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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권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안한다"



정치 일반

    "아베정권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안한다"


    - 일본도 역사학계에 대한 정치개입 심한 편
    - 중학교는 교사들 대신 교육위원이 교과서 채택
    - 일본은 제국주의시절 국정교과서 발행
    - 일본, 국정교과서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 다양한 역사관 존중하는 게 바로 역사공부인데
    - 차라리 교학사 교과서를 더 발전시켜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12일 (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병우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 발표를 마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을 나서자 취재진이 둘러싸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교과서 국정 전환은 2011년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제로 전환된 지 6년 만이다. 교과서 개발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담당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 정관용>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금도 말씀 나눴습니다. 그리고 또 많은 역사학자들의 이야기 아마도 이제 함께 들어야 할 겁니다. 오늘은 한신대 한국사학과의 안병우 교수님을 연결해 봅니다. 안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안병우>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안녕하세요. 안 교수님은 일본의 후소샤 교과서 거기랑 오랫동안 싸워 오지 않았습니까?

    ◆ 안병우> 네,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 후소샤 교과서가 처음 논란이 시작된 게 언제였죠?

    ◆ 안병우> 그 교과서가 출판된 것은 2001년이었습니다.

    ◇ 정관용> 2001년. 참 지금 이 후소샤 교과서가 일본에서 꽤나 채택되고 있다면서요?

    ◆ 안병우> 후소샤라고 하는 출판사는 망했고요.

    ◇ 정관용> 망했어요?

    ◆ 안병우> 그 후에 그것이 분열해서 이쿠호샤라고 하는 출판사하고 지유샤라고 하는 출판사 두 군데서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출판사가 둘로 늘어났고 채택률도 지금 6%를 넘어섰어요. 처음에 2001년에 0.039%였던 데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채택률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 정관용> 6%까지 올라갔군요.

    ◆ 안병우> 네.

    ◇ 정관용> 일본은 역사교과서가 몇 종류쯤 나옵니까?

    ◆ 안병우> 중고등학교 따지면 굉장히 여러 종류들이 나옵니다.

    ◇ 정관용> 그중에 후소샤 교과서, 과거에. 지금은 두 출판사 그 교과서가 가장 보수적, 극우적 내용을 담고 있죠?

    ◆ 안병우> 네, 그렇습니다. 지유샤 교과서는 너무 왜곡의 정도가 심해서 별로 채택을 받고 있지 못하고요. 이쿠호샤 교과서는 스스로 자기수정을 해가면서 그래도 우익들한테는 이 정도면 용납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는 정도까지 돼서 6%를 넘어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니 그들도 그래도 6%까지는 갔군요. 그렇죠?

    ◆ 안병우> 네.

    ◇ 정관용> 그러나 어쨌든 그런 수없이 많은 논란을 거치면서 여기저기서 채택도 됐다가 또 축출도 됐다가 이런 과정을 계속 밟고 있는 거죠, 일본은?

    ◆ 안병우> 네. 일본은 역시 정치권이 깊이 개입을 해서요.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학교교사들이 채택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누가 갖고 있어요?

    ◆ 안병우> 교육청에 채택지구라고 하는 것을 설정해서 거기에서 교육위원들이 교과서를 선정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이 채택지구를 자꾸 변경을 하는데요. 예를 들면 우익인사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있는 시 같으면 아주 넓게 채택지구를 설정하죠. 예를 들면 요코하마시 같은 것이 대표적인데요. 그런 데서 하나가 채택이 되면 한 3% 정도의 채택률을 올리고 이렇게 채택지구를 조정해가면서 돕고 있죠, 우익정치가들이.

    ◇ 정관용> 100% 학계나 교사들한테 맡겨져 있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정치화되어 있는 상태. 그래도 어쨌든 현재 6% 이런 상황이로군요.

    ◆ 안병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제가 우리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얘기에 대해서 의견 여쭤보려고 모셨습니다만 일본얘기만 자꾸 하는 이유가 그 많은 논란을 하지만 일본도 어쨌든 현재 검정시스템 아니겠습니까?

    ◆ 안병우> 네, 검정교과서 체제입니다.

    ◇ 정관용> 또 그 안에는 진보, 보수 다양한 시각의 출판사들이 이런 저런 경쟁도 하고 정치권이 개입도 하고 복잡하긴 하죠?

    ◆ 안병우> 네, 물론이죠.

