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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청와대는 왜 '안심번호'를 불안해할까?"



정치 일반

    [Why뉴스] "청와대는 왜 '안심번호'를 불안해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추석연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심번호 도입을 통한 국민공천제'에 합의를 했지만,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잇따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건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무성 대표도 지지 않고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청와대는 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불안해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알 알아보고자 한다.

    [Why뉴스 전체듣기]

    ▶ 청와대가 먼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문제 있다고 나선 것이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전 유엔 총회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아침에 귀국했는데 처음에는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새누리당의 의원총회를 3시간여 앞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안심 번호 국민 공천에 대해서 논의가 많은데 우려스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5대 불가론을 들어서 조목조목 지적했다.

    다섯 가지는 역선택으로 인한 민심 왜곡이 있을 수 있고,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이 저조해 조직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 선관위의 관리 비용이 크고, 전화여론조사와 현장투표엔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며,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졸속 합의란 점을 지적했다.

    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언급은 오전 8시 20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안심번호 공천제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사항에 대해서 청와대가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것을 곧바로 뒤집은 것이다.

    ▶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는데?

    (사진=자료사진)

     

    = 그렇다.

    청와대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3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리 안심번호라고 해도 민심왜곡의 가능성이 있고 역선택 가능성이 있다"며 "김무성 대표가 당내 최고위원들과 상의도 안하고 졸속으로 합의한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특히 "공천제에 대한 국민여론을 보면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는 것보다 훌륭한 인물을 내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며 "그런 게 다 공급자 우위의 갑질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무성 대표의 두 차례에 걸친 공천탈락의 아픔을 이해 못하는바 아니지만 (오픈프라이머리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휴대전화 공천제'라며 "19대 총선의 '친노(친 노무현)몰이용' 공천 룰이 재포장된 것"이라고 폄하했다.

    역시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도 의총에서 "휴대폰 여론조사 방식에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위헌·위법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했고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안심전화 국민공천제를 '전화국 여론조사 선출'이라고 깎아내리면서 "역선택의 문제점이 해결되지도 않고 노인을 비롯한 정치 무관심층의 참여 저조로 국민여론 왜곡 우려가 크다"고 가세했다.

    ▶ 이 정도면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의중이 없이는 어려울 텐데?

    지난달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회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그렇다. 권투로 비유하자면 그동안은 잽을 던지는 정도로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정면으로 치고받는 훅과 스트레이트를 날린 셈이다. 다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찍어낼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면서 카운트 펀치를 날렸으니까 그보다는 아직 약한 셈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면 정면충돌 내지는 전면전에 준하는 것이다 그런 분석이 나온다.

    사실 청와대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에 숨었지만 김무성 대표나 정치권에서 누구의 발언인지 누구의 언급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얘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걸 안다는 얘기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청와대 관계자가 여·야 대표가 합의한 사안에 대해 이 정도로 노골적이고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당연히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기 때문"이라면서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당청간 전쟁선포와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 김무성 대표도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

    = 김무성 대표도 그동안 결정적인 사안 때마다 청와대에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고강도로 대응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집권 여당 대표에 대해 (청와대)관계자의 이름으로 비판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 이러면서 "당청관계를 이야기 할 수 있느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 마무리 발언에서도 "청와대 관계자가 여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느냐? 오늘까지만 참겠다"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내가 뭐(잘못)한 것도 없는데 언론에 이런 얘기를 하면서 나를 모욕하느냐?"면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아주 노력하고 있는데 청와대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 당청 간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이냐?

    추석연휴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여당 내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김무성 대표 뒤로 황진하 사무총장, 권선동 의원 등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그렇게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이번 투쟁은 전면적인 권력투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김무성 대표 모두 이제는 물러설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 박사는 "김무성 대표로서는 청와대의 요구를 수용하면 당이 친박계에 의해 장악되고 자신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간 양보하기 어려운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청와대가 김무성 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김무성 대표의 고강도 반발이후에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 청와대가 왜 이렇게 세게 나간 것이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그렇게 불안한 것이냐?

    = 김현정 앵커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 솔직히 공천문제 아닌가?

    = 그렇다. 그것도 그냥 공천 문제가 아닌 청와대 몫의 전략공천 지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지금까지 청와대나 친박계가 전략공천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전략공천 문제' 때문에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반대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사실 청와대로서는 김무성 대표가 언급하는 대로 전략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친박계의 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20대 총선에서 친박계 친위대를 국회에 입성시킬 길이 없다. '국민공천제'는 누가 뭐래도 현역의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물갈이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방문 때 현역의원들을 한 명도 대동하지 않았는데 이게 하나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미 청와대나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대구·경북지역에 청와대 출신 누가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그런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되면 청와대가 이런 일을 도모 할 수도 이룰 수도 없게 된다.

    최창렬 교수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발에 대해 "김무성 대표의 전략공천 배제를 못 받겠다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략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친박계 다수를 국회에 입성시키지 못하게 되고 그럴 경우 임기후반이나 퇴임이후 박 대통령을 방어하지 못하게 되는 걸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안심번호를 비판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국민공천을 막으려는 명분 찾기"라면서 "청와대가 전략공천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그렇게 말 할 수 없으니까 '안심번호'를 거론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은 없다고 쐐기를 박았는데?

    추석연휴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여당 내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좌측)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그렇다.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이 "전략공천을 안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나?"라고 묻자 "내가 (당 대표로)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사실 이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동안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다'며 결정적일 때마다 한발 물러서던 김무성 대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7월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 당시 "대통령과 싸워 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한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을 하면서 유승민 찍어내기에 나서자 여기에 동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에는 상하이 방문 중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론이 봇물 터질 것"이라며 연말 개헌정국 가능성을 예고했다가 귀국과 동시에 박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랬던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 "오늘만 참겠다"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 당청간 갈등이 어디까지 가는 거냐?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김무성 대표의 자리를 가리키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당분간 냉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파국으로까지 갈까?라는 질문에는 설마 그렇게까지 가겠나? 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단 청와대나 김무성 대표 양쪽이 공천권을 둘러싸고 물러설 수는 없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번 공천권 싸움에서 밀릴 경우, 내년 총선 이후 이어질 대선 가도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에서 친박들의 세가 커질 경우 '김무성 대권 불가론'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상현 정무특보가 김무성 불가론을 언급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띄우기에 나서면서 김 대표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이다.

    다만 당청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분당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냐 하는 데는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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