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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폭행·위장결혼…' 장애여성 짓밟은 3명의 '악마'



사건/사고

    [단독]'성폭행·위장결혼…' 장애여성 짓밟은 3명의 '악마'

    • 2015-08-24 09:00

    대출금 탓 피해 여성 신용불량자로…혼인무효소송 진행중

     

    모텔 문을 나서며 김지연(21·가명·여)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일주일 동안 자신에게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확히 어떤 건지도 알지 못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지연씨가 세 명의 '악마'를 만난 건 지난 3월 인터넷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다.

    직장 동료들이라는 24살 동갑의 A씨와 B씨, C씨는 "캠핑을 가자"고 지연씨를 불러내 경기도 성남의 한 모텔에 가뒀다.

    돌아가며 지연씨를 성폭행한 뒤 폭행과 협박을 이어간 이들에게, 지연씨는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

    이후 지연씨는 본격적으로 이들의 범죄에 이용됐다. 인터넷 채팅으로 유인한 남자들과 억지로 성매매까지 해야 했다.

    이들의 악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급기야 A씨는 지연씨 명의로 손쉽게 대출을 받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었다.

    지연씨는 동사무소로 가 A씨가 시키는대로 혼인신고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지연씨 명의로 만들어진 휴대전화는 대포폰으로 팔려나갔고, 제2금융권으로부터 지연씨 명의로 대출받은 돈은 고스란히 A씨 일당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모든 것을 빼앗긴 후 감금 일주일이 지나서야 그들은 지연씨를 풀어줬다. 지적장애가 있는 지연씨가 신고도 제대로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연씨는 집으로 와서도 신고를 하지 않았고, 유일한 가족인 홀어머니는 노점 장사로 어렵사리 생계를 이어가는 탓에 딸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 생활고 탓 장애등급 못 받아…피의자 한 명만 '구속'

    A씨 등의 범행은 성폭력 신상정보 대상자를 관리하던 경찰에 의해 꼬리가 잡혔다.

    성폭력 전과가 있던 A씨의 정보가 등록되지 않아 이를 확인하던 중 이들이 저지른 범행의 첩보를 입수한 것.

    경찰은 추적 끝에 A씨와 B씨는 봉천동 한 PC방에서, C씨는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각각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지연씨와 이들은 한 방에서 생활했으며 지연씨는 이들의 협박 속에 탈출하거나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연씨가 A씨 일당의 불법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지연씨가 지능이 낮아 정상적 사고를 할 수 없었다"며 "겁을 주어도 다시 회유하고 조금만 잘해주면 A씨 등을 따랐다"고 말했다.

    지연씨는 지적장애가 있었음에도 장애판정을 받지 못해 정부 지원 등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평소 돈을 벌어야 해서 병원에 데려갈 여유가 없었다"고 사정을 전했다.

    A씨 일당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했으며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은 조사 당시 지연씨가 장애 판정을 받지 않아 지적 장애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일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후에야 C씨는 구속됐지만, 나머지 A씨와 B씨는 여전히 불구속 상태다.{RELNEWS:right}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C씨와 지연씨가 주고받은 채팅 내역과 A씨 등이 성매매를 알선한 내역을 확보해 C씨를 구속기소하고 A씨와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지연씨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신용불량자가 된 지연씨에게 사회복지사를 연계해 등급 등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해바라기센터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지연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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