    ◇ 정관용> 그런데 거기에서 혹시 아베정부 지금 노골적으로 한쪽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데 아예 그냥 국정화하자는 얘기는 안 나옵니까, 일본에서는?

    ◆ 안병우> 일본에서도 아주 극우파 중에서는 국정제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사회에서 국정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현재 분위기고요.

    ◇ 정관용> 아베 정부도 싫어해요?

    ◆ 안병우> 네. 아베정부도 국정제로 교과서를 발행할 그런 계획이나 그런 것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요? 그냥 화끈하게 해버릴 것 같은데 왜 안 하죠?

    ◆ 안병우> (웃음)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에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전쟁을 일으켰다. 그런 역사적 사관이?

    ◆ 안병우> 네. 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과서를 국정으로 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고 이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그런 결정이 되겠죠.

    ◇ 정관용> 네. 일본 얘기는 그런데 우리는 국정화를 한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안병우> 국정화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 말아야 되는 걸 자꾸 추진하니까 너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하지 말아야 되느냐는 아마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하는데요.

    ◇ 정관용> 아닌 것 같더라고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까 국정하고 검정 양쪽이 팽팽해요.

    ◆ 안병우> 일반 시민들의 경우 국정교과서가 갖고 있는 의미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을 합니다. 국정제라고 하는 것은 국가가 한 종류의 역사책만 만들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안병우> 그런데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역사적 사실만 해도 굉장히 많고요. 그중에서 어떤 것을 취사선택해서 그것을 교과서에 싣고 가르치는가, 그것을 또 어떻게 해석하는가 이런 것들이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역사가마다 다릅니다. 그건 우리들의 생각이 모두 다른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런 다양한 역사관 이것이 존중받고 서로 병존하면서 토론을 통해서 보다 나은 역사상을 발견해내는 것이 역사공부인데요. 그래서 역사교육의 핵심은 서로가 다르다고 하는 것,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르다고 하는 것. 그런데 그 생각이 왜 다른지 하는 것을 사료를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밝혀내고 그래서 ‘아, 이것이 그래도 더 진실에 가깝구나’ 이런 것을 발견해나가는 것이 역사공부거든요. 그런데 국정으로 하게 되면 결국은 정부가 자기들의 역사관에 따라서 역사교과서를 만들고 그것을 모든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되는 것이어서 이런 다양한 생각, 다양한 관점이라고 하는 것은 용납될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다양성과 획일성 이렇게 딱 놓고 보면 누구든 다양성이 좋다고들 평가하지 않겠습니까? 그걸 아마 정부도 인식하고 있어서인지 ‘그동안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검정시스템을 해봤더니 현재 있는 8가지의 교과서가 서로 짬짜미를 해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좌편향된 교과서만 써내더라. 그걸 고쳐보려고 2년 전에 교학사 교과서라는 걸 또 냈는데 그걸 또 역시 짬짜미를 해서 완전히 시장에서 땅에 파묻히게 만들더라’ 이런 논리를 펴거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병우> 글쎄, 짬짜미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역사교과서를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역사학자라고 해서 다 역사교과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역사학이라고 하는 학문에 대한 조예하고 역사교육에 대한 이해, 이 두 가지를 다 갖고 있어야 역사교과서를 쓸 수 있거든요.

    ◇ 정관용> 당연한 얘기죠.

    ◆ 안병우> 그런데 교학사라고 하는 교과서를 2013년에 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은 역사관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을 받았고 역사교육에 대한 깊은 이해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나 많은 사실 오류가 지적을 받아서 과연 역사교과서로서 적합하냐라고 하는 것이 1차적으로 문제가 됐더니 됐던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역사학계에 계시는 분들은 지금 말씀하신 안 교수님처럼 너무나 많은 사실오류 즉, 함량 미달이었기 때문에 채택이 안 된 거라고 주장하는데 지금 정부나 또 보수일각에서는 그게 아니라 진보 내지 좌파 일변도로 돼 있는 일부 근현대사 전공 역사학자들이 짬짜미를 해서 다른 시각을 하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 같은 것을 발도 못 붙이게 만들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국정화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논리거든요.

    ◆ 안병우> 네. 뭐 그 논리는 동의하기가 좀 어려운데요. 일본의 후소샤 교과서를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것도 모 시민단체하고 역사교사들 이런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나서고 동아시아에서도 지원을 하고 해서 처음에 0.039%밖에 채택이 안 됐는데요. 그 사람들이 자기 변신을 꾸준히 했어요.

