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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숨가쁜 '광폭행보'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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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카카오, 숨가쁜 '광폭행보' 약일까, 독일까

     

    카카오톡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5년 5개월. 카카오톡은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 게임'에 주력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카카오 뮤직과 카카오 페이도 가세했다.

    지난해 다음-카카오 합병 뒤부터 다음카카오는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카카오 택시는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2일에는 고급택시 서비스도 출범했다.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톡', 카카오 TV,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검색이 가능한 '샵(#) 검색'과 맞춤형 콘텐츠 제공 서비스 '채널'은 지난 6월중순부터 보름 사이 쏟아졌다.

    기업, 지자체 등과의 업무 제휴와 인수합병도 광폭행보다. 키즈노트(알림장 앱) 김기사(내비게이션 앱) 셀잇(중고거래 앱) 등 우수한 성과 보이는 회사를 인수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전기요금, 지방세 모바일 납부 '한국전력공사·서울시' 제휴 △모바일 철도 환경 개선 '코레일' 제휴 △페이와 인터넷 은행 출범에 따른 은행 및 증권사 제휴 △인도네시아 3대 SNS '패스(path)' 인수 △ 탱그램디자인 연구소 인수 △자동차 외장 수리 '키닥' 인수 등 최근 3개월 동안 알려진 제휴와 인수만 13개다.

    ◇ 숨 가쁜 광폭행보, 무리하다 "숨 넘어간다"

    숨가쁜 광폭행보에 비해 다음카카오의 2분기 성적표는 초라하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겨우 1% 늘어난 2265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403억원) 절반도 못 비친 114억원에 그쳤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전년 동기(621억원)에 비하면 5분의 1수준이다. 순이익은 214억원으로 각각 31%, 64% 감소했다.

    눈에 띄는 것은 카카오톡의 주 수익원인 게임의 부진이다. 게임 매출은 5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3% 감소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진 것이다.

    카카오택시 등 신규 서비스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건비 상승은 실적에 부담을 줬다. 2분기 영업비용은 215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 전년 동기보다는 32%나 증가했다.

    서비스가 국내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2분기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866만명으로 전분기보다 51만명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글로벌 MAU는 4807만명으로 전분기보다 13만명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다음카카오의 광폭행보에 비해 아직 이렇다할 만한 수익 모델이 없다. 합병 출범 10개월만에 출시한 고급택시 서비스가 첫 수익 모델이다.

    ◇ 비슷하고 복잡하고 산만한 확장…"IT 업계에는 치명적" 네이트온처럼 될 수도

    한 IT 전문가는 "합병 탓에 다음카카오는 복잡해졌고 주의 산만한 확장은 핵심 동력의 집중을 방해한다"며 "속도가 생명인 IT 업계에서 이는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한 가지 예가 최근 선보인 '채널' 서비스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심심할까봐" 동영상, 뷰티,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넣었다는 게 다음카카오의 설명이다. 그러나 채널에는 다음 모바일 앱 콘텐츠를 그대로 옮겨 온듯한 중복 콘텐츠가 많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복되고 비슷한 콘텐츠와 많으면 자기 식구인 다음 모바일 앱을 갉어 먹을 수 있다"며 "네이버를 이기고 다음을 살려야할 카카오톡이 다음을 죽이고 카카오톡을 살리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일단 하고 보자"식의 행보도 불안 요소다. 카카오톡에 게임을 붙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애니팡' 이 '팡' 터졌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페이지도 만들었다. 글이나 영상 등의 콘텐츠를 유통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콘텐츠가 늘지 않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이번 '채널'은 다음의 콘텐츠를 가져왔다. {RELNEWS:right}

    다음카카오는 플레인, 브런치 등 블로그 서비스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는 트위터 창업자가 만든 '미디엄 서비스'를, 플레인은 '인스타그램을 의식한 듯한 서비스'라며 "베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창의적이지 않고 가져오기만 하는, 산만한 콘텐츠와 플랫폼 확대는 네이트온처럼 몰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 상생 혹은 독점…"다윗이 되느냐 깡패가 되느냐" 그것이 문제

    카카오택시로 성공을 다음카카오가 후속 서비스로 대리기사 앱을 검토하면서 대리기사 업계를 중심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뜨겁다. 20%가 넘는 높은 수수료에 힘겨웠던 대리기사는 '환영'이지만 수천명의 대리운전 사장들과 수만명의 콜센터 상담원이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뿐만 아니라 배달앱, 주차 대행, 퀵서비스 등도 검토하고 있어 관련 업계 중소기업 대표들은 모두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현재 행보는 혁신이 아니라 문어발식 확장"이라면서 "던진 돌이 골리앗을 향하면 '다윗'이 되지만 동네 아이들을 향하면 '깡패'가 된다"며 비판했다.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려면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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