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충암고 재학생 "어른들은 변명만… 어지럽습니다"



사회 일반

    충암고 재학생 "어른들은 변명만… 어지럽습니다"

     

    *충암고 재학생
    - 급식에 실제로 기름에 절은 음식 나와
    - 급식 비리 기사 배포? 두려움보단 소신이 커 가능했던 일
    - 어른들, 솔선수범 해주길 당부

    *급식 식자재 납품 경험자
    - 납품 견적서보다 적게 납품하고 차액 챙기는 비리 커
    - 전체 금액에서 일정 퍼센트 뇌물로 요구하는 경우도
    - 업체서 급식실 지어주고 급식 질 낮춰 본전 충당하기도
    - 은사였던 교장도 리베이트 요구해 크게 상심
    - 납품업자는 상납 요구 거절하면 사업 불가.. 양심 번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충암고 학생), ○○○ (급식 식자재 납품 경험자)



    서울 충암고의 급식비리 사태. 서울시 교육청의 감사 결과로 드러난 건데요. 어제 저희가 이 시간에 충암고 현직 교사 한 분을 초대해서 기름을 재탕해서 새까만 튀김 만두가 나오기도 했다, 또 밥과 반찬이 모자라서 아이들이 얻으러 뛰어다녔다, 이런 증언들 직접 들었죠. 많이 놀랐습니다. 이 사건 지금 파장이 일파만파입니다. 무엇보다 놀란 건 재학생들일 겁니다. 학생들 몇몇은 학교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는데요. 자, 그 학생들 중에 한 명은 직접 만나보죠.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음성변조와 익명으로 진행하는 점 여러분께 양해 부탁 드립니다. 학생 나와 있나요?

    ◆ 재학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마음이 많이 안 좋죠?

    ◆ 재학생> 좀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어제 학교 분위기 많이 술렁술렁했어요?

    ◆ 재학생> 네, 기사도 나오고 하는 바람에 술렁거리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 김현정> 삼삼오오 모이면 무슨 얘기들 했습니까?

    ◆ 재학생> 계속적으로 급식에 대한 문제점이 밝혀지니까 또냐, 그렇게 그런 식으로 말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이번에도 또냐. 지난번에는 급식 막말 사건이 있었는데. 또냐, 이런 이야기들. 우리 학생은 급식 감사 결과를 딱 듣고는 어떠셨습니까?

    ◆ 재학생> 굉장히 실망스러웠고 하루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 김현정> 제일 허탈한 건 뭐예요? 제일 화나는 건?

    ◆ 재학생> 계속 급식에 대한 문제점들이 나오면 변명 같은 해명만 계속 나타나고 실질적인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그게 좀 안타깝습니다.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게 지켜지지 않고 이익만 좇다 보니까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어지럽힌다, 이런 생각도 들고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들의 순수한 마음을 어른들이 짓밟았구나, 어지럽혔구나 이런 생각 들어서 속상하군요.

    ◆ 재학생> 네.

    ◇ 김현정> 정말로 급식 상태가 그렇게 심각했습니까? 평소에 그렇게 느끼셨어요?

    ◆ 재학생> 특히 튀김 음식 같은 경우에는 재탕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검은색 가루 같은 게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또 어떨 때는 기름이 굉장히 역하다고 해야 하나요? 오래 돼서 나는 냄새 같은 게 나더라요.

    ◇ 김현정> 학교 측의 해명자료를 보면 튀김 식용류는 2번 사용했다. 하지만 2번이었지 삼탕을 한 적은 없다 이런 입장이던데.

    ◆ 재학생> 그런데 그건 저희가 직접 확인을 안 해서 모르겠지만 검은 가루 같은 것들도 많이 보이고. 또 기름의 질 자체가 굉장히 안 좋은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좀 눅진눅진하고 이런 상태의 음식들도 있었어요?

    ◆ 재학생> 튀겼는데도 불구하고 기름에 완전히 배어서 눅진눅진한 그런 게 있었어요.

    ◇ 김현정> 기름에 절었다,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런 상태로.

    ◆ 재학생> 약간 절어 있는. 그런 게 있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 학생은 등굣길에 다른 학생들 상대로 전단지 돌렸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재학생> 기사를 돌렸어요.

    ◇ 김현정> 이 감사 결과가 나온 기사 복사해서 돌린 거예요?

    ◆재학생> 네.

    ◇ 김현정> 왜 그러셨어요? 자발적으로 나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 재학생>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문제의식을 갖게 해주자 이런 취지에서 용기를 내서 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일인데 우리가 침묵하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한 거군요?

