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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저서, 국내에서 어떻게 왜곡됐나?"



책/학술

    "노벨상 수상자 저서, 국내에서 어떻게 왜곡됐나?"

    앵거스 디턴 '위대한 탈출' 의도적으로 편역됐다

    -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열풍 의식
    - 피케티 대항마로 왜곡 번역한 듯
    - 디턴 본인, 피케티 주장과 다르지 않다
    - 서문의 1/3 만 번역
    - 부제, 본문 편성 (장,절 제목) 모두 바꿔
    - 프리스턴대 출판부 전량 회수 결정
    - 국제적 망신, 향후 법적 절차 고려할 수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28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공회 연구위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 정관용>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앵거스 디턴 교수인데요. 이 디턴 교수의 책이 국내 한 권 번역되어 있는 게 있습니다. <위대한 탈출="">이라는 책이에요. 그런데 이 번역이 좀 문제가 크답니다. 급기야 이 프린스턴 대학 출판부가 '국내 번역본 판매를 중단하겠다' 이렇게 밝히기까지 나왔는데 번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이 문제를 최초 제기하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소 김공회 연구위원을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공회>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원래 이분 전공이 뭐죠? 디턴 교수.

    ◆ 김공회> 주로 소비이론, 그러니까 단순히 이론뿐만 아니라 소비를 실질적으로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개발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 정관용> 이번 노벨상 탄 것도 바로 그것입니까?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노벨상을 받으면 스웨덴 왕립고등과학원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거든요. 거기서 발표를 할 적에 이 사람의 업적이 뭐다라는 걸 보고서 비슷하게 해서 내요.

    ◇ 정관용> 발표하죠?

    ◆ 김공회> 네. 거기에서 세 개의 키워드로 내세운 게 소비, 빈곤, 후생입니다.

    ◇ 정관용> 이번 국내에 번역된 책 위대한 탈출. 이 책이 그러면 노벨경제학상을 받게 된 공적의 핵심 저서라고 볼 수 있습니까?

    ◆ 김공회> 그렇지는 않고요. 이분의 주요한 업적들은 대체로 80년대 초반이라든가 이럴 때부터 이루어졌던 것이고요.

    ◇ 정관용> 보통 노벨상 수상자들은 보면 몇 십 년 전 업적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디턴 교수로 주로 80년대의 연구업적들이 인정이 돼서 이번에 받은 것이고.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국내에 번역된 건 몇 년 전에 2013년에 유일하게 대중서로 나온 책 그거 하나가 지금 번역되어 있다, 그거로군요.

    ◆ 김공회> 네, 작년에 번역됐습니다.

    ◇ 정관용> 작년에 번역됐고. 그런데 번역에 큰 문제가 있습니까? 우리 김공회 연구위원은 어떻게 아시게 됐어요, 그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걸?

    ◆ 김공회> 사실은 이 책이 작년 9월 초에 나왔는데요. 의혹제기들이 있어 왔던 거죠. 그 의혹제기라는 게 사실은 디턴 교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한경비피(BP)라는 출판사에서 내세우고 출판을 하면서 실제 디턴하고는 좀 다른 방식으로 이들이 광고를 했다는 거죠.

    ◇ 정관용> 광고를 어떻게 했는데요?

    ◆ 김공회> 가장 단적으로 얘기하면 그 당시에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가 굉장히 인기를 얻었잖아요.

    ◇ 정관용> 선풍적 인기였죠.

    ◆ 김공회> 네, 피케티하고 디턴하고 뭔가 서로 대립된다는 그런 구도를 잡아놓고, 말하자면 피케티의 대항마로 내세웠던 거죠.

    ◇ 정관용> 그렇게 했었어요? 그런데 원래 디턴이라는 분은 그런 분이 아니다?

    ◆ 김공회> 원래는 그런 분이 아니고요. 작년부터 좀 발 빠른 분들은 그런 문제들을 제기했었는데 이번에 제가 한 것은 단순히 이게 디턴을 좀 왜곡되게 표현했다는 게 아니고요.

    ◇ 정관용> 왜곡되게 마케팅에 써 먹었다 정도가 아니다?

