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경찰은 왜 조희팔이 죽었다고 확신하나?



사건/사고

    경찰은 왜 조희팔이 죽었다고 확신하나?

    당시 수사라인 황운하 "생존반응 없다는 데 주목해야"

    조희팔(자료사진)

     

    수조 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의 사망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새롭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희팔의 최측근이자 자금관리를 담당했던 강태용(54)이 최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서 체포돼 이르면 이번 주말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검찰도 강태용을 상대로 조희팔 사망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찰은 조희팔의 생존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희팔이 사망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장 "조희팔이 살아 있다면 누군가와 접촉했다는 이른바 '생존반응'이 감지됐을텐데 3년 동안 첩보가 전혀 없었던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살아있다는 생존반응도 없다는 다소 모순된 발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허를 찌른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망 위장 상황 아니었다"

    지난 2012년 5월2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1년 12월 조희팔이 심근경색으로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추정된다'가 아니라 '확인됐다'는 발표 이후 경찰 내부에서도 "뼈조각이나 DNA 등 조희팔을 특정할 수 있는 물증이 나오지 않았는데 너무 단정적 표현을 쓴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경찰 내에서는 현재까지도 조희팔이 이미 사망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당시 지수대를 이끌던 박관천 경정(청와대 문건유출 혐의로 수감중)은 조희팔 사망 발표 9일 전인 같은 해 5월1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조희팔 주거지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조희팔이 검찰과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12월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에서 어선을 빌려 중국으로 밀항한 지 3년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은 조희팔의 신병확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희팔 일가의 은닉자금 추징보전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압수수색 과정에서 조희팔의 사망진단서와 화장증명서, 장례식 동영상 등이 여러 주거지에 흩어진 채로 발견된 것.

    경찰은 조희팔이 사망을 위장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지만 허를 찌른 압수수색에 대비해 소위 '이벤트 연출'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조희팔의 행적을 묻자 모르쇠로 일관하던 가족들이 나중에 사망진단서 등을 내밀자 울면서 실토한 점도 사망 위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다.

    조희팔이 사망한 게 알려지면 오히려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의 피해금액 청구와 보복 등이 자신들에게 집중될 것 같아 가족들이 사망 사실을 초기에 숨기려 했고 경찰 추궁 끝에 자백한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2011년 말 특정 시기에 조희팔의 아들과 가족들이 동시에 중국으로 대거 출국한 사실이 주변인물을 수사하던 경찰청 지수대에 포착된 것도 사망설에 무게를 더했다.

    경찰은 조희팔 아들이 울면서 "아버지가 죽었으니 비행기편을 알아봐달라"고 통화한 여행사 직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당시 여행사 직원은 "죽었다는 사람이 조희팔인지 전혀 몰랐고 가족들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진짜 사람이 죽어서 다급하게 비행기 예약을 했다"고 진술했다.

    ◇ 황운하 "조희팔 사망가능성 100%"

    당시 박관천 지수대장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았던 황운하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장(경찰청 전 수사기획관)은 14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희팔 사망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고 확신했다.

    황운하 생안부장은 "조희팔이 사망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말은 이미 화장이 진행돼 유골만 남은 상태여서 DNA 확보 등이 앞으로도 불가능하다는 말"이라며 "생존반응이 없다는 강신명 경찰청장의 말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망진단서 위조 가능성 등도 일축했다.

    황 부장은 "사망진단서와 화장증명서 역시 중국 현지 주재 경찰관들이 중국 공안과 의료진 등을 통해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안과 화장시설 관계자 등을 매수해 위장했다는 의혹제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며 "여러가지 진술과 정황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사망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