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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 사망, 결국은 외주화가 불러온 재앙



사회 일반

    스크린도어 사망, 결국은 외주화가 불러온 재앙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진=자료사진)

     


    -스크린도어 고장은 비교적 자주 일어나는 일
    -위험한 작업은 코레일이 외주 정비업체에 맡겨
    -외주업체가 자체 메뉴얼로 스크린도어 보수점검
    -사망시 책임 소재 불분명해 법정공방 벌여야해
    -메트로가 책임지고 하청업체 관리 해야 사고줄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31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


    ◇ 정관용> 지난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승강장 안전문, 스크린도어죠. 이걸 수리하던 정비직원이 전동차에 치여서 안타깝게 숨을 거두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고 그러네요.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겠는지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연구위원 박흥수 위원을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박흥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전동차 다니는 데랑 객장 사이를 막는 스크린도어가 고장 난 거죠?

    ◆ 박흥수> 네.

    ◇ 정관용> 어떻게 수리를 하다가 어떻게 사고가 난 거죠?

    ◆ 박흥수> 관리업으로부터 강남역이죠?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정비업체 직원이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출동해서 보니까 스크린도어 안쪽에 센서에 문제가 있는 걸 확인하고 그 안쪽에서 작업을 하다가 진입하는 열차를 못 보고 바로 충격을 받아서 사망한 사고거든요.

    ◇ 정관용> 그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가 있는데 도어는 닫혀있었던 모양이군요?

    ◆ 박흥수> 네, 그러니까 도어를 열고 들어갔다 하더라도 열린 쪽 문 외에는 모두가 막혀 있기 막혀 있기 때문에 진입하는 열차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 박흥수> 네, 2013년에도 성수역에서 거의 동일한 비슷한 사고가 났고요. 그때에도 한창 문제가 제기됐다가 바로 수그러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사고로까지 연결은 안 됩니다만 스크린도어의 고장이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던데요?

    ◆ 박흥수> 네, 스크린도어가 설치한지 7년 이상 된 것도 많고 심한 경우는 10년 이상 된 것도 있는데요. 이게 기계적 장치로 계속 동작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모도 많이 되고요. 또 지하철 공간이 분진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날리는 공간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오작동이 일어나고 있고요. 그리고 갈수록 기계가 노후화될수록 더 많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정관용> 네, 지금 통계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만 지하철 1호선에서 4호선까지만 무려 2800건이 넘는 고장이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 박흥수> 네. 그런데 이게 서울지하철 메트로뿐만 아니라 코레일이라든지 도시철도공사 또 지하철 9호선 등 운영기관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런 데까지 모두 합친다면 엄청난 오작동이 일어나고 이때마다 유지보수업체 직원들이 출동하고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그 스크린도어는 코레일이나 이런 곳에서 직접 관리하는 게 아닌가요?

    ◆ 박흥수> 거의 모두 외주정비업체들한테 용역을 줬고요. 그쪽에서 책임을 지고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정관용> 그 설치부터 외주업체에 맡긴 거겠군요?

    ◆ 박흥수> 네, 설치부터 아예 경쟁 입찰을 통해서 설치를 하고요. 또 유지보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 정관용> 이번 사고 난 후에 원래 2인 1조로 가야 하는데 혼자 가서 사고를 당했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던데 박흥수 연구위원 보시기에는 이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박흥수> 이번 사고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사회에 만연한 외주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뿌리 깊게 내려앉은 건데요. 한국사회에서 절대적 가치로 추구되는 성장과 효율이라는 게 얼마나 야만적인 위치에 서 있는가를 보여주는 거고요. 그리고 미시적으로는 열차가 운행 중인 공간에서 아무런 안전지시 없이 노동자가 일상적으로, 관행적으로 작업을 하게 유지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 정관용> 첫번째 외주화라고 말씀하신 게 그러니까 어려운 일, 위험한 일일수록 바깥에 맡긴다, 이거죠?

    ◆ 박흥수> 네, 어렵고 위험한 일일수록 안전장비라든지 또 교육훈련, 관리감독이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요. 그것에 따른 비용도 상당히 소요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걸 외주 하청업체에 전적으로 맡기게 되면 그 비용을 원청회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데 또 하청업체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제대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되면 사고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공간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사고가 만약 나더라도 그건 책임은 누가 지는 거예요? 외주업체가 지는 거예요? 아니면 지하철공사나 코레일 같은 그런 원청업체가 져야 하는 거예요?