    ◆ 김공회> 그게 아니라 책의 번역 자체가 잘못됐다.

    ◇ 정관용> 원전하고 번역본을 꼼꼼히 대조해 보셨겠네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 책 나온 게 한경비피? 이게 한국경제신문 계열사 출판사입니까?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번역자는 누구예요? 혹시 경제학 교수나 이런 분이 번역하신 것 아닌가요?

    ◆ 김공회> 번역자는 특별히 경제 분야의 전문번역자라기보다는 번역을 전문으로 한다는 의미의 전문번역자이시고요. 제가 보기에는 아마도 한경비피 쪽에서 번역 에이전시에 의뢰를 하고요. 그 에이전시에서 이분들한테 배정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번역자는 혹시 나타났나요? 이런 논란이 되면 등장해야 되지 않나요, 원래는?

    ◆ 김공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에이전시에서는 철저하게 행방을 밝히지 않고 있고요. 사실 저희가 수사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 정관용> 그러면 책임을 이 번역자가 지는 게 아니라 출판사가 져야 되겠군요?

    ◆ 김공회> 네, 지금 어쨌든 한경비피에서 나온 입장 자체도 사실은 번역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긋고는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급기야 프린스턴 대학조차도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이거 판매 중단하겠다, 전량 회수하겠다 이런 입장까지 밝혔고 또 디턴 교수가 우리 김공회 연구위원한테 고맙다는 이메일도 쓰셨다고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뭐라고 이메일을 쓰셨나요?

    ◆ 김공회> 사실은 이분이 굉장히 바쁘실 거예요.

    ◇ 정관용> 그렇겠죠. 노벨상 수상자 발표 나고 얼마 안 됐잖아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엄청 바쁠 텐데도 사실 그래서 제가 최초에 이메일을 보냈을 때는 답을 받지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몇 번 이렇게 저렇게 보내드리고 하면서 1주일 정도 지난 다음에 답을 받은 건데요. 그때 제가 여태까지 했던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치하를 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고요.

    ◇ 정관용> 처음에 이메일을 보내실 때 무엇을 보내신 거예요? 내가 보니까 번역이 잘못돼 있으니 이걸 지적하고 있다. 그걸 전부 번역오류까지를 영문으로 다 해서 보내셨겠군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 보낼 때는 인트로덕션(introduction) 부분, 그러니까 서문 부분만 해서 보내드렸는데요.

    ◇ 정관용> 당장 핵심이 도대체 무슨 번역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냐로 들어가야 하는데 내용이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제가 일부러 우리 청취자 분들을 위해서 앞에 개요가 되는 소개를 쭉 해드린 거예요. 이제 핵심으로 들어갑시다. 먼저 책의 원제목하고 번역된 제목이 부제가 다르다고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먼저 제목 자체가 한국어판에서 달라졌는데요. 이 책에 부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건강, 부, 불평등의 기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 부제목이 한글판에서는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라고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나는 이 책에서 이런 것들을 제시를 하겠다, 탐구를 하겠다는 의미로 부제목을 썼는데, 원래는.

    ◇ 정관용> 건강문제, 부 그리고 불평등의 기원 이런 걸 다루겠다는 건데.

    ◆ 김공회> 그렇죠. 그런데 어떤 상당히 가치판단이 개입된 그 문장으로 바뀌었습니다.

    ◇ 정관용> 불평등은 성장을 촉발시킨다 이런 쪽으로.

    ◆ 김공회>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디턴의 주장이 불평등이 성장을 촉발한다, 이게 주장의 핵심입니까?

    ◆ 김공회> 그렇지는 않죠. 사실은...

    ◇ 정관용> 그것도 아닌데 그걸 제목에 내세웠다. 그리고 앞부분 조금 아까 디턴 교수한테 보낸 이메일에 인트로덕션, 서문 부분부터 다루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거기부터 뭐가 좀 달라져 있습니까? 뭐가 문제죠?

    ◆ 김공회> 일단 원문에는 그 인트로덕션, 그러니까 서문이라고 하는 것하고 별도로 앞에 프롤로그 같은 게 하나 붙어요. 사실은 영어로는 프레피스(preface)라고 돼 있는데 어쨌든.

