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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김원봉 누이 "교과서에서 오빠 뺀다? 못된 짓"



사회 일반

    '암살' 김원봉 누이 "교과서에서 오빠 뺀다? 못된 짓"

     


    -고문 후유증으로 손도 못 써
    -김원봉, 공산주의자 아닌 민족주의자
    -다른 오빠, 언니는 죽임당해
    -영화 '암살'보고 오빠 생각에 눈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학봉 (김원봉 선생 여동생)

    최근 영화 '암살'로 다시 한 번 재조명을 받고 있는 약산 김원봉 선생, 그런데 앞으로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한국사 교과서에서 이 김원봉이라는 석자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15년 교육과정 중에, 김원봉 선생이 주도적 역할을 했던 민족혁명당 활동이 한국사 교과서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 이분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김원봉 선생의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계신 분입니다. 김학봉 여사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여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학봉>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재홍> 예, 반갑습니다. 김원봉 선생님과는 어떤 관계이신 거죠?

    ◆ 김학봉> 우리 오빠가 제일 큰 오빠입니다. 제가 막내이고요, 막내 동생이고요. 이름도 ‘봉’자가 들어갑니다, 저한테는.

    ◇ 박재홍> 그렇죠. 김 학자 봉자시니까. 김원봉 선생님에 대해서 어렸을 때 남은 기억이 있으실까요?

    ◆ 김학봉> 해방되고 나서 초등학교 졸업했는데, 그전에는 훌륭한 오빠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해방 되고 나서 내가 알게 됐죠.

    ◇ 박재홍> 여사님 어린 시절에는 (김원봉 선생이) 독립운동을 하시러 중국이나 이런 등지에서 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뵙지 못하셨고. 해방 후에 오빠를 직접 얼굴을 보셨겠네요.

    ◆ 김학봉> 네, 밀양에서. 그래서 (오빠가) 밀양까지 오는데 전부 다 학생들이 나와서 태극기 들고 ‘만세’하고 그렇게 맞이했어요.

    ◇ 박재홍> 참 훌륭한 오빠였고 당시 임시정부 시절 군무부장,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국방부 장관.

    ◆ 김학봉> 예. 임명해가지고 김구 선생은 주석이고 우리 오빠는 군무부장으로 임명이 돼서, 국방부 장관 아닙니까. 이렇게 갈 줄 몰랐어요.

    ◇ 박재홍> 그렇게 참 훌륭한 오빠셨는데, 북한으로 넘어가신 이후에 힘든 일을 많이 당하셨다면서요?

    ◆ 김학봉> 예. 그래 가지고 제가 경남여고 2학년 1학기에 전학을 갔는데, 그 이듬해 형사가 데리러와서 물고문을, 팔도 묶어놓고 다리도 묶어놓고 얼굴에 수건을 덮고 계속 주전자 물을 부어서… 내가 손도 못 쓰고 이렇게 됐어요.

    ◇ 박재홍> 그러셨군요.

    ◆ 김학봉> 그러고 나서 일어나라고 하면서 뺨을 때리면서 정신차리라고 하면서…그래가지고 내가 나중에 학교로 돌아왔지요.

    ◇ 박재홍> 물고문은 왜 당하셨던 거예요? 오빠가 북한으로 돌아간 이유, 이런 걸 물었던 건가요?

    ◆ 김학봉> 그 이후에 그렇게 했어요.

    ◇ 박재홍> 힘들게 오빠 때문에 고문도 당하신 건데. 오빠를 원망하진 않으셨어요?

    ◆ 김학봉> 원망이라고 하는 건… 제일 훌륭한 오빠인데. 오빠를 원망하는 것도 할 줄 모르고 그랬어요.

    ◇ 박재홍> 그러셨군요. 너무나 자랑스러운 그런 오빠였네요.

    ◆ 김학봉> 그리고 나서 밀양에 있었던 오빠, 누이는 다 잡혀가서 암살당했어요. 오빠, 누이가 다 암살당했어요.

    ◇ 박재홍> 김원봉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고, 임시정부 군무부장, 그러니까 국방장관까지 지낸 분인데. 이런 분의 가족이 이렇게 막 죽임을 당하고 고문을 당했는데 어떤 생각 드셨어요?

    ◆ 김학봉> 그래도 원망할 줄도 몰랐고요. 편지가 날아오기로, 북한에서 뭔가를 했기 때문에 그래서 서훈을 못 받게 됐다, 이렇게 편지가 날라왔어요.

    ◇ 박재홍> 국가유공자로 지정이 안 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가 앞으로 만들어질 한국사 교과서에 김원봉 선생님에 대한 내용을 빼버리겠다, 이런 계획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 김학봉> 못됐다, 어디서 그렇게 합니까? 정부에서 그럽니까? 참 못된 짓 하려고 생각하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남북통일이 안 되면 서훈도 못 받는가. 받을 수 있는 사람인데.

    ◇ 박재홍> 서훈은 커녕 역사책에서 빼버리게 되니까, 정말 서운하시겠네요. 그러면 김원봉 선생을 왜 교과서에서 빼버린다고 이렇게 한다고 생각하세요?

    ◆ 김학봉> 북한에 갔다고, 공산주의자라고 그렇게 생각해서… 자기들이 친일파들 때문에 올라간 줄 알면서 그렇게 말하면 죄받죠. 죄받습니다, 그러면.

    ◇ 박재홍> 김원봉 선생님은 그런데 공산주의자가 아니고 민족주의자였다, 이렇게 지금 알려지고 있잖아요.

    ◆ 김학봉> 네. 민족주의자고요. 해방되고 오실 때 그렇게 환영을 받고 대청마루에 올라가서 인사를 하고 이렇게 했는데. 그런 훌륭한 오빠를 갖다가 그렇게 몰면 안 되죠.

    군복 차림의 약산 김원봉 (사진=KBS 다큐영상 캡처)

     

    ◇ 박재홍> 그리고 최근에 김원봉 선생님이 등장하는 영화 '암살'이 큰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학봉> 1000만 명이나 지금 봤답니다.

    ◇ 박재홍> 여사님도 혹시 보셨어요?

    ◆ 김학봉> 7월에 봤어요.

    ◇ 박재홍> 그러셨군요.

    ◆ 김학봉> (아는) 동생하고 가서 봤어요.

    ◇ 박재홍> 보시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 김학봉> 정말로 훌륭한 오빠구나 하는 걸 느끼고. ‘내가 김원봉입니다.’ 하면서 오빠 의용대 단장을 하는 그 모자 쓰고 그것도 보이고. 그래서 학생들이 다 보려고 달려들고, 인기가 그렇게 있을 수가 없다고 하대요. 지금 1000만 명이 봤어요. 그렇게 발표하대요.

    ◇ 박재홍> 영화 속의 오빠의 모습을 보시면서, 또 과거에 해방 후에 영웅 대접을 받았던, 잠시 받았던 오빠의 모습도 기억하셨겠네요.

    ◆ 김학봉> 기억만 나나요. 너무너무 내가 울고 안 그랬습니까? 말만 하면 내가 눈물이 나요. 몸이 좀 안 좋으니까 더구나 더, 서훈받는 것도 보지 못하고 죽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오빠가 독립유공자 서훈을 못 받으신 건데. 오빠가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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