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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부탄폭발 용의학생, 지하철 4개 갈아타 경찰 따돌려



사건/사고

    양천 부탄폭발 용의학생, 지하철 4개 갈아타 경찰 따돌려

    휘발유가 담긴 1.5L 페트병, 폭죽 등 소지…경찰에 추가 범행 계획 자백

    (사진=해당 중학교 학부모 제공)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서 부탄가스 통을 터뜨리고 도주했던 중학생이 사건 발생 약 10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서울 송파구의 지하철 종합운동장역 인근 아시아공원에서 중학교 3학년 이모(16)군을 지난 1일 밤 10시 30분쯤 긴급체포했다.

    이군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양천구 목동의 ㅇ중학교 교실에서 소형 부탄가스 통 1개를 폭파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발 당시 해당 학급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아 교실이 비어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만 사고 당시 폭발 충격으로 교실 창문과 출입문, 벽 일부가 부서져 복도 쪽으로 무너져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은 몰래 교실에 들어가 부탄가스 2통 밑에 교실에 있던 옷가지와 책 등을 찢어 불을 피웠고, 이 가운데 1통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터져 폭발이 일어났다.

    특히 이군은 사고 발생 약 3시간 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ㅇㅇ중 테러'라는 제목으로 부탄가스를 폭파할 무렵을 담은 동영상 2개를 올렸다.

    첫번째 동영상에는 이군이 비어있는 이 학교 교실에 부탄가스 통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쌓아두고 종이에 불을 붙인 뒤 달아나는 영상이 담겼다.

    두번째 동영상에서는 이군이 폭발 직후 학교를 촬영하며 사고 현장을 생중계하듯 묘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이군은 지하철 4개 호선을 번갈아 타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고. 이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일부 언론과 인터뷰하며 "경찰이 나를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다"거나 "조승희처럼 테러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지난해 3월 가족이 이사하면서 서초구의 또다른 중학교로 전학 갔다가 적응하지 못해 등교정지까지 당하는 등 괴로워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행을 저지른 1일 오후에는 이군이 대안학교에 입학하기로 예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히 학교 친구들에게 폭행 당하거나 '왕따'를 당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교우관계가 원만치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군은 상위권 성적을 거두던 학생으로, 가족은 물론 이군을 기억하는 학생들도 평소 조용한 성격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이군이 전학가기 전 친분이 있었다는 사건이 일어난 ㅇ중학교 학생 A군은 "반 아이들이 축구할 때도 이군이 혼자 앉아있었고, PC방을 놀러갈 때도 혼자 놀러갔다"고 기억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은 원래 전학 간 서초구의 학교에서 범행을 저지르려 했지만, 경비가 삼엄해 비교적 경비가 허술한 예전 학교로 돌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RELNEWS:right}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일어난 학교의 CCTV 화질이 인물 판독이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수사 편의를 위해 파일을 복사할 수도 없는 낡은 설비였다"고 설명했다.

    검거 당시 이군은 휘발유가 담긴 1.5L 페트병과 막대식 대형 폭죽 2개, 라이터 등을 갖고 있었고, 경찰에게도 다른 범행을 더 저지를 계획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군은 뚜렷한 범행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군은 검거된 직후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잘못했다. 범행을 후회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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