    ◆ 재학생> 이제 저희 일인데 가만히, 문제의식도 없고 소극적으로 대한다면 이 문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겁나지는 않았어요?

    ◆ 재학생> 두려웠으면 이런 것보다 조금 더 소극적인 방법을 택했을 수도 있을 텐데. 두려움보다도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 돼야 한다는 용기를 가지고 그게 좀 더 앞섰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끝으로 학교에 혹은 우리 어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재학생>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올바른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시고 또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서 후배들이 본보기로 삼고 그렇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 솔선수범해 달라. 마지막 당부. 어른들에게 하는 당부.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괜히 제가 미안해지네요. 힘내시고요. 고맙습니다.

    ◆ 재학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 충암고 재학생의 얘기 먼저 들어봤습니다. 학생들이 앞장서서 이렇게 용기내고 있는데 어른들이 이 마음을 꼭 좀 지켜줘야겠습니다. 이어서 한 분을 더 연결해 보죠. 이분은 일선 학교에다가 급식자재를 납품하셨던 분인데요. 어제 저희 인터뷰를 들으시고 직접 제보를 해 오셨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세요?

    ◆ 납품 제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얼마 전까지 초등학교에다가 식자재 납품을 하셨다고요?

    ◆ 납품 제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자재를 납품하셨어요?

    ◆ 납품 제보자> 이번에 고등학교에서 일이 벌어졌는데요. 저는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납품을 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크게 야채·청과, 수산, 그 다음에 육류, 공산품 이렇게 납품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저는 야채, 청과 담당했습니다.

    ◇ 김현정> 야채·청과물. 그런데 그때 어떤 비리의 현장들을 경험하신 겁니까?

    ◆ 납품 제보자> 네. 방법이 세 가지가 있는데요. 학교에서 견적 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그 견적 요청한 그 수량만큼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수량을 적게 해서 납품하고 나머지 차액 분을 상납하는 방법이 하나가 있고요.

    ◇ 김현정> 예를 들자면 1000만원어치 구입했다고 영수증을 끊어주고 실제로는 500만원어치만 구입하는. 그럼 나머지 500만원은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형태.

    ◆ 납품 제보자> 네. 그렇죠. 그게 가장 큰 몫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과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딸기를 100kg를 주문을 할 경우에 50kg만 납품을 하고 나머지 50kg의 차익 분은 그냥 상납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식으로. 그런 방법이 하나 있고 또 어떤 방법입니까?

    ◆ 납품 제보자> 두 번째 방법은 전체금액에서 몇 퍼센트를 달라고 요구를 합니다.

    ◇ 김현정> 뇌물로 달라고?

    ◆ 납품 제보자> 한 달에 납품금액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예를 들어서 한 달에 1000만원이라고 하면 그 1000만원의 10%, 20% 이렇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리베이트네요.

    ◆ 납품 제보자> 그렇죠. 그리고 세 번째는. 초등학교는 그렇지 않은데 중고등학교에서 초창기에는 급식을 지어주고 그 급식실에 대한 사업권을 몇 년간 보장을 받은 다음에 그 보장받은 사업권 그대로 영업을 하는 형태.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상납되는 그런 형태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아예 급식소를 지어줘요? 업체에서 아예 납품업체에서?

    ◆ 납품 제보자> 업체에서 급식실을 짓고 한 4년이나 5년 이렇게 계약을 합니다. 그러면 그 급식실을 짓게 되면 그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럴 경우에 그 비용을 급식 비용에서 빼는 거죠. 이건 이제 지금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초창기에는 그런 형태로 한 학교가 몇 군데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이 방법이 저는 듣고 굉장히 충격적인데 인터뷰 하시는 분만 겪은 특수한 경우는 아니고요?

    ◆ 납품 제보자> 저만 겪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모든 급식 납품하는 업체의 사람들은, 사장들은 이런 형태의 방법들을 거의 다 알죠. 물론 선량하게 납품하는 경우도 있고 선량하게 요구하는 학교도 있지만 일부의 학교에 관해서는 강압적으로 반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일부학교에서는 자행이 예전에 됐었고. 지금 선생님은 이제 그만두신 거잖아요.

    ◆ 납품 제보자> 네. 일은 그만 뒀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납품업계에 계시는 분들과 교류는 하실 텐데. 지금도 그 업계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이런 고충이 있다고 하소연을 하신다는 거예요?