    ◇ 정관용> 프레피스 그다음에 인트로덕션. 보통 외국 책에 그렇게 나오죠.

    ◆ 김공회> 그렇습니다. 프레피스는 아무래도 좀더 사적이거나 그런 내용이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인트로덕션은 그야말로 책 자체에 대한 소개가 되는 건데요. 일단 프레피스 부분을 완전히 빼고요.

    ◇ 정관용> 번역본에.

    ◆ 김공회> 네. 그리고 인트로덕션 부분을 한 3분의 2 정도를 완전히 잘라냅니다.

    ◇ 정관용> 그래요? 3분의 1만 번역을 했어요?

    ◆ 김공회>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 김공회> 그러고 나서 본문에도 다양한 변경들이 가해지는데 그리고 책의 편성이라든가 각 장의 제목이라든가 그리고 절의 제목들도 어느 것 하나 그대로 놔둔 것이 없을 정도로.

    ◇ 정관용> 이쯤 되면 번역이 편역 아닌가요? 편집해서 번역했다는 식의?

    ◆ 김공회> 네, 그렇게까지 볼 수도 있겠죠.

    ◇ 정관용> 그럼 이 원저자하고 한경비피하고는 그런 내용을 협의를 한 거예요? 안 한 거예요?

    ◆ 김공회> 그건 제가 계약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것에 합의할 만한 저자는 없을 것 같은데요.

    ◇ 정관용> 게다가 지금 문제가 된 다음에 프린스턴 대학 출판부 측에서도 전량 회수하는 걸 보면 뭔가 계약에도 문제가 있었겠네요.

    ◆ 김공회> 그렇죠. 계약 위반사항이 어느 정도 있었다, 이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제가 알고 있기로는 특히 영어책의 인트로덕션 부분은 자기주장의 핵심 부분을 주로 간추리지 않습니까?

    ◆ 김공회>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거기의 3분의 1만 번역을 했다?

    ◆ 김공회> 네.

    ◇ 정관용> 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장, 절, 제목 같은 것 막 바꿨다 지적하셨고.

    ◆ 김공회> 방금 말씀드린 대로 그 제목을 바꿨다는 게 단순히 출판사에서는 독자들의 흥미유발이라든가 이런 것을 위해서 바꾸었다고 말을 한 셈인데요. 사실은 상당히 어떤 한쪽으로, 이쪽 책의 내용을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을 하게끔 만드는 그런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방금 부제목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요.

    ◇ 정관용> 그렇죠.

    ◆ 김공회> 그리고 본문에서도 한 가지 예만 들면 예를 들어서 불평등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경제학자들의 입장이 복잡할 수밖에 없잖아요. 방금 말씀하신대로 불평등은 한편으로는 성장을 자극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요. 이를 테면 반에 나보다 좀 공부 잘하는 사람이 있어야 열심히 하듯이.

    ◇ 정관용> 경쟁을 촉진하죠.

    ◆ 김공회> 그렇죠. 하지만 반면에 이 불평등이 너무 지나치게 되면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의 불평등에 대한 입장이라는 것이 굉장히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요. 예를 들면 그런 문단이 있어요. 이런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상당히 다양하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라는 사실 진술을 한 다음에 본인의 생각을 뒤에다가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러이러한 쪽에 좀 더 생각이 가 있다는 취지로.

    ◇ 정관용> 어느 쪽에 가 있다는 거예요?

    ◆ 김공회> 당연히 불평등에 대한 걱정, 이런 것에 상당히 공감을 한다는 취지를 뒤에다가 덧붙이는데 이를테면 그런 부분을 빼는 거죠.

    ◇ 정관용> (웃음)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까지만 번역을 하고요?

    ◆ 김공회> ‘존재한다’까지만 하고요.

    ◇ 정관용> 그다음에 디턴이 말한 자기 주장은 빼놨다고요?

    ◆ 김공회> 네.

    ◇ 정관용> 그래도 됩니까?

    ◆ 김공회> 당연히 안 되죠.

    ◇ 정관용> 이해가 안 되네요.