    ◇ 정관용> 그러다 보니 6%까지.

    ◆ 안병우> 그래서 용납될 수 있는 정도까지 사실은 교과서를 만들어낸 거죠. 교과서라고 하는 게 그렇게 하루아침에 좋은 교과서가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도 그냥 그런 생각이 있다면 교학사 교과서를 더 발전시키면 되죠.

    ◇ 정관용> 그렇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채택하게끔 만들면 되는 거죠.

    ◆ 안병우> 네. 그렇게 하면 되지, 그걸 빌미로 해서 교과서 발행 제도 자체를 국정으로 돌린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 정관용> 그 얘기는 나머지 교과서들, 지금 현재 나와 있는 모든 교과서를 적으로 돌려서 없애버리겠다는 것 아닙니까?

    ◆ 안병우> 그렇죠.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교학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들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아닌가. 이렇게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죠.

    ◇ 정관용> 지금 정부에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다, 이름도 그렇게 붙이고 사실오류가 없고 이념편향성이 배제된 교과서를 만들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그리고 노, 장, 청을 조화해서 최고로 인정받는 학자들을 모시겠다 이러는데. 가능할까요?

    ◆ 안병우> 글쎄요. 올바른 교과서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그것 자체를 뭐라고 탓하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 그 의지는 그걸 평가를 해 줄 수는 있겠지만 편향성이 있다, 없다는 것은 본인 만드는 사람들이 편향성이 없는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해서 편향성 없는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죠. 그런 평가는 다른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고요. 집필자들의 경우는 나중에 국정으로 발행하는 교과서의 집필자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받을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기꺼이 참여할 사람이 결코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안병우 교수님한테 역사편찬위원회에서 ‘집필자로 참여해 주세요’라고 하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 안병우> 저는 고사하겠습니다.

    ◇ 정관용> 그 이유는요?

    ◆ 안병우> 저는 원래 국정제라는 게 1974년부터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했거든요. 그 국정제일 때 사실은 집필 참여 권유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이전부터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는 것은 반대한다. 적어도 검정제로, 인정제로, 나중에는 자유 발행제로 가야 한다, 이렇게 한 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요.

    ◇ 정관용> 직접 집필은 아니라도 별도의 심의위원회 이런 걸 구성한다는데 거기에도 참여 안 하시렵니까?

    ◆ 안병우> 저는 국정 과정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말이죠. 지금 안 교수님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역사학계의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겠어요?

    ◆ 안병우> 글쎄요. 그러리라고 생각은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거는 법률을 바꿔야 하는 사안도 아니고 장관의 고시로 그냥 가는 거란 말이에요.

    ◆ 안병우> 네.

    ◇ 정관용> 그럼 이 국정화에 참여하겠다는 분들만 모여서 만들지 않겠습니까?

    ◆ 안병우> 그렇게 되겠죠.

    ◇ 정관용> 그럼 그거 어떻게 합니까? 그걸 가지고 우리 학생들이 배우게 될 텐데요.{RELNEWS:right}

    ◆ 안병우> 그러니까 학생들이 지금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죠. 그건 정부 탓이지, 정부의 어떤 결정에 학자들이 다 참여하고 그럴 이유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건 맞습니다만 여기에 참여 안 하시겠다는 역사학자분들도 그래도 뭔가 행동을 하셔야 하지 않나요? 어떻게 하시렵니까?

    ◆ 안병우> 글쎄요. 국정교과서가 나오는 걸 보고 차츰 역사교육 문제에 대해서 저희들이 계속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그런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대안교과서 얘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아직 그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기에는 조금 조심스럽고요. 사태의 추이를 봐가면서 대책을 논의할 텐데 우선은 이 국정교과서 고시를 철회하는 게 저는 제일 좋다고 봅니다. 정부가 정말로 용기 있고 과감한 결정으로 나중에 칭송을 받을 것이고요.

    ◇ 정관용> 그런데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닌 것 같지 않습니까?

    ◆ 안병우> 분위기상으로는 그렇지 않은데요. 그래도 하여튼 다시금 그런 요청을 저는 좀 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오늘 안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한 2년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가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 안병우> 네. 굉장히 아주 심한 갈등국면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정관용> 안타깝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안병우> 네.

    ◇ 정관용>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안병우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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