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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규제완화, 크레인 사고 불렀다



사건/사고

    말도 안되는 규제완화, 크레인 사고 불렀다

    인천 부평역 인근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지하철 1호선 양방향의 운행이 중단된 16일 사고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사고난 P형 타워크레인, 가성비 높아 건설사들 선호
    - 대형 타워크레인은 최소 3년 이상 경험 필요한데
    - P형 크레인, 규제완화로 20시간 교육 받으면 조종 가능
    - 사고 크레인, 고정 위한 기초공사 제대로 안한 듯
    - 크레인 고정 위해 철근박고 콘크리트도 쳐야하는데
    - 기초공사가 부실해 제대로 고정이 안됐던 것 아닌가?
    - 대형 유인 타워크레인도 안전사고 많아
    - 안전승강기 대신 사다리로 조종석 올라가는 현실
    - 적정임대료를 못 받아 장비 관리도 안되고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17일 (목)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윤복 지부장 (전국건설노조 인천경인 타워크레인지부)

    ◇ 정관용> 어제 인천의 한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서 전철선로를 덮쳤죠. 그 사고현장 현장 장면 담은 블랙박스 동영상 오늘 네티즌들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부구간이지만 경인선 전철운행도 상당시간 전면 중단됐었고요. 그런데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전국건설노조 인천경인 타워크레인지부의 강윤복 지부장을 전화로 좀 모시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강윤복>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사고 난 현장 다녀오셨어요?

    ◆ 강윤복> 네, 다녀왔습니다.

    ◇ 정관용> 그 타워크레인이라고 하는 게 건설현장에 미리 쭉 세워놓고 자재 위로 끌어올리고 하는 그거죠?

    ◆ 강윤복> 네, 자재를 인양하는 장비입니다.

    ◇ 정관용> 어쩌다가 사고가 난 건가요? 가보시니까?

    ◆ 강윤복> 사고원인이 타워크레인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현장에서 사고 났던 장비는 비전문가, 아무나 조정할 수 있는 P형 타워크레인이에요.

    ◇ 정관용> P형?

    ◆ 강윤복> 네, P자 모양으로 생긴 타워크레인인데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주로 많이 쓰이는 장비고요. 작업반경이 넓고 저렴해서 건설사들이 많이 선호하는 장비기종입니다. 그래서 고층 건물이 많아지면서 타워크레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잖아요. 그러면서 그런 장비들을 많이 설치하고들 있죠.

    ◇ 정관용> 이 타워크레인은 전문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그냥 해도 되는 거라고 아까 하셨죠?

    ◆ 강윤복> 네, 국토부에서 규제완화라고 해서 자격증 없는 사람, 2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아무나 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만들어놓았어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사고가 사고현장에 가보시니까 왜 사고가 난 것입니까? 이게 왜 통째로 그냥 넘어져버린 거죠?

    ◆ 강윤복> 정확한 사고원인은 더 조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첫번째는 기초, 우리는 기초앙카라고 하는데 타워크레인 위에 설치를 해요. 기초앙카를 설치할 때 규격들이 있는데 그 규격대로 만들지 않았어요.

    ◇ 정관용> 타워크레인이 위로 높이 솟아오르면서 또 무거운 자재를 실어 나르고 하면 균형을 잡기 위해서 바닥에 제대로 고정하기 위한 기초공사가 필요하다, 이 말씀이잖아요?

    ◆ 강윤복> 네, 그렇죠. 그걸 해야 되는데 연약지반이나 그런 상태들도 확인을 해야 하고 장비를 사전점검해서 설치를 해야 하고 그리고 구조검토서도 받고 위험방지계획서도 작성을 하고 이렇게 해서 꼼꼼히 따져서 장비를 설치를 해야 되는데 서두르다 보니까 제대로 점검도 안 하고 작업 순서대로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공사현장에는. 그래서 사고가 난 것 같고요.

    ◇ 정관용> 가서 직접 보시니까 기초, 아까 앵커라고 부르신 그 공사가 제대로 안 돼 있다는 게 눈으로 보이던가요?

