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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이 되어라"…내몰린 벼랑 끝에서 터진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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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곳'이 되어라"…내몰린 벼랑 끝에서 터진 함성

    종영 드라마 '송곳'이 남긴 희망 "누구나 송곳이 될 씨앗 품고 있다"

    (사진=JTBC 제공)

     

    날카로웠다. 우리네 열악한 노동 환경을 찢어 드러낸 JTBC 드라마 '송곳'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드라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치열한 싸움을 위로하려는 듯 열린 결말을 택했다.

    12부작으로 만들어진 송곳은 부당해고를 자행한 사측에 맞서 싸우는 노동조합의 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덕에 방영 내내 인구에 회자됐다.

    본 방송은 끝이 났다. 하지만 진정한 삶의 가치를 담아낸 문화 콘텐츠로서 송곳은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꾸준한 울림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긴 수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9일 방영된 송곳 마지막회에서는 대형마트인 푸르미마트 노동조합 위원장 이수인(지현우 분)의 또 다른 투쟁을 알리면서 끝을 맺었다.

    푸르미마트 프랑스 본사의 인사 담당자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으로 인해 사측은 첨예한 갈등 국면에 있던 노조에 긴급 협상을 제안한다. 노조 위원장이 된 이수인은 사측에 '해고자의 전원 복직' '누락된 임금에 대한 조건 없는 지급' '정규직·비정규직 전원의 고용보장' 등을 교섭 조건으로 내세웠다.

    사측 인사상무(정원중 분)는 이를 모두 들어주는 대신 수인을 교육원으로 발령낸다. 인사상무는 교섭 중간 화장실에서 마주친 이수인에게 "너는 절대 이긴 게 아니다"라고 잔인하게 속삭인다. 수인이 반쪽짜리 승리를 안게 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끝을 알 수 없던 파업이 마무리되자 푸르미마트는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 이수인은 없었다. 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긴 수인. 그의 책상에는 업무용 컴퓨터가 없다. 사측은 그렇게 노조 위원장 수인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러한 수인은 개인 업무를 위해 들른 PC방에서 "고맙다"고 말하는 조합원들의 메일을 접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는 메일 한 통을 쓰기 시작한다. '나는 푸르미마트 한국 노조위원장 이수인이다. 내 책상에는 컴퓨터가 없다"로 시작하는 그 메일을 받게 될 곳은 푸르미마트 프랑스 본사였다. 그렇게 수인은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극중 수인을 위시한 마트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는 송곳이 됐다. 그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사회 구성원의 생존과 직결된 일자리조차 자본의 효율성과 합리성으로 재단해 버린 잔인한 세상이 그들을 송곳이 되도록 내몰았을 뿐이다.

    조합원들이 송곳으로 거듭날 수 있던 데는 삶의 기로에 설 때마다 더도 덜도 말고 상식에 맞는 선택을 해 온 덕이 크다. 상식의 선에서 자신은 물론 옆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이 겪는 아픔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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