    ◆ 김공회> 저자나 원 출판사의 협의 없이 책을 보다 보면 없어도 될 것 같은 부분이라 판단해서 그 부분을 빼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번역이라면. 그런데 이것은 없어도 될 부분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적어놓은 부분을 뺐다?

    ◆ 김공회> 그렇죠.

    ◇ 정관용> 그럼 의도적이라고 봐야 합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공회> 글쎄요. 의도적이라고 저는 보는 거죠. 그리고 그런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황적인 거라든가 아니면 방금 말씀드린, 뺐는데 이게 무엇을 뺐는지 이런 것들을 보면 그 의도성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의 원저에는 없는 서문이 번역본에 실린 게 있다고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누가 쓴 겁니까?

    ◆ 김공회>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이 쓰신 건데요. 사실은 외국 책이 우리말로 번역이 될 때 그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국어판 서문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집어넣는 일이 종종 있기는 합니다.

    ◇ 정관용> 소개하는 글 같은 것들도 있기도 하고.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지만 그건 원래 출판사하고 협의가 다 돼야 하는 거잖아요.

    ◆ 김공회> 네, 물론이죠.

    ◇ 정관용> 그런데요? 그 내용은 어떻고 지금 어떻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 김공회> 방금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 책이 문제가 됐던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그 당시에 이 책이 출간 당시에 피케티가 상당히 인기를 얻고 있었고 그래서 이 출판사에서는 이 피케티에 대한 대항마로서 디턴을 내세웠다는 건데요. 바로 그 현진권 원장의 서문, 한국어판 서문에 제목 자체가 ‘디턴 대 피케티’ 이런.

    ◇ 정관용> 아, 대립 구도로.

    ◆ 김공회>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디턴은 피케티와 반대로 ‘불평등은 성장을 촉진한다’는 식의 논지를 편 책이다?

    ◆ 김공회> 네. 정확히 그런 내용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진짜 책은 그런 내용이 아니고?

    ◆ 김공회> 진짜 책은 그런 내용이 아니고요.

    ◇ 정관용> 그래서 지금 프린스턴 출판부에서 이것도 문제제기를 했습니까?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번역본은 시장에 다 제거를 하고요.

    ◇ 정관용> 회수되고.

    ◆ 김공회> 회수를 하고 좀 더 신중하게 독립적인 어떠한 감수라든가 이런 것들을 받아서 정확하게 내라라는 취지로 보도자료를 냈고요. 그 과정에서 현진권 원장의 이 서문은 없애라, 빼라고 명시적으로 요구를 했습니다.

    ◇ 정관용> 창피하네요, 어떻게 보면.

    ◆ 김공회> 이건 엄청난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제 종합해서 피케티가 불평등이 얼마나 심화되어 왔는지 숫자를 통해 드러내고 그 불평등 때문에 자본주의의 미래가 없다. 때문에 이걸 극복해야 하고 때문에 부자한테 세금을 더 걷자 이런 주장이고. 그것에 반대되는 것으로 디턴을 활용을 했는데. 원문을 다 읽어보셨잖아요. 실제 디턴의 불평등에 대한 생각과 주장은 뭐였습니까?

    ◆ 김공회> 사실은 피케티하고 전혀 다르지가 않아요. 완전히 똑같다고 볼 수 있고요. 이것은 굳이 이 책을 읽어보고 이런 걸 떠나서요. 두 사람 모두 명시적으로 인정을 한 겁니다. 인정을 했고요. 사실은 제가 개인적으로 디턴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명시적으로 디턴이 저한테 했던 말이 뭐냐면 요즘처럼 불평등이 심화되고 이런 시기에는 특히 이 책 제목 자체가 ‘The Great Escape’ 아닙니까? 탈출이라는 것이 결국 질병이라든가 가난, 죽음 이런 것에 대한 원초적인 위험들. 이런 것으로부터 탈출했다는 것인데 그 탈출한 사람은 사실 많지 않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김공회> 그렇게 탈출한 사람들, 먼저 탈출한 사람들이 세금이라든가 이런 걸 더 많이 내서 뭔가 뒤처진 사람들을 도와야 된다라는 것을 저한테 명시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이 자기 생각이라고요.

