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의 ‘물갈이론(論)’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 대표가 정치인생을 걸겠다는 ‘상향식’ 공천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선 “오픈프라이머리를 내팽개쳤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21일 경남도당 당원 체육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현역 의원들이)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매 4년 공천 때마다 ‘바뀐다, 안 바뀐다’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어서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런 비민주적인 정당정치는 이제 중단돼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일단 겨냥한 것은 현역의원 ‘컷 오프(cut off·예비 심사)’, 전략공천 등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현직 의원을 컷 오프 대상자로 규정해 낙천한 뒤 대통령과 당 대표가 원하는 인사에게 ‘낙하산 공천’을 실시하는 관행을 꼬집은 것이다.
현재 당내 친박계가 컷 오프, 전략공천 등을 원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우회 비판의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일단 대구·경북(TK)에서 현역 의원들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물갈이론을 띄우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그 측근들에 대해 ‘정권을 돕지 않았다’며 공격하고 있다.
김 대표의 발언에는 물갈이론의 부상을 경계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여, 듣기에 따라선 친박계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친박계와 변별해 박 대통령에 대해선 상찬을 늘어놓았다. 김 대표는 “저와 박 대통령이 좀 티격태격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새누리당 대표로서 제가 존경하는 박 대통령, 이런 대통령을 우리가 또 만나겠느냐”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4대 개혁과 관련해서 박 대통령을 돕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겐 비난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문 대표는 대통령 후보 시절 오픈프라이머리를 먼저 주장했지만, 당권을 잡자 욕심이 생긴 것 같다”며 “자신과 더 가까운 사람을 심는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오픈프라이머리를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한정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보다 진전된 방안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내부의 반발을 못견뎌내고 걷어 찬 당사자가 바로 김 대표 자신”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