    ◆ 박흥수> 이게 외주화의 가장 큰 문제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건데요. 저번에도 서울메트로 측에서는 하청업체가 전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그러고요. 또 하청업체는 하청업체대로 노동자가 혼자 들어갔다. 결국은 사망한 노동자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요. 결국은 외주업체에 대해서 원청업체의 관리감독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노동자가 지침을 어기고 갔다. 지침을 있긴 있었던 거예요?

    ◆ 박흥수> 네. 이 매뉴얼도 관리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의 매뉴얼이 아니고요, 하청업체의 매뉴얼인데.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매뉴얼대로 하자 그러면 돈키호테 취급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실상이 뭐 그렇게 잦은 출동 속에서 그걸 다 커버할 수 있는 인력구조가 없는데 어떻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그래서 매뉴얼 같은 경우 특별안전기관의 높은 사람을 보여주는 각본으로서 작용을 하지만 실제로 현장 실정에 맞게 정확히 관리 감독되고 지켜지는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 정관용> 이번 경우는 일단 서울메트로 측에서 오작동을 확인하고 정비업체에 연락을 한 거는 확인이 된 거죠?

    ◆ 박흥수> 네. 최초로 오작동이 보고되는 것은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에서 접수되거든요. 그러면 이 접수를 받아서 하청업체한테 정비를 맡기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하청업체가 정비 차 출동을 하면 그것을 서울메트로 측도 알고 있어야 예를 들어서 열차 같은 걸 서행 운전한다든지 이런 조치를 서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출동한 사실은 알고 있고요. 이미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서울메트로 측에서는 ‘잘 고치고 가겠지’ 이렇게 방치하는 상태고요. 실제로 고장사항 확인하고 안쪽에 문제가 있다면 하청업체는 절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열차운행이 끝난 심야시간에 보수를 한다든지 아니면 아주 시급한 문제라면 열차 운행 관제실과 역에 통보해서 협조를 얻어서.

    ◇ 정관용> 중단시키고.

    ◆ 박흥수> 중단을 시키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작업을 했던 게 문제인데. 그건 노동자가 특별히 위험을 감수하고자 그런 게 아니라 이런 것들이 일상적으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다가 이번에 터질 게 터진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또 약간에 이것은 진실게임 공방이 있는 게 정비업체 쪽 관계자는 매뉴얼이 2인 1조로 가도록 되어 있는데 혼자 갔다라고 얘기합니다마는 또 일각에서는 이거는 점검 차 간 것이기 때문에 둘이 가라는 원칙이 없다. 뭐가 맞는 겁니까?

    ◆ 박흥수> 그런 유지보수업체에서 점검 차 왔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점검 차 갔다고 하더라도 점검 과정에서 수리할 내용이 생기면 결국 수리를 해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점검을 하든 정비를 하든 2인 1조 출동이 원칙이고요. 열차 운행 과정에서는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관리 감독해야 될 운영기관의 책임도 분명히 있는 거죠.

    ◇ 정관용> 경찰은 지금 사망사고까지 이어지니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부분이 확인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현행법에 의하면 정말 책임져야 할 주체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라고 하셨는데.

    ◆ 박흥수> 사실 실질적으로 따지고 보면 이 죄를 따지자면 한국사회가 주체고요. 이런 외주환경을 만든 구조가 문제인데 일단 메트로의 말단직원이나 하청업체에게 과실 책임을 묻게 되겠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책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또 법정공방에 가게 되면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히 밝혀내기도 힘든 구조를 안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놓아야 누군가 점검을 하고 또 개입을 하고 이런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흥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뭐를 어떻게 바꿔야 합니까? 마지막으로요.

    ◆ 박흥수> 가장 중요한 것은 외주화에 대한 흐름을 좀 막는 게 필요하고요. 당장 이걸 막을 수 없더라도 일단 이런 문제는 운영기관이 책임을 지고 하청업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끊임없이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하청업체는 말단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가 되풀이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외주를 주더라도 거기서 무슨 안전사고 같은 게 나면 원청업체가 책임지도록 하는, 이렇게 돼야 한다는 거죠?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마 원청업체는 대부분 공공기업이거나 대기업들일 텐데 극구 반대하겠죠?

    ◆ 박흥수> 원청업체들은 일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하청업체들한테 다 전가시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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