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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다리 캠페인, 효과 부족했다"



사회 일반

    "생명의 다리 캠페인, 효과 부족했다"

    - 마포 생명의 다리, 자살예방 명소가 됐지만
    - 역설적으로 자살시도자 숫자는 늘어나
    - 난간 높이기 등 물리적인 방지책 고민해야
    - 미디어의 자살 언급, 촉매로 작용하는 경우 많아

    '칸' '클리오' 등 세계 광고제 수상으로 화제가 됐던 생명의 다리, 자살률은 줄었지만 투신 시도는 2012년 15건, 2013년 93건, 2014년 184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18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현정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 정관용> 서울 마포대교가 생명의 다리로 지정이 돼서 사람들이 가까이 가면 ‘밥은 먹었어?’ 이런 문구가 나오고 여러분 다들 아마 광고나 TV를 통해서 보신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이 캠페인이 별로 효과도 없었다고 해서 일단 중단된다고 그러네요. 그리고 서울시는 새로운 캠페인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고 그러는데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할지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계신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정 교수를 연결해 봅니다. 김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김현정> 네, 안녕하세요? 김현정입니다.

    ◇ 정관용> 생명의 다리가 시작된 게 3년 전이었죠?

    ◆ 김현정> 네, 맞습니다. 제일기획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고요. 서울시하고 삼성생명에서 MOU를 체결하고 2012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 정관용> 우리 눈에 익숙한 건 사람들이 그 다리 난간 가까이에 가면 자동센서가 작동해서 위안의 말도 던지고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네, 맞습니다. 가보시면 생명의 전화도 연결되어 있고 동상도 있고요.

    ◇ 정관용> 그런데 이게 명소는 됐는데 자살예방효과가 별로 없었다고요?

    ◆ 김현정> 그게 오히려 좀 역설적인 것 같은데요. 일단은 명소가 되면 희한하게도 사람의 심리가 외국의 다른 금문교도 그렇고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중을 하고 있는 장소에 오히려 자살자의 수가 늘어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심리가 복잡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목숨을 끊고자 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또는 볼 수 있는 그런 장소를 택한다는 것이 아마도 이 생명의 다리에서 오히려 자살시도자의 수가 늘어난 것에 작용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이 숫자를 보고 참 놀랐는데 2012년에 15건 자살시도 횟수가 있었어요. 2013년에 93건, 2014년에 184건. 이건 늘어도 엄청나게 늘어난 거거든요.

    ◆ 김현정> 물론 자살시도는 늘었지만 자살에까지 사망에 이른 수는 줄어들었다고 하지만요.

    ◇ 정관용> 그것도 제가 소개하려고 했던 건데 구조율이 97%에 달하니까 자살시도자는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대부분 구조된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네. 왜냐하면 CCTV나 생명의 전화나 이런 감시체계 또한 늘어난 있는 터라서 아무래도 그쪽에서 자살을 시도했을 때는 다른 곳에서나 다른 방법으로 시도했을 때에 비해서는 구조될 확률이 높긴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엄연히, 엄격히 말해서 본다면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실패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효과가 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정관용> 참 이게 간단한 게 아니군요. 처음 그 다리 캠페인 볼 때는 여기까지 신경을 쓰고 효과 있겠거니 했는데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났어요.

    ◆ 김현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서울시가 그래서 이런 저런 사정도 있습니다마는 캠페인 중단하고 다른 아이디어를 공모한다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현정> 그런데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초반에 이렇게 나왔던 아이디어들 중에는 사실 물리적인 방안들을 오히려 설치하는 게 맞지 않겠냐 하는 아이디어들도 있었습니다마는.

    ◇ 정관용> 물리적인 거라면 아예 그 난간에서 못 뛰어내리게 막는 것?

    ◆ 김현정> 네, 지금은 상당히 그 난간이 낮기 때문에 자살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런 면에서는 물리적으로 일단은 방어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데는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요.

    당시에는 아마 비용이나 예산상의 문제로 이렇게, 제가 알기로는 생명의 다리로 조성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은 물리적으로 방어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실제로 다른 나라 캐나다나 영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금액을 들여서 방지시설을 설치했을 때는 그 자살률이 높은 다리에서는 자살률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거의 뭐 없다시피 변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체적인 국가적인 자살률이 줄어들지는 또 않았다고 보고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지만 간단하게 그렇게 다리 하나를 어떻게 바꾸거나 하는 걸로 우리나라의 자살이 과연 다 예방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 봐야 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정리해보자면 뭔가 명소화시키는 건 오히려 역효과이 크다. 그렇죠?

    ◆ 김현정> 네.

    ◇ 정관용> 그리고 심리적 접근보다는 오히려 물리적 장애물로, 난간을 높인다든지 이렇게 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 그거고. 그리고 전국가적인 자살률을 낮추는 그런 캠페인은 뭐가 있습니까, 그러면?

    ◆ 김현정> 일단은 지금 우리나라가 아무리 자살률이 높다라고 얘기를 하고 저희가 미디어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홍보를 하거나 교육을 하려는 시도는 많이 하고 있습니다마는, 전문가 측에서는. 그러나 역시나 이 자살이라는 것이 굉장히 사실은 어떤 영상화시키거나 소재화시켰을 때 흥미로운 주제로 아직도 여겨지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많은 지도층이나 연예인 포함해서 공인들이 어떠한 본인의 억울함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꾸 활용이 되고 이런 부분들이 또 언론에 굉장히 부각돼서 나타나는 것들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어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일반적으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많은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자살은 생각하고 있는 고위험군에게는 굉장히 촉매 인자가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사실 다른 선진 국가에서 자살 예방을 성공적으로 한 선진 국가들은 어찌됐건 간에 자살이라는 단어, 모든 관련 내용을 포함해서 모든 그런 관련 내용은 언론이 됐든 일상적인 대화가 됐든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그래서 누구든 생각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구체적인 방법이나 방안이나 사유나 어떤 미화되어 있는 현상들이 소개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런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쉽게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켰을 때만이 이게 또 변화가 되고 또한 사회적인 요인들이 굉장히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자살률입니다.

    이게 단순히 개인의 문제, 개인의 우울증이나 일반적인 대인관계의 갈등이 요인이라고 축소화시켜서 생각을 하면 제 생각에는 어디까지나 예방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반드시 사회적인 문제고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경제적인 문제, 문화적인 부분들 다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복합적으로 생각해서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을,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회안전망 촘촘히 해야 하고요. 결국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야죠.

    ◆ 김현정>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언론에서 이런 얘기 자꾸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인터뷰 빨리 끝내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맞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김현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 맡고 계시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김현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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