    ◆ 강윤복> 네.

    ◇ 정관용> 원래는 어떻게 공사했어야 하는 건데 어떻게 되어 있던가요?

    ◆ 강윤복> 원래는 설치 매뉴얼들이 있어요. 타워의 높이라든가 앞에 길이 이런 것들을 계산을 해서 설치할 기초를 크기를 맞춰야 돼요. 그래서 위에 버틸 수 있는 적정 톤수가 정해지는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아, 지부장님 잠깐만요. 원래 철근을 박고 콘크리트를 쳐야 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 강윤복>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말씀을 지금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 강윤복> 네. 원래 기초를 하려면 일반 아파트 철근배근보다 더 꼼꼼하게 철근배근을 해야 합니다.

    ◇ 정관용> 크레인 밑에 철근을 박아놓고 땅 속에다가.

    ◆ 강윤복> 철근을 박고 그다음에 틀을 만들어서, 거푸집을 만들어서 공구로 치죠.

    ◇ 정관용> 콘크리트를 거기에 타설을 한다?

    ◆ 강윤복> 네, 콘크리트를 타설을 하고 15일 이상을 양생을 시켜야 돼요.

    ◇ 정관용> 오, 완전히 집 짓듯이 딱 고정시키는 거군요.

    ◆ 강윤복> 네, 그렇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거기에 규격들이 있을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강윤복> 폭이 몇 미터, 높이가 몇 미터 이런 규격들이 있는데 그 규격대로 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아. 철근을 박긴 박았던가요?

    ◆ 강윤복> 네, 철근은 박았는데 밑에 기초바닥하고 연결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그럼 허공에다 박아버린 그런 셈이군요?

    ◆ 강윤복> 그렇죠. 바닥하고 위에 기초앙카하고 따로 놀아버린 거죠.

    ◇ 정관용> 콘크리트는 제대로 쳤나요? 그것도 규격에 안 맞게 조금밖에 안 했나요?

    ◆ 강윤복> 콘크리트도 사이즈를 작게 타설을 했어요. 전체 75톤 정도가 나와야 하는데 제대로 규격대로 안 하다 보니까 15톤 정도만 했어요.

    ◇ 정관용> 아이고. 75톤 나와야 하는 걸 15톤이면 이거 뭐 4분의 1도 안 한 그런 셈이네요. 그렇죠?

    ◆ 강윤복> 네,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밑에 기초가 오뚜기 같은 원리인데 오뚜기처럼 넘어지려고 하면 잡아주고 잡아주고 하는 역할을 하는 건데 그것을 못 견디고 결국 넘어간 것이죠.

    ◇ 정관용> 한마디로 타워크레인 바닥 기초의 중심을 정확히 잡아줄 수 있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하는데 그걸 규격대로 안 하고 대충 날림으로 하다 보니까 무게를 못 이겨 넘어갔다. 이 얘기군요?

    ◆ 강윤복>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런 타워크레인의 전복사고가 심심치 않게 나잖아요? 이게 혹시 1년에 몇 건 나고 자료가 있습니까?

    ◆ 강윤복> 저희 유인타워들은 조종석이 있는 타워를 우리는 유인타워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소형타워크레인은 아직 건설기계로 등록이 안 되어 있다 보니까 아직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요. 사고가 나면 피해들이 많은 거죠. 그러다 보니까 아직 통계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통계조차 없다.

    ◆ 강윤복> 네.

    ◇ 정관용> 유인타워라고 좀 아까 말씀하신 건 뭐예요? 타워크레인 위에 항상 사람이 있어야 되는 그런 건가요?

    ◆ 강윤복> 네, 타워크레인 위에 조종석이 있어서 조종사가 그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조종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우리가 아파트 건설현장 같은 데서 꼭 보는 그런 거죠?

    ◆ 강윤복>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 어제 넘어진 거는 위에 사각형의 어떤 조종석 같은 게 없는 타워크레인이에요?

    ◆ 강윤복> 네, 이것은 우리가 옛날에는 무인타워라고 했는데요. 그 무인타워 자기 멋대로 움직이고 하는 게 아니라 밑에 케이블로 해서 조종 리모컨으로.

