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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손님 거부한 대표 "직원 무릎 꿇려? 미국선 잡혀가"



사회 일반

    갑질손님 거부한 대표 "직원 무릎 꿇려? 미국선 잡혀가"

    "우리 직원들 지켜줄 사람은 저 밖에 없잖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호 ('공정서비스 안내' 게시업체 스노우폭스 대표)

    오늘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는 아주 특별한 안내문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한 매장 앞에 걸린 안내문인데 제가 읽어드릴테니까 잘 들어 보세요.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그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존중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안내문이 도시락 전문점 문 앞에 걸린 건데요.

    알고 보니까 이 업체의 대표가 직접 쓴 거랍니다. 요즘 갑질 하는 고객들 뉴스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모처럼 웃음 짓게 하는 이 안내문, 주말 사이에 엄청난 화제였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안내문을 쓴 도시락 전문점 스노우폭스의 대표 김승호 대표 직접 연결이 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승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앞에서 안내문 짧게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직접 조금만 더 읽어주시겠어요.

    ◆ 김승호> 그 뒷부분을 조금 더 소개해드리자면, ‘직원에게 인격적 모욕을 느끼는 언어나 행동, 큰 소리로 떠들거나 다른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하실 경우에는 저희가 정중하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해놨습니다.

    ◇ 김현정> ‘무례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이런 글을 종업원들이 써서 매장 앞에 걸었다면 제가 뭐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이건 지금 사장님이, 대표님이 직접 써서 거신 거잖아요.

    ◆ 김승호> 그렇죠.

    ◇ 김현정> 이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 김승호> 특히 한국 매장은 젊은 직원들이 많아요. 특히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는 사회 초년생부터 대부분 연령대가 20대들이거든요. 저는 제 젊은 직원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일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굉장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 나이에 젊은이들이 성실하게 일을 한다는 것,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실 충분히 존중을 받아야 되거든요.

    그런데 무례한 고객들 하나 때문에 삶의 회의를 느끼거나 일상의 상실감을 느낀다든지, 좌절하는 것, 이런 걸 지켜볼 수는 없죠. 우리 직원들을 지켜줄 사람은 사실 저 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요. 결국 이렇게 하면 직원들도 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니까요. 직원들 역시 고객을 대하는 태도 역시 진정성을 더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진=김승호 JFE 대표 페이스북]

     


    ◇ 김현정> ‘그 직원들을 지킬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회사에 출근했을때 직원들에겐, ‘내가 아버지다, 내가 부모다’ 이런 심정이신 거예요. 혹시 대표님, 손님들이 무례한 행동을 해서 상처를 받는 직원들, 이런 사례들을 직접 목격하신 것도 있으세요?

    ◆ 김승호> 네. 저희 매장 고객층이 20대, 30대 젊은 회사원 여성분이라서 다른 업종보다 그다지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간혹 다른 연령대 분들 중에서는 막무가내로 추가 서비스를 요구한다든지, 대뜸 반말부터 한다든지 그런 경우가 생깁니다.

    ◇ 김현정> 혹시 매장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더라도, 대표님께서 ‘저건 정말 아닌데...’ 라고 느껴졌던 경험이 있나 모르겠어요.

    ◆ 김승호> 있어요. 제가 한번 시내 책방에 갔다가 책을 반품하러온 고객이, 반품데스크가 뒤쪽에 있다는 안내를 받자마자 책을 집어던지면서 ‘손님인 내가 가야 되냐’ 하면서 막 반말로 ‘너가 갔다와라.’ 이런 경우를 봤어요. 그리고 또 한번은 시내 백화점에서 김밥을 하나 빠트리고 싸줬다고, 똑바로 일 못하냐고 나이든 아주머니를 닦달하는 모습도 봤고요.

    ◇ 김현정> 그런 것들 보면서 ‘이건 아닌데..’란 생각을 하셨던 거네요. 보니까, 김승호 대표, 미국 교포세요. 미국에서 오래 사셨을텐데,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 김승호> 사실 외국이라고 이런 진상고객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미국은, ‘우리는 손님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는 내용의 종이를 써서 붙여놓는 경우가 많아요. 소란을 일으키는 고객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그 사인, 안내문만 가리키면 돼요. 그래도 문제를 계속 일으키면 경찰을 불러서 내쫓아버리죠.

    ◇ 김현정> 지난번에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벌어진 그런 해프닝,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하는 이 정도 일이 벌어지면 미국에서는 어때요?

    ◆ 김승호> 아마 당장 영업방해로 경찰을 불렀을 거고요.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는데, ‘왜 한국은 모든 을들이 그렇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 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신 거예요.

    ◆ 김승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일각에서는, ‘당연한 말이다. 그러지만 그렇다고 문 앞에다가 저렇게 딱 붙여놓고 경고하는 건 고객 입장에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너무 각박한 거 아니냐..’ 이러 의견도 있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승호> 혹시 제가 김현정 앵커를, ‘현정 씨’라고 부르면 기분이 나쁘세요? 아니면, ‘현정아’. 부르면 어떠세요?

