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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재판 최대 변수는 '혈흔'과 '증인'



법조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 최대 변수는 '혈흔'과 '증인'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이 미국으로 달아난지 16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1997년 4월 사건이 발생 이후 무려 18년이 지난데다 여전히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는 만큼 법정에서 관련 증거들을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패터슨 무죄 주장… 혈흔은 알고 있다?

    이 사건은 검찰이 지난 2011년 12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이후 패터슨의 부재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 4년째 계류돼 있다.

    법원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첫 기일을 잡아 집중 심리에 나설 예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추석연휴가 지나고 다음달 초에는 첫 심리 기일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신속하게 기일을 잡아 집중적으로 심리한 다는 것이 재판부의 기본 입장이다"고 말했다.

    재판의 쟁점은 검찰이 제시한 인적, 물적 증거가 법원에서 어디까지 인정되느냐이다.

    패터슨은 지난 23일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패터슨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인이 원래 지목됐던 에드워드 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 유가족들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게 되면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물들을 다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검찰은 우선, 혈흔 분석 보고서를 주된 증거물로 보고 있다.

    범행 당시 패터슨은 머리부터 온 몸에 피를 뒤집어 쓴 반면, 처음에 범인으로 지목된 애드워드 리의 경우 상의에 피가 조금 묻은 정도였다.

    검찰이 당시 범행 상황을 재연한 결과, 피해자인 고 조중필씨가 목과 가슴 부위에 총 9차례 칼에 찔려 동맥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에 범인이 피를 많이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됐다.

    검찰 관계자는 "97년과는 달리 2011년에는 수사 기법이 발달하면서 혈흔 분석을 새로 했는데, 범인에게 많은 피가 묻을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이 났다. 패터슨은 당시 머리부터 피를 뒤집어 쓸 정도로 혈흔이 많이 묻었기 때문에 혈흔 분석이 핵심 증거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첨단 수사 기법으로 제시한 혈흔 분석 결과를 재판부가 어느 정도 인정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 "내가 죽였다" 들은 친구,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 법정에 설까?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패터슨이 과거 미국에서 "내가 조중필을 죽였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것이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될지도 쟁점이다.

    에드워드 리의 친구 최모씨는 지난 2007년 패터슨을 로스엔젤레스의 바에서 만난 자리에서 "'패터슨이 '내가 조중필을 죽였다'고 얘기했다. 칼을 흔들고 다니며 자신이 갱스터라고 자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패터슨의 범행 고백을 들은 최씨 등이 직접 법정에 나와 진술을 한다면 유력한 정황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패터슨의 얘기를 들은 사람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진술을 한다면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리가 법정에 증인으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에드워드 리는 패터슨이 범인이라면 유일한 목격자인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 유지에 필요하다면 에드워드 리를 법정에 세우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패터슨이 범행에 사용한 칼을 씻는 등 증거인멸이 이뤄졌고, 미국 현지에 있는 증인들을 한국 재판정에 부르기도 어려워 범죄 입증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이에 햄버거 가게 화장실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단 세사람만 있었고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NEWS:right}

    에드워드 리와 패터슨 둘 중에 한 명이 범인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에드워드 리가 아니라면 패터슨일 확률이 크다는 접근이다.

    검찰 관계자는 "좁은 화장실에 세 명이 있었고, 한 명은 피해자이며 둘 중 한 명은 범인이다. 에드워드 리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난 만큼 패터슨이 범인일 가능성이 누가 봐도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황이 있다고 해도 검찰이 증거로써 범행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패터슨마저 무죄가 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재판 과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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