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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중고, 식용유 얼마나 빼돌렸나?…치킨 집에 물었더니



교육

    충암중고, 식용유 얼마나 빼돌렸나?…치킨 집에 물었더니

    조리시 폐식용유 발생 비율. (표=노컷뉴스)

     

    서울 광화문에 있는 K치킨 주방에서 치킨을 정리하던 여직원은 "(식용유) 10통을 쓰면 9통 정도는 나와요. 우리는 폐유를 또 파니까"라고 말했다.

    인근 C치킨 집에서 닭을 손질하던 여직원도 "감자 튀기는데 18리터를 썼다면 15리터는 (폐유로) 나와야 돼요"라고 답했다.

    취재진은 급식비리로 충격을 준 충암중고등학교에서 식용유를 얼마나 빼돌렸지, 그 실태를 직접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일대 치킨 집들을 찾았다.

    햄버거와 치킨을 함께 파는 한 '치킨&버거' 가게 사장은 "새 기름을 10통을 쓰면 폐기름이 8~9통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의 한 돈가스점 사장은 "식용유 10통을 쓰면 6~7통은 나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충암중고의 경우 기름을 오래 쓴 것 같다. 10통 중 1통이 나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D치킨' 직원은 "식용유 2통 정도를 쓰면 60~70마리 정도를 튀기는데, 폐유가 1통 하고도 3/4정도가 나온다"며 "폐유량이 적다는 것은 오래 썼다는 게 맞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소규모 가게가 아닌 대규모 단체급식을 하는 일반 고등학교의 실정은 어떤 지도 직접 알아봤다. B고교의 경우 "돈가스와 치킨을 튀기는데, 10통을 기준으로 했을 때 폐유가 2통에서 많게는 4~5통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튀김으로 주로 돈가스나 치킨, 새우튀김을 급식하고 있는 J고교 관계자는 "지난해 식용유 560통을 사용해 35%인 197통의 폐식용유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개년 평균 폐유 발생 비율을 표본조사한 결과, A고교는 30.5%, B고교는 40.1%, C고교는 39.7%로 조사됐다. 1년 단위로 볼 때는 이들 학교의 폐유 발생 비율이 높게는 48.3%에서 낮게는 27%로 나타났다.

    (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하지만 충암중고는 2011년 9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2,301통의 식용유를 구입했으나 폐식용유 판매량은 10.9%인 252.2통에 그친 것으로, 서울시 교육청 감사결과 드러났다.

    충암중고의 경우, 일반 치킨집은 물론 서울시내 일반 고교에 비해서도 폐유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조리원들은 서울시 교육청 감사에서 식용유는 "최소 2~4회, 심한 경우에는 식용유가 검게 변할 때까지 반복해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급식배송원은 "식자재 일부를 매일 외부로 반출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충암학원측이 식용유를 과다구입해 36%만 사용하고 나머지 64%는 무단 반출하는 방법으로 2011년 9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5,154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ELNEWS:right}

    충암학원측은 또한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학교급식일 마다 식자재 검수 후 20kg짜리 쌀 18포대 중 4포대를 무단반출해 2,320포대 9,280만원 어치를 빼돌린 것으로 교육청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충암학원 전 이사장 L씨는 7일 충암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번 교육청 처사는 이해할 수 없고 소설과 같은 창작물에 불과한 것이 확인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교육청은 L씨와 그의 큰 아들인 충암중고 공동행정실장, 충암고 전 교장 P씨(현 충암중 교장), 용역업체 직원 등 15명을 횡령 및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으며, 검찰은 8일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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