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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넘은 이승현 "고려대 응원가는 안 불러야죠"



농구

    이종현 넘은 이승현 "고려대 응원가는 안 불러야죠"

    '승부는 양보 없다' 오리온스 이승현(오른쪽)과 고려대 이종현이 22일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치열한 골밑 다툼을 벌이고 있다.(잠실=KBL)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오리온스-고려대학교의 결승전이 열린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전 두 팀 간판 오리온스 이승현(23 · 197cm)과 고려대 이종현(21 · 206cm)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둘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특히 이종현이 입학한 뒤 둘은 고려대 최강 골밑을 형성하며 '호랑이 군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2년 전 대회 결승에서 둘은 프로 출신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던 상무를 꺾고 정상을 합작했다.

    2년 만에 열린 최강전에서는 동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오리온스에 입단, 신인왕을 차지하며 KBL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종현 역시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고 올해 고려대 무패 행진을 이끄는 등 국내외에서 발군의 기량을 확인했다.

    이후 둘이 공식 경기에서 대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선배 이승현은 "고려대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기 때문에 이제 도전자의 입장"이라면서 자세를 낮췄다. 후배 이종현도 "워낙 형이 잘 하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고 화답했다.

    '경기 전에는 훈훈' 오리온스 이승현(왼쪽)과 고려대 이종현이 16일 최강전 결승전에 앞서 반갑게 포옹하고 있다.(잠실=KBL)

     

    하지만 승부에 양보는 없었다. 이종현은 "오리온스가 강팀이라 봐주고 할 것이 없다"고 패기를 보였다. 이승현도 "고려대가 우승하면 학교 전통의 응원가를 함께 부르겠느냐"는 질문에 "2년 전에는 응원단상에 올라가 즐겁게 불렀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실제 경기에서 둘은 뜨거운 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이승현이 이종현을 수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도 "이승현은 강상재가 맡을 것이지만 이종현이 공격할 때 힘에서 조금 밀릴 수도 있다"고 봤다.

    ▲이승현, 힘과 경험으로 신장 열세 극복

    승부는 형님의 판정승이었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이승현은 KBL 경험까지 더해져 기량이 무르익었다.

    이승현은 전반 이종현을 단 1점으로 묶었다. 물론 이종현이 전날 모비스와 4강전 여파로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다. 그러나 이승현은 자신보다 10cm 정도 큰 이종현을 힘과 경험으로 막아냈다.

    공격에서도 이승현은 동생을 압도했다. 2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8점을 몰아넣으며 46-30 리드를 이끌었다. 특히 쿼터 종료 4분22초 전 이종현을 앞에 두고 통렬한 3점포를 꽂았다.

    '이 형 힘드네' 고려대 이승현(왼쪽)이 16일 최강전 결승에서 오리온스 이승현의 수비에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잠실=KBL)

     

    이후 고려대 공격 때 이승현의 골밑 일대일 공격을 막아냈다. 힘에서 밀린 이종현은 바깥으로 빠져 외곽슛을 던졌으나 림을 외면했다. 이종현은 2쿼터를 4분 정도만 뛰고 쉬었다.

    이승현은 3쿼터 첫 공격에서 이종현을 돌파로 뚫어내고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4쿼터 종료 8분 53초 전에도 70-49로 점수를 벌리는 3점슛을 꽂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4쿼터 이종현은 벤치에서 선배의 경기를 지켜봤다.

    결국 이승현을 앞세운 오리온스는 이종현이 묶인 고려대를 93-68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일정으로 대회가 열리지 못한 가운데 이승현은 고려대와 오리온스에서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특히 이승현은 국가대표 훈련으로 충북 진천 선수촌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겨내며 대회 MVP까지 올라 기쁨이 더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18표를 얻었다. 이승현은 2013년 대회 평균 14.8점 12리바운드 4.3도움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MVP는 후배 이승현에게 돌아갔던 아쉬움도 날렸다. 이날 이승현은 30분22초를 뛰며 3점슛 4개 포함, 25점 7리바운드 3도움을 올렸다. 대회 평균 14.3점 5.8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했다.

    이종현은 21분21초를 뛰며 4점 7리바운드에 그쳤다. 전날 '엉덩이 힘의 최강자' 모비스 함지훈(198cm)과 벌인 치열한 골밑 싸움의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강상재가 4쿼터 종료 7분39초 전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지는 등 고려대는 체력적 열세를 보이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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