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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TTL소녀' 성장통…임은경 "연기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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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곱 살 'TTL소녀' 성장통…임은경 "연기 밑거름"

    [노컷 인터뷰] 코믹 액션 영화 '치외법권'으로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

    배우 임은경(사진=휴메니테라 픽쳐스 제공)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TTL 소녀'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배우 임은경(32) 말이다. 그는 오는 27일 개봉하는 코믹 액션 영화 '치외법권'(감독 신동엽, 제작 휴메니테라 픽쳐스)에 출연했다.

    영화 개봉에 앞서 최근 서울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임은경은 "친근한 배우로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사실 제 성격이 쾌활하고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열일곱 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다보니 주눅이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신비주의 이미지가 너에게 잘 어울려'라는 식으로 본의 아니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측면도 있죠. 워낙 멀리 떨어진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고 봐요. 나이 서른을 기점으로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이젠 친근한 배우로서 옆집 언니, 동생처럼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 11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 언론을 통해 노출은 안 됐지만, 배우로서 꾸준히 서 있었고, 중국에서 활동한 기간도 있었다. 힘든 시간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짜증도 많이 내고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했다. 인생 공부를 했다는 말이 맞겠다. 아무래도 쉬는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혼자 생각도 많아지더라. 배우 활동을 계속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렇게 3년 정도를 힘들게 보냈다.

    ▶ 지금까지 배우를 하겠다는 의지를 지켜 온 셈인데.

    = 저를 지켜봐 주시고 도와 주신 분들에게 보여 드린 부분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배우로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영화 치외법권에서 실종된 동생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은정 역을 맡았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은정이라는 캐릭터에 연민도 느꼈다. 저로서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 극중 은정 캐릭터의 비중이 처음 시나리오 때보다 크게 줄었다고 들었는데.

    = 극 중반에 은정이가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벌이는 액션신도 있었다. 제가 그것을 소화하기에 약해 보이셨는지 촬영 때는 빠졌다. (웃음)

    ▶ 줄어든 분량에 아쉬움도 크겠다.

    =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오랜 만에 관객들께 인사 드리는 작품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돌리는 장면을 실제 거리에서 찍을 때 사람들이 못 알아봤다고 들었다.

    =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나 어린 친구들은 저를 모르겠구나라는. 그 일을 통해 오히려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웃음)

    ▶ 중국에서의 활동은 어땠나.

    = 2005년에 4, 5개월 정도 머물면서 드라마를 찍었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중국 활동과 관련한 환경이 많이 열악했다. 촬영하면서 언어 등 문화적인 차이를 절감하면서도 힘들었다. 연기할 때 감정신을 표현하면서 언어 문제로 머릿속에서 한 템포 늦게 반응이 이뤄지니 많이 힘들더라. 그렇게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인내, 끈기를 얻었다.

    영화 '치외법권' 스틸컷(사진=휴메니테라 픽쳐스 제공)

     

    ▶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왜 날 안 불러 주지'라는 생각에 힘들었을 법도 하다.

    = 자신감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내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기존에 맡았던 역할도 정적인데다, 사람 냄새 안 나는 신비주의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니까. 부름을 기다리는 것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서 보여 드리는 게 맞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신비주의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메이크업도 진하게 하고, 옷도 화려하게 입어 봤는데, 자연스럽제 않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약이더라.

    ▶ 연기에 대한 갈증은 어떤가.

    = 어떤 작품, 배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차근차근 나아가고 싶다. 예전에는 물밀듯 들어오는 많은 일들을 하면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조급함을 버리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밟고 올라가려 한다.

    ▶ 지난 시절 TTL 소녀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는데, 지금 돌아보면 어떤지.

    = 힘들었던 기억 밖에 안 난다. '행복하다' '좋다'고 느낀 것보다 '내일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라는 걱정이 앞섰던 까닭이다. 열일곱 살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벅찼던 것 같다. 너무 모르고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고 본다. 그래도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았다. 이제는 그러한 시절이 지나가고 제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그래서인지, 즐겁고 행복하고 편하다. 예전에는 현장이 불편하고 어려웠는데, 지금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을 만나는 게 반갑고 즐겁다. 너무 늦게 안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사는 데 의지가 되는 좌우명 같은 것이 있다면.

    =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한 작품이 끝나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스스로를 믿지 못한 데서 오는 것 같다. 지금까지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는데, 돌이켜 보면 그 인연을 잘 가꿔오지 못했다. 저만의 벽에 갖혀서 저만 생각하고 저만 바라보니 주변을 못 봤던 탓이다. 지금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함께.

    ▶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인지.

    = 제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것인데, 주변에서 "너무 생각이 많아서 문제"라고들 하셨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말을 아낀 건데, 제 표현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니 주변에서 오해가 생길 때도 있었다.

    ▶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것을 보면 배우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제가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는데 끼도 없고, 역량도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있었다. 저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연기를 전공하게 됐다. 지금 현장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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