느 정도까지 증가하느냐를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웬만한 선진국들은 이런 전망치라는 걸 쓰지 않고 예를 들면 2005년 대비 우리가 20%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대한민국은 선진국과는 다르게 전망치라고 해서 2030년쯤 되면 얼마쯤 늘어날 것이다라고 예상하고 그 예상치 대비 37%를 줄이겠다고 발표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면, 2005년하고 비교해보면 순수하게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만 계산할 경우에 오히려 11%가 증가하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숫자의 함정인데요. 사실은 이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2005년 대비해서 11% 정도 증가하는 계산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 정관용> 이거 잘못 읽으면, 기사만 딱 보면 대폭 줄이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군요.

    ◆ 하승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거군요?

    ◆ 하승수> 네, 보통 2005년도를 기준으로 많이 감축계획을 세우고 있는데요. 2005년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늘어나는 게 되기 때문에 외국하고 비교했을 때는 사실 줄이는 게 아닙니다. 외국 같은 경우는 2005년 대비 20%, 많은 경우에는 30, 40%, 50%까지도 줄이겠다고 하는 나라들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또 이 부분이...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대통령이 제시한 그 목표대로라면 지금보다 좀 늘어나지만 어쨌든 아무 노력 안 했을 때보다는 줄이겠다는 건데.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목표치를 달성한다고 쳤을 때 다른 나라에 비해서 어때요? 세계 몇 위쯤 배출하는 나라가 됩니까?

    ◆ 하승수> 2030년 기준으로 한 번 국제에너지기구에서 최근에 계산을 해봤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밝힌 계획대로 감축한다고 했을 때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대한민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인데요.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많게 됩니다. 그러니까 3등을 하는 셈인데요.

    ◇ 정관용> 지금은 몇 등인데요?

    ◆ 하승수> 지금 현재는 이게 대륙별로 비교하느냐, 국가별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마는 지금 현재 정부 자료에는 우리나라가 국가별로 비교해서는 18위 정도로 나옵니다.

    ◇ 정관용> 18위.

    ◆ 하승수> 그런데 최근에 발표된 좀 전에 말씀드린 세계 3위라는 것은 국가별로 비교해다기 보다는 아시아, 중동, 유럽 이렇게 큰 틀로 묶어서 비교한 건데요. 어쨌든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건 굉장히 높은 거라고 볼 수 있고 유럽연합 평균에 비하면 두 배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굉장히 2030년 됐을 때 웬만한 선진국들보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고 보시면 되고 우리 외에는 미국, 러시아 정도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배출량이 많은 상태가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하 위원장님 얘기를 제 식으로 말을 바꿔서 설명하면 현재 우리는 세계 18위 정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인데 2030년이 되면 우리가 세계에서 3등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약속한 거랑 같은 거예요?

    ◆ 하승수> 네, 딱 그렇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마는 대체로 어쨌든 지금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가 올라가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할 수 있고요. 제가 말씀드린 3등이라는 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동 같은 경우에는 여러 국가가 있는데 그걸 하나로 묶어서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단순비교는 할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우리가 미국, 러시아 다음 3등이라는 건 일본보다도 높고요. 유럽연합보다도 높은 상태입니다.

    ◇ 정관용> 이걸 선진국답게 정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표현하려면 어떻게 바꿔야 됩니까?

    ◆ 하승수> 제대로 하려면 우리도 2005년 기준으로 예를 들면 20%를 줄이겠다, 30%를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웬만한 선진국들이 다 하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가 녹색기후기금을 유치한 나라이지 않습니까?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이라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사무국을 유지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2005년 대비 얼마를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국가목표를 설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2005년 대비해서 줄이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사실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조차도 줄이겠다는 건 아니다. 한마디로 그거군요.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제 좀 이해가 됐습니다. 그리고 또 배출권 거래제, 지금 우리나라도 이미 시행하고 있잖아요.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운영경험을 살려서 탄소시장 열릴 수 있도록 국제논의에 적극 동참하겠다’ 이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하승수> 올해부터 배출권 거래제라는 게 우리나라에 도입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거래실적이 굉장히 부진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사실 우리가 우리 경험을 가지고 국제적인 배출권 거래시장에 우리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 올해 2015년부터 시작이 됐는데 올 초에 거래가 이루어지다가 거의 거래가 없었고요. 10월달 돼서 다시 거래가 조금씩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실은 그런 발언도 좀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가 먼저 좀 활성화시켜놓고 얘기를 하더라도 했어야 한다.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하나가 에너지의 프로슈머. 즉,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것. 그런 프로슈머 시장을 개설하겠다고 발언했는데 이거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하승수> 그런 방향은 사실 좋은 방향인데 문제는 우리나라가 태양광 발전이나 재생가능에너지가 굉장히 지금 부진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 국제 비교자료가 하나 나왔는데 대한민국은 전기생산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이 말씀하신 비전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태양광 발전이나 이런 재생에너지로 일자리를 50만개 만들겠다’ 이런 발언을 하셨는데요. 그런 목표 자체는 좋은 목표인데 문제는 지금은 전혀 그것을 위해서 정책이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고 여전히 한국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지금 OECD 국가 중에 가장 뒤떨어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사실은 만약에 그런 발언을 하시겠다면 국내의 태양광발전 현황이나 이런 것들을 좀 알고 파악을 한 다음에 발언을 해야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가 지금 기후변화협약 관련해서 즉, 탄소배출이나 재생에너지, 대안에너지 이런 것 관련해서는 상당히 못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우리가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하겠다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 하승수> 맞습니다. 그렇게 발언하셨기 때문에 사실 국내에서도 상당히 시민들이 우리 상황을 잘못 인식하실 수도 있고. 또 외국에서 보기에는 대한민국이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저렇게 말만 저렇게 하느냐.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지 않을까 우려를 합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