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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산다' 한화 vs '내일을 본다' SK



야구

    '오늘만 산다' 한화 vs '내일을 본다' SK

    '과연 누가 웃을까' 올해 벼랑 끝 전술로 한화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왼쪽)과 시즌 초중반 신중 모드에서 후반기 반격을 노리는 SK 김용희 감독.(자료사진=한화, SK)

     

    올해 가을야구 막차 티켓은 과연 누가 쥐게 될까. 내일이 없는 벼랑 끝 야구를 펼치는 한화일까, 먼 길을 가기 위해 오늘보다는 내일을 바라봤던 SK일까.

    두 팀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10일 현재 한화가 51승50패로 5위를, SK가 48승48패2무로 0.5경기 차 6위다.

    당초 한화는 지난달 25일 이후 약 2주 간 5위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4일 SK가 한화를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일주일 새 순위가 다시 바뀌었다. 이런 혼조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두 팀의 대결은 올해 상반된 색깔을 보이고 있어 더 관심을 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는 시즌 내내 포스트시즌식 선수 운용으로 만년 하위팀의 반등을 이끌고 있고, 김용희 감독의 SK는 한 템포 쉬어가는 야구로 후반기 반격을 노린다.

    ▲'꼴찌' 한화 반등 위한 '벼랑 끝 전술'

    한화의 숨가쁜 행보는 일견 예상된 부분이다. 최근 6년 동안 5번,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였던 팀 순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쩌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게 당연하다.

    없는 살림에 팀을 꾸려가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성근 감독이기에 한화는 미래를 보기보다는 올 시즌 승부수를 띄웠다. 예전 8, 90년대 태평양과 쌍방울 시절 김 감독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바 있다. 또 지난 2002년 LG의 한국시리즈 진출도 견인했다.

    특히 얇은 투수층의 한화는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을 의미하는 퀵후크와 함께 필승 불펜의 과부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8승8패 1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3.86으로 맹활약 중인 '불꽃 남자' 권혁은 91이닝을 소화하며 전체 24위를 달리고 있다. 10개 구단 불펜 중 1위인 데다 어지간한 4, 5선발보다 많이 던졌다. 권혁은 2009년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80⅔이닝)을 벌써 넘겼다.

    '눈물겨운 투혼' 올해 전체 투수 중 등판 경기 1위를 달리는 한화 박정진(왼쪽)과 불펜 투수 중 소화 이닝과 투구수에서 1위를 기록 중인 권혁.(자료사진=한화)

     

    불혹의 남자 박정진은 66경기 출전으로 10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이 나왔다. 권혁(60경기)보다 이닝(85⅔이닝)에서는 뒤지지만 불펜 대기 중 투구까지 합하면 부담감은 못지 않다. 6승1패 1세이브 15홀드 ERA 2.84를 기록 중인 박정진 역시 생애 최고 시즌이다.

    특히 이들은 큰 점수 차에도 등판해 논란을 키웠다.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 원정에서 박정진은 6점 차로 앞선 6회말 등판해 3이닝을 던졌고, 권혁은 8점 차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권혁은 최근 3경기 연속 등판해 70개의 공을 던지기도 했다. 5회 이전 선발 투수 강판인 이른바 '퀵후크'는 한화의 또 다른 특징이다.

    김 감독은 "요즘 야구에서는 5점 이상 점수 차도 안심할 수 없다. 다른 팀도 그런 점수 차에 필승조가 투입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김 감독이기에 한화 야구는 '오늘만 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 인내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반면 SK는 꾸준한 인내심 속에 조용히 반등을 노려왔다. 오늘도 중요하지만 내일을 바라보는 움직임이었다.

    지난 시즌 뒤 이만수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용희 감독은 취임일성으로 '시스템 야구'를 밝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팀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이길 경기에 나설 필승조의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올 시즌 선수단 운용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중반까지 SK는 당장의 승패에 연연하기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조절해 8월 이후 대반격을 다짐하는 정중동의 자세를 보였다. "한 시즌이 전쟁이면 매일 경기는 전투"라면서 "모든 전투를 이길 수는 없지만 전쟁에서는 이길 것"이라는 김 감독의 발언은 SK의 시즌 운용 방안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우린 준비됐어요' SK 불펜을 이끌고 있는 문광은(왼쪽부터)-박정배-윤길현-정우람.(자료사진=SK)

     

    특히 필승조 투입에서 선수들의 등판을 안배해왔다. SK 투수 중 최다 경기 출장은 정우람으로 51경기(54이닝)으로 전체 6위다. 윤길현과 전유수가 12위(47경기)고, 각각 45이닝과 53이닝을 던졌다. 문광은이 16위(45경기 45⅔이닝)다. 1이닝 안팎으로 이닝 관리가 잘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아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제 순위 싸움의 중대 고비가 온 상황에서 아직도 불펜 안배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9일 케이티와 홈 경기가 대표적이다. 흔들리던 문광은 교체 타이밍을 놓쳐 패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지난주 SK는 팀 ERA가 9.00으로 최하위였다. 한화(4.75)의 거의 2배였다.

    영화 '아저씨'에서 주인공 원빈이 분노에 차서 내뱉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는 말은 지금도 명대사로 회자된다. 영화에서는 원빈의 말대로 됐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한화는 최근 가세한 에스밀 로저스를 비롯해 향후 합류할 최진행, 제이크 폭스, 이용규 등 잠재 전력에서 박희수가 돌아올 SK보다는 앞선다. 그러나 SK는 한화보다 잔여 경기가 3경기가 많다. 과연 한화와 SK가 벌이는 5위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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