    ◇ 김현정> ‘현정 씨’는, 저는 괜찮습니다, 친근하게. (웃음) 하지만, 저랑 지금 처음 보시잖아요. '현정아'는 좀 그렇네요. (웃음)

    ◆ 김승호> 저하고 알게 된 시간과 친밀도에 따라서 충분히 어떤 부분은 통용이 되지만. ‘야, 경쟁 프로그램에서 나한테 섭외 요청이 많이 들어왔는데, 너는 우리한테 뭐 해줄거야?’ 라고 이렇게 물어보면, 지금 기분 어떠세요?

    ◇ 김현정> 그렇게, 다짜고짜 물어보면 상당히 무례하네요.

    ◆ 김승호> 제가 지금 방송이라서, 욕은 못했지만 우리 일상적인 서비스업계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일들이예요.

    ◇ 김현정> ‘만약 반대로 서비스업체 직원이라면, 어떻겠느냐. 고객입장이 아닌 직원입장에서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런 말씀이세요.

    스노우폭스 김승호 대표(사진=SNS 캡처)

     

    ◆ 김승호> 그렇죠. 저는 대가와 서비스 혹은 제안은 동등하게 교환되는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대가를 지불한다고 예의를 갖추지 못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닙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로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놀랍다.’ 이런 문자들이 들어오는데. 공정서비스 관리 안내문 내건 김승호 대표가 어떤 분인지 제가 조사를 좀 해봤더니 스무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더라고요. 그러면, 고생도 꽤 많이 하셨겠네요.

    ◆ 김승호> 네. 그랬죠. 제가 흑인 동네에서 장사도 했었고, 식품점을 운영하면서, 하루에 18시간 씩, 일주일 내내 일해보기도 했었어요. (웃음)

    ◇ 김현정> 그때 ‘을의 설움’을 많이 경험하셨겠어요?

    ◆ 김승호> 제가 그런 경험이 많이 있어서, 혹시 제 부하직원들에게 더 공감을 하는 것 아니냐해서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그런데 사실 미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무례한 고객을 쫓아버리면 그만이니까요. 힘들기는 했어도 제 자존심을 다칠 일은 없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동양인이기 때문에 받는 어쩔 수 없는 차별 같은 건 좀 있으셨나요?

    ◆ 김승호> 아니요. 그렇게 생각된 적도 별로 없었어요.

    ◇ 김현정> 그것도 없었고? ‘정작 나는 미국에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만한 동양인이었고, 게다가 영어도 서툴고 여러 가지로 을의 설움을 당할 법한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존심 다칠 일이 없었는데, 그런 걸 겪지 않았는데 왜 정작 한국에서는 이런 을들이 설움을 겪어야 하느냐.’ 이 문제죠.

    ◆ 김승호> 네. 그러게 말이에요. (웃음)

    ◇ 김현정> 고생 끝에, 지금은 어쨌든 미국에서 매출 2000억원 이상을 내는 외식업체 대표가 되셨어요. 이 안내문이 주말 사이 엄청난 화제가 된 건 알고 계시죠?

    ◆ 김승호> 네. 실제로 아직 정신이 없습니다. 지금 한국 측 사장들도 놀라서 지금 정신이 없고요. 어떤 분은 SNS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오바마 이후에 최고 빨리 퍼진 속도라고 말씀도 해주시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그 정도입니까? 그 기사에 달린 댓글도 읽어보셨어요? 댓글도 굉장히 많이 달렸거든요.

    ◆ 김승호> 댓글이 사실 너무 많이 달려서 다 읽지는 못했고요. 인상적인 게 좀 있었어요. 한 젊은 여자 분이 우리 ‘이 분, 사장님으로 모시자. 안 하면 우리가 가자.’ 하는 식으로 달아주셔서 한참 웃은 적이 있고요. (웃음) 사실, 마음 아팠던 부분은 많은 사람이 울었다고 하는 부분이에요.

    ◇ 김현정> 저도 그 댓글 많이 봤어요. ‘울었다’라는 댓글이 많더라고요.

    ◆ 김승호> 그리고 ‘우리를 지켜주세요.’ 라는 댓글에선 저도 울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 김현정> 이런 가슴 아픈 댓글들을, 고객인 갑들 또 고용주들이 같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김승호 대표님, 안내문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씀, 방송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해 주시겠어요.

    ◆ 김승호> 한 마디만 할게요. 혹자는 이를 두고, ‘기획된 홍보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사실 저는 전 세계 12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한국에 겨우 4개 매장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사업적인 의미를 부여할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홍보하려고 일부러 이렇게 마케팅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군요?

    ◆ 김승호> 네. 그런 얘기도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제 겨우 한국에 4개 갖고 있는 매장인데, 이게 그렇게 저한테 사업적 이익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거든요. 저는, 이번 일로 인해, 한국의 많은 감정노동자나 이런 데서 일하시는 분들이,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해방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을 느껴요.

    그래서,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나 또 국민들의 지지가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이렇게 지지를 해 주시면, 사업가들이 용기를 낼 수 있거든요. 저처럼 무례한 고객들로부터 자기 직원들을 보호해 주시는 계기가 됐으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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