    ◇ 정관용> 피케티랑 똑같네요.

    ◆ 김공회> 똑같죠.

    ◇ 정관용> 부자한테 누진적 세금을 걷어서 불평등 해소해야 한다, 그 말이지 않습니까?

    ◆ 김공회> 네. 전체적인 취지는 사실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해독을 하면 그것을 ‘불평등이 성장을 촉진한다’는 식으로, 제목으로까지 내걸 수 있을까요?

    ◆ 김공회> 거의 이건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겠죠. 아무래도 같은 곳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왜곡 문제, 이런 것들도 같이 이끌고 있는 것을 보면 보통의 그런 감성으로는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정관용> 자유경제원 같은 곳이 국정화 교과서에도 찬성하고 그런 쪽인가요?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경비피하고 자유경제원하고도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RELNEWS:right}

    ◆ 김공회> 뭐, 기술적으로 본다면야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같이 현진권 원장 같은 경우에 자유경제원 원장이시고 그분이 이 책의 서문을 쓰셨고요.

    ◇ 정관용> 한국경제신문은?

    ◆ 김공회> 한국경제신문을 어떻게 보면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분이 정규재. 아마 논설실장이실 텐데요. 주필. 그분께서 같이 항상 늘 작업하시고요.

    ◇ 정관용> 이 디턴의 책 번역본에 대해서 정규재 실장도 뭔가 글을 쓴 게 있습니까?

    ◆ 김공회> 그렇습니다. 사실은 돌이켜보면 정규재 실장이 제가 찾아본 바로는 가장 처음으로 이 한국경제신문을 통해서 이 책이 번역되기 수개월 전에 그러니까 작년 6월이죠. 그때 가장 처음으로 언급을 한 것으로 나옵니다.

    ◇ 정관용> 뭐라고 언급을 했습니까?

    ◆ 김공회> 딱 바로 그거죠. 당시 작년 6월이면.

    ◇ 정관용> 피케티와 대척점으로.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피케티가 틀렸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근거로서.

    ◇ 정관용> 디턴을.

    ◆ 김공회> 네. 이렇게 프린스턴대학교 교수가 이렇게 주장을 하더라라는 것을 갖다가.

    ◇ 정관용> 최초 소개를 했다는 말이죠?

    ◆ 김공회> 네.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혹시 지금 2013년 책 ‘위대한 탈출’만 번역돼 있는데. 이 디턴의 다른 저서들 속에는 정규재 실장이나 이런 분들이 강조하듯이 불평등이 성장을 촉진하는 측면을 명쾌하게 밝혀낸 책이 또 있는 건 혹시 아닙니까?

    ◆ 김공회>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실은 디턴은 여태까지 계속 논문 위주로 작업을 많이 했고요.

    ◇ 정관용> 대중서가 아니라.

    ◆ 김공회> 네, 대중서가 아니라요. 그렇다 보니까 그런 굉장히 대중적인 차원에서 뭔가 해석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많이 했다고 여겨지진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런 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직접 김공회 연구위원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불평등에 대한 기본논지를 명확히 밝혔다.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고요. 미스터리입니다만 그 몇몇 분들께서는 본인이 이 디턴이라는 학자를 피케티와 대척점으로 소개한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근거가 될 만한 논문이라고 있으면 아마 내놔야 될 겁니다.

    ◆ 김공회>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아직 끝난 게 아닐 거예요. 이를테면 법적인 이런 것들을 좀 책임을 묻는다든가 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잖아요. 좀 더 명확하게 검토를 해야 되고요. 저도 사실은 그걸 책 전체적으로 검토를 해서 자료를 보냈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사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프린스턴 측에서 조금 더 검토 후에 법적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신다.

    ◆ 김공회> 네, 저는 충분히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김공회 연구위원께서도 전체 책 내용과 번역본을 조금 더 꼼꼼히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계시겠네요, 지금.

    ◆ 김공회> 네, 저도 짬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마무리까지 기대를 해 보도록 하고요. 지금 밝혀내신 것만 해도 참 어이없는 국가적 창피함을 만들어냈군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김공회>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한겨레경제사회연구소의 김공회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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