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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다음카카오는 왜 daum을 버려야만 했을까?



IT/과학

    [Why뉴스] 다음카카오는 왜 daum을 버려야만 했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어서 회사이름을 '카카오'로 바꾸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것은 '웹과 모바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에서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다음을 설립했던 이재용 대표도 'daum'이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됐지만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했던 DNA는 살아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다음카카오는 왜 daum을 버려야만 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포털사이트 daum의 다음이라는 이름이 사라진다는 얘기냐?

    (사진=다음홈페이지 캡처)

     

    = 대한민국 포털사이트의 대표는 네이버와 다음이었다. 그런데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다음이라는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는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카카오'라는 회사 이름을 '카카오'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임지훈 신임대표 선임과 함께 회사이름 변경을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이름과 로고에서 다음이라는 말은 사라지지만 '다음'은 PC 포털과 다음 앱 등 서비스 브랜드로 계속 유지될 방침이다.

    ▶ 다음카카오 출범 1년만인가?

    지난해 5월 다음커뮤니케이션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이석우 대표(오른쪽)가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새로 쓰는 IT 모바일 역사 다음 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자료사진)

     

    = 그렇다. 사실은 1년전 "다음 + 카카오'가 탄생 될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해 5월 23일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10월 1일 합병 법인 '다음카카오'를 설립했다. 당시 두 회사의 합병은 상장사인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는 형식이었으나 실제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껴안는 일종의 우회상장이었다. 당시 합병비율은 다음과 카카오가 1대 1.5557이었다.

    그래서 IT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먹은 꼴"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최세훈,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의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데이션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다음카카오는 "포털 서비스 '다음'과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웹과 모바일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다음카카오' 라는 회사이름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도 존재해 왔다"면서 "모바일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영역이 포털사이트 체제에서 모바일 체제로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다음카카오'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는 모바일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없으니 이름을 바꾸게 됐다는 얘기다.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다음카카오는 왜 daum을 버리는 거냐?

     

    = 버린다는 표현보다는 지운다는 표현이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다음이라는 이름을 버리는 건 분명하다.

    다음카카오가 daum을 버리는 이유는 많은데 최소 6가지 이상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첫 번째는 누가 뭐래도 시대의 도도한 흐름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이 부분을 언급한다.

    IT블로거 광파리로 잘알려진 디캠프의 김광현 센터장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음은 웹 시대, PC시대에 탄생한 서비스이고,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에 탄생한,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니까, 그런 점에서 웹 흔적을 지우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PC웹 지향 서비스가 모바일지향 서비스로 넘어가는 이용환경을 기업문화에 반영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했다.

    두 번째는 생존전략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국내 포털사이트의 양대 축이었지만 갈수록 네이버에 밀리면서 만년 2등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2014년 실적도 네이버는 2조 7619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이 7,605억원이었지만 다음카카오는 매출 8,983억원에 영업이익 2,092억원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1/3 이하로 처졌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선도기업으로서 앞으로 모바일 세상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미로 회사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는 얘기다.

    세 번째는 기업의 정체성 문제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을 1년 사용했는데 다음하면 포털, 카카오 하면 모바일이라는 이미지가 분명하지만 '다음카카오' 라고 하면 이게 뭐지? 이런 반응이라는 거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다음' 과 '카카오'를 합칠 때는 모바일 생활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는 명확한 지향이 있었지만 1년 간 '다음카카오'이름을 사용해보니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면서 "모바일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회사이름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무시할 수없는 외부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외부요인이라니?

    = 다음카카오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고,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진행중인 6월에도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영업이익을 많이내는 기업이 세무조사를 받을 수는 있지만 민감한 시기마다 특별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건 정권으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밖혔다는 인상을 준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이른바 '애국보수'를 자칭하는 (사실은 수구꼴통이겠지만) 세력들의 공격이 계속돼 왔다.

    광우병 촛불시위와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다음사이트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나 지지들의 눈엣가시 처럼 여겼던게 사실이다.

    지난 6월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직후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는 트위터에 "뭔가 잘못한 게 있으면 당연히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을 내야겠지만 왜 다음과 다음카카오 세무조사는 광우병 파동 3개월 뒤, 세월호 사건 두 달 뒤, 그리고 그게 마무리된 지 1년도 안 돼 메르스 발병후에 세무조사를 실시할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다음카카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밉보인 때문인지 7년사이에 세차례나 특별세무조사를 받았다. 다음카카오 옥죄기 세무조사라고 봐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다음보다 세배 이상의 수익을 내는 네이버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단 한 차례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을 뿐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들은 "국세청 조사, 검찰 조사, 경찰 조사, 공정위 조사 등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달성해도 투명한 기업이라 별 탈 없이 하던대로 열심히 일했다"며 외부 요인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고 권력에 밀리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고 또다른 정부관계자는 "순수하게 내부적인 이유만으로 daum이라는 이름을 없앤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IT전문가는 "다음이라는 이름이 사라지는건 수구꼴통들의 끊임없는 공격과 새누리당 지지세력들의 목소리 때문이라는 의심을 지울수 없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는 '새우' 카카오가 '고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먹어치웠는데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의 경영 스타일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웅 대표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실험'이라는 말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범수 의장이 보여주고 있는 스타일은 '돈이 되는 일은 무엇이건 한다'는 것이다.