    ◆ 납품 제보자> 그렇죠. 마지막 방법, 급식실을 지어주고 하는 방법은 중고등학교 사례인데 그 사례는 저는 확실하게는 모르겠고 첫 번째, 두 번째 방법은 지금도 만연하게 (행해지고) 있죠. 왜냐하면 그건 그 형태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이 되거든요. 교장선생님이나 행정실장이 그런 요구들을 할 경우에 급식업체는 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납품을 해야 하고. 사업을 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 김현정> 그러니까 거절을 할 엄두를 못 낸다는 말씀이세요?

    ◆ 납품 제보자> 그렇죠. 거절을 하게 되면 납품을 못하게 되니까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면 사업도 기울게 되고 그렇게 되면 힘든 경우가 생기겠죠. 이 사업을 꾸준하게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이런 은밀한 요구는 누가 해옵니까?

    ◆ 납품 제보자> 교장 선생님이 하는 경우가 있고 행정실장이 하는 경우가 있고 자진해서 급식업체가 친분을 이용해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경우가 있거든요.

    ◇ 김현정> 전체라고 우리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이런 말씀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 피해보는 건 우리 학생들이잖아요.

    ◆ 납품 제보자> 그렇죠. 학생들이 피해를 보죠. 특히 초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급식이 나라에서 지원되는 금액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급식의 질이 좀 떨어지거나 그런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 김현정> 납품업체에서 어차피 이제 이분들도 이익을 봐야 되는 거니까 뇌물상납하고 이리저리하다보면. 그 돈만큼 뽑아내려면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는 얘기잖아요.

    ◆ 납품 제보자> 그렇죠. 질이 떨어지고 아니면 양을 줄이든지.

    ◇ 김현정> 지금은 식자재 납품업 그만 두신 상황인데.

    ◆ 납품 제보자>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를 돌아보시면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 드시겠어요.

    ◆ 납품 제보자> 미안한 마음이 있죠. 저도 이제 자식을 기르는 입장에서 참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고. 한 예로서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저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같은 학교에 계셨던 선생님께서 제가 급식을 납품할 때 그 학교에 교장 선생님으로 계셨거든요.

    ◇ 김현정> 예전 6학년 때 계셨던 선생님, 만났던 선생님께서 교장 선생님이 되셨어요?

    ◆ 납품 제보자> 네, 그 교장 선생님이 되셨는데. 그 교장 선생님이 그런 요구를 할 때 참 저로서는 뭐라고 할까요. 선생님에 대한 그런 환상이라든지 그런 청렴한 이런 것들이 완전히 깨져버리는 거죠.

    ◇ 김현정> 아이고. 선생님께서, 그러니까 전에 제자인지 못 알아보고.

    ◆ 납품 제보자> 그렇죠. 제자인지는 못 알아보죠. 선생님께서는 저를 담임한 적은 없었지만 저는 이제 같은 학교 선생님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말씀은 안 드렸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면 좀 그럴 것 같아서 말씀만 안 드렸지만 참 그때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결국 그런 것 때문에 그만두신 거네요, 이 일을.

    ◆ 납품 제보자> 네.

    ◇ 김현정> 식자재 납품업을 하면서 급식비리 몸소 체험하시면서, 급식비리 없애려면 이제 이게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한다. 제안하실 게 있으시다면요?

    ◆ 납품 제보자>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나 행정실장님이 주도로 해서 학부모 운영위원회에서 급식업체를 선정 하는데. 업체 선정하는 그 기간을 대개 교장 선생님이나 행정실장님이 2년에서 3년마다 한 번씩 학교가 바뀌는데 이게 시기가 1월에서 2월에 인사발령이 나거든요. 인사발령이 나고 나서 그 해에 1년 동안 급식하는 업체를 선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절차를 늦추게 된다고 하게 되면 예를 들어서 떠나는 분이 급식업체를 선정하고 간다고 하게 되면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아무런 모르는 상황에서 들어오실 거 아닙니까? 그럼 더 청렴하신 분들이 하실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업체 간의 담합이라든지 행정실장님이나 교장 선생님 간의 담합이 조금은 근절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공립학교의 경우는 그런데요. 사립학교는 아예 움직임도 없지 않아요?

    ◆ 납품 제보자> 사립학교들 같은 경우가 더 심한데요. 사립학교 같은 경우에는 영양사 선생님까지도 학교에서 채용을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재단에서 하라는 대로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쪽은 아마 더 아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학생들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학생들을 통해서 응답지라든지 설문지라든지 이런 것들을 비밀로 해서 하게 되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좀 들고요.

    ◇ 김현정> 선생님 식자재 납품하셨던 그 지역은 어디인가요?

    ◆ 납품 제보자> 저는 서울권에서 납품을 했었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