    ◇ 정관용> 밑에서 조정하는 거보다.

    ◆ 강윤복> 밑에서 조정하는 건데. 이게 국토부가 규제완화라는 이유로 원래 유자격업자가 하게끔 해야 되는데 2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아무나 조종할 수 있게끔 이렇게 규제완화를 시켜서 비전문가가 지금 작업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이건 정식 등록이나 이런 것도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가 얼마만큼 났는지 통계도 안 잡혀있다.

    ◆ 강윤복> 네, 통계도 안 잡혀 있고 종종 간혹 가다 심이 끊어지거나 이런 사고들이 많이 발생을 하는데요. 그럼 우리가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면. 그런 건 조사하면 아는데 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들이나 이런 게 굉장히 은폐되고 있어요.

    ◇ 정관용> 은폐되고 있다.

    ◆ 강윤복> 네,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네. 이런 자격증 취득 같은 걸 규제완화 방식으로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요?

    ◆ 강윤복> 말도 안 되는 거죠. 원래 저희들도 자격증을 따려면 여러 가지 교육도 받고 실습도 하고 그리고 또 타워크레인 조종을 하려면 최소한 3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거든요. 여러 가지 경험들이 필요한데 이건 밑에 반장들이나 목수들 아무나 조종 2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그냥 리모컨을 잡을 수 있게끔 그렇게 해 놨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타워크레인의 위험성이라든가 이런 인지 없이 무리하게 작업하거나 또는 안전장치를 해제를 합니다. 그 안전장치를 이 거리에서 5톤만 빼야 되는데 안전장치를 해제해서 6톤, 7톤 이런 식으로 떼다가 전도사고가 나거나 와이어가 끊어져서 밑에 작업자가 죽거나 다치거나 이런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럼 지금의 제도 아래에서는 이런 사고가 계속 재발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겠네요.

    ◆ 강윤복> 네, 계속해서 요 근래에도 저희가 활동하면서 각종 사고들이 많이 났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도시에 지게차를 뜨다가 꺾여서 사고가 났었어요. 그런 사고들이 굉장히 많이 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타워크레인 높이가 건물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높아지지 않습니까?

    ◆ 강윤복> 네, 그렇죠.

    ◇ 정관용> 거기 올라갈 때 사다리 타고 그냥 올라갑니까, 아니면 안전승강장치 같은 걸 타고 올라갑니까?

    ◆ 강윤복> 저희는 안전승강장치가 없고요. 사다리로, 오로지 사람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 정관용> 승강기 자체가 없어요?

    ◆ 강윤복> 네, 없습니다.

    ◇ 정관용> 그 사다리 잡고 올라가다 떨어져서 사고 나는 경우도 있었죠?

    ◆ 강윤복> 네. 대구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미끄러져서 사람이 죽은 사고가 있었어요.

    ◇ 정관용> 이거 승강장치를 설치하는 게 어렵습니까?

    ◆ 강윤복> 어렵지는 않은데요. 업체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니까 안전장치나 이런 것을 많이 하면 비용이 발생하니까 그런 걸 잘 안 해 주고 제도화되어 있지 않아요, 이게. 그리고 타워크레인이 수백개가 난립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적정 임대료를 받지 못해서.

    ◇ 정관용> 과잉경쟁으로 또?

    ◆ 강윤복> 네. 적정 임대료를 받지 못하고 장비 관리 자체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사고들 좀 막기 위해서 정부한테 혹시 할 말씀을 정리해서 마지막 해 주시면?

    ◆ 강윤복> 정부한테 할 얘기가 있다면 제일 구조적인 문제는 불안한 민간공사를 폐지하고 지금 현재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한 8000명 정도 됩니다. 한 8000명 정도 전문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활용을 해서 무자격자들에게 위험한 장비운영을 맡겨서는 안 되고요. 이런 것들이 개선돼서 다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적정 임대료를 표준화시켜서 장비관리나 소모품들 이런 것들을 제때 교체할 수 있어야 사고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저희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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