    소소한 것이지만 '다음' 시절에는 회사 내에서 직책을 부르지많고 님자를 붙여서 이름을 불렀다. 이재웅 대표는 재웅님 최세훈 대표는 세훈님 이렇게, 그런데 다음카카오로 바뀌고 나서는 영어식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김범수 의장은 '브라이언' 이석우 공동대표는 '비노' 이런 식이다.

    그래서인지 다음이 도입했던 서비스들은 꼭 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거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들은 줄줄이 사라지고 있지만 돈이 되는 사업들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한 IT전문가는 "김범수 의장 스타일상 아고라 등 뉴스 커뮤니티 성격의 서비스들을 애써 지킬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섯 번째는 점령군 카카오가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새로운 경영진의 의지라는 얘기다.

    다음카카오가 합병 이후 선보인 서비스 대부분은 '카카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소액 송금이 가능한 '카카오페이'와 결제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는 물론 지난 3월 말 출시한 '카카오택시' 그리고 곧 '카카오 대리기사'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마이피플, 다음뮤직, 키즈짱, 다음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는 종료되거나 종료할 예정이다.

    그래서 카카오를 '점령군'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다음시절 만들어진 돈이 안 되는 '실험' 성격의 서비스들은 폐지하고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최진순 교수는 "(자본논리를 내세운) 카카오 출신들이 (시대철학에 기반한) 다음을 점령했다"는 식의 비평들에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합병출범 당시에는 다음의 최세훈, 카카오의 이석우 공동대표 체제였지만 오는 23일 주총에서는 80년생 만 35세의 임지훈 대표가 단독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얘기다.

    임지훈 다음카카오 신임 대표 (사진=다음카카오 제공)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35살 임지훈 대표의 내정에 대해 "엔지니어출신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문제해결능력을 훈련받았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는 모험자본투자자의 경험을 두루한 새로운 CEO는 나이에 상관없이 충분한 자격이 있어보인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이 창업자는 특히 "더 중요한 것은 나이일지도 모른다"면서 "미국의 페이스북같은 예를 들지 않아도, 한국의 다음,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많은 IT기업이 CEO가 30대일때 상장 및 고속성장을 이루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IT기업들도 좀 더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이루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야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모험을 하며 성장을 하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 daum이라는 이름이 완전히 사라지는 거냐?

    = 그렇지는 않다. 회사이름 브랜드에서는 daum이 사라지지만 하위브랜드에서는 여전히 충성심 높은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 된다.

    다음 서비스 중 살아남은 것은 메일과 뉴스, 검색, 카페 정도인데 카카오와 겹치지 않았던 덕분에 생존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서비스들이 언제 사라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다음아고라의 폐지여부도 관심사다. 다음은 일종의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을 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다음 아고라'였다.

    최진순 교수는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미디어다음이 보여줬던 여러 서비스들 예를 들면 '아고라' 같은 서비스들이 어떻게 될지 염려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아무래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덧붙여져야 하는 서비스보다는 카카오 이후 상업적인 서비스들이 득세하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브랜드는 그대로 간다"고 거듭 확인을 했다. 그러면서도 "다니던 회사의 이름이 사라진다는 게 당연히 서운하다. 아쉬운 점이지만 앞을 보고 가는게 맞는 것 같다. 어떤 이름이 오래 삼아남을 수 있는가 그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존이 우선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 다음이 사회적 공기로서 기여한 역할이 지대했지 않나?

    = 다음이라는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는 발표가 나오자 SNS나 인터넷에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용자들이 많다. 그만큼 역할이 컸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음은 next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지만 많을다에 소리음 다음(多音)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소통되는 플랫폼을 꿈꾸는 그런 의미도 있다고 한다. 다음에서 '다음의 뜻'을 검색하면 "다채로운 소리를 담고 (多音) 미래를 지향하는 (NEXT) Daum의 기업철학을 담은 이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 IT전문가는 "다음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나름 의미있는 시도들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회사이름이 사라지는 것과 관련해서 '실험'과 '전설'이라는 말로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재웅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실험은 실험으로 끝날 수도 있지요. 물론 실험이 성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많은 것을 실제로 바꾸었지만), 세상이 더 빨리 바뀌었다면 자신도 바뀔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지요. 즐거운 실험은 이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습니다"면서 "물론 우리가 해왔던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 될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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