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이후 난민들, 거금 투자해 한국찾아
-韓, 중동개입 미미해 테러 가능성 낮아
-테러범 유입? 객관적으로 심사하면 돼
-848명 신청자중 난민 인정은 고작 3명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압둘 와합 (시리아인 '헬프시리아' 기획국장)
‘시리아 난민 200명이 항공편으로 들어왔다. 그중 65명은 임시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해서 공항에서 대기 중이다.’ 어제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국정원장이 이런 내용을 밝혔습니다. 파장이 상당했습니다. ‘시리아 난민이라면 먼 유럽얘기로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많이 들어와 있구나?’ 일단 놀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외 자세한 설명은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태는 우리가 알 수 없었습니다.
파리 테러 이후에 서방국가들은 속속 시리아 난민 수용을 중단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우리는 그동안 생각도 못해본 이 시리아 난민 문제, 이제는 고민도 해 보고 입장도 정리해봐야 할 때 같습니다. 이분부터 만나보죠. 시리아에서 온 유학생인데요. 지금은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 있는 분, 압둘 와합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압둘 와합 씨 안녕하세요.
◆ 압둘 와합>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압둘 와합 씨는 어떻게 한국에 오시게 된 건가요?
◆ 압둘 와합> 제가 6년 전에 시리아 내전 일어나기 전에 시리아가 평화로운 모습일 때 한국에 유학생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지금까지 한국에 살고 있고요.
◇ 김현정> 시리아 내전 발생 전에, 그러니까 평화로울 때 유학 오셨는데 그 후에 내전이 발생해서 못 돌아가신 거군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지금 한국에 계신 시리아인들은 우리 압둘 와합 씨처럼 내전 전에 들어왔다가 발이 묶인 분도 있고, 또 내전 후에 한국으로 탈출해 온 분도 있고 그런 거네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시리아 사람들이 내전 전에는 사업을 하거나 다른 이유로 한국으로 왔는데 내전이 벌어져서 다시 시리아에 못 가고 그냥 한국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시리아 내전 이후에는 한국에 오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아서 한국으로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 국정원장은 국회 질의에서 ‘시리아 난민 200여 명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있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그래서 이게 한 번에 200명이 들어왔다는 건지, 지금까지 200여 명이 왔다는 건지, 좀 헷갈리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알고 보니 올해 들어온 사람만 200명이라는 거죠?
◆ 압둘 와합> 사실 저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제가 알기로는 난민신청했던 시리아 사람들은 2015년 10월 6일 기준으로 848명 정도 있다라고 들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압둘 와합 씨. 그러니까 어제 국정원이 얘기한 200명은 올 들어서 난민신청한 사람만 200명이라는 거고요. 지난 10월 6일까지 법무부에 난민신청을 해온 모든 시리아인을 합하면 848명이나 된다고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난민 신청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는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난민신청을 한 사람이 800명 정도면 안 한 사람 수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겠네요.
◆ 압둘 와합> 많을 수 있어요. 당연히 많을 수 있어요. 그런데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있기는 있어요.
(사진=유투브 유엔난민기구 영상 캡처)
◇ 김현정> 그런데 유럽과는 달리 사실은 시리아에서 한국은 굉장히 먼 거리인데. 어떻게 이 많은 분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 압둘 와합> 맞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온 분들은 옛날부터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서 자동차 사업 하러 왔다갔다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하지만 내전 이후에는 사람들이 왜 한국에 갔는지 가끔씩 헷갈려요. 왜냐하면 다른 나라는 시도를 해봤지만 살 수가 없어요, 너무 살기가 어려워가지고...
◇ 김현정> 다른 나라에서는 살기가 너무 어려워서.
◆ 압둘 와합> 특히 시리아 옆나라인 터키, 요르단, 레바논 같은 나라들은 살기가 너무 불안하고 위험하니까 어쩔 수 없이 돈을 많이 투자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어떻게라든지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들어온 848명 중에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몇 명입니까?
◆ 압둘 와합> 제가 알기로는 3명밖에 없어요.
◇ 김현정> 단 3명이요?
◆ 압둘 와합> 딱 3명만 난민인정을 받았는데 비율로 따지면 신청자 중 0.45%만 난민으로인정받았습니다.
◇ 김현정> 단 3명, 그러면 나머지 분들은 어떻게 살아가요?
◆ 압둘 와합> 그분들은 지금 인도적 체류 비자를 받고 있는데요. 그 비자로 살면서 자동차 폐차장, 자동차 사업장 같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어떤 사람들은 불법으로도 일하고 있고요 그때그때만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얼마 전에 시리아 난민 어린이가 유럽 해변에 떠밀려 숨져 있는 그 사진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우리도 이 난민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우리도 난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는데 이 테러범들이 난민으로 위장한 채 잠입한 IS 대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도 이거 시리아 난민 받는 거 위험한 거 아니야? 들어오는 거 가만히 둬도 되나?’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압둘 와합> 제가 한국 친구들한테도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사람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걱정하고 있는지, 저도 무서웠어요. 저도 당연히 위험하다고는 생각하는데 너무 오버해서 확대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봐요.
◇ 김현정> 안전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확대하지는 말아달라?
◆ 압둘 와합> 네. 프랑스, 미국, 러시아 같은 큰 나라들은 이렇게 정치적인 역할이 너무 강하고 중동에서는 너무 나쁜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런 테러가 발생할 수 있었다라고 생각은 하는데요. 한국은 그런 나라처럼 테러가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한국이 I아직까지는 아랍 나라에서는 그냥 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까지 가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서 쉽지 않아요.
물론 테러리스트들이 한국에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이 말을 하고 싶어요. ‘모든 난민들을 다 테러리스트로 생각하면 안 된다.’, ‘모든 무슬림들을 다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저도 무슬림입니다. 저도 시리아 사람입니다. 저도 시리아 락까 출신 사람인데요. 한국에서 살고 있고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런 테러가 생기면 한국에 있는 아랍인들이, 무슬림들은 생활이 되게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으니까 저도 많이 걱정해요. 저도 한국인만큼 걱정해요.
◇ 김현정> 압둘 와합 씨, 그러니까 모든 시리아인들은 나쁜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라, 테러리스트가 이 먼 한국까지 올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는데요. 우리가 최악의 경우라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IS가 십자군 동맹군 62개국 중에 분명히 한국을 넣어놨거든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 그러니까 선량한 시리아인들 사이에서 나쁜 무리가 섞여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요?
◆ 압둘 와합> 객관적으로만 보면 됩니다. 무슬림이라서 한국에 들어오는 난민 신청을 안 받겠다고 하면 그건 굉장히 큰 억압이에요.
◇ 김현정> 따라서 철저하게 난민 심사를 하고 검사를 하면 되는 것이지, 무조건 적대시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세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무슬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안 좋은 시선들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 압둘 와합> 네, 사실 제가 한국에 6년 동안 살았는데 한국인들이 저를 많이 좋아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무슬림이라서 ‘왜 우리나라로 왔느냐?’ ‘무슬림이면 자기 나라에 가서 기도하라’는 말은 들었는데 다수는 아니었어요.
◇ 김현정> 2009년에 유학을 온 이후에 지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계시는데 어서 빨리 내전이 종식돼서 IS도 퇴치돼서 고향으로 마음 편히 돌아가실 수 있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압둘 와합>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지금 고향 시리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인 압둘 와합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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