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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백사장 아래에 무슨 일이?



사회 일반

    해운대 백사장 아래에 무슨 일이?

    모래복원 이후 배수 안 돼 웅덩이 생기고 파라솔 설치에 건축용 드릴 사용

    백사장 복원사업으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폭이 두 배 가량 넓어졌지만, 모래가 달라졌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이 백사장 복원 사업으로 백사장의 폭이 두 배나 넓어졌지만 모래 아래에 갯벌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백사장을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잿빛 흙이 나오는데, 파라솔을 꼽기 위해 건축용 드릴을 사용해야 할 정도다.

    지난 8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모래를 파고 들어가자 30cm 깊이도 채 안 돼 잿빛 흙이 드러난다.

    장소에 따라 모래 두께의 차이는 있지만, 백사장 대부분 지역이 딱딱한 흙 위에 모래가 덮여있는 형국이다.

    파라솔 설치를 위해 건축용 드릴을 사용해야한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딱딱한 흙이 모래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과거 못 보던 풍경도 생겨났다.

    예년 같으면 두 손으로 잡고 흔들면 꽂히던 파라솔이 이제는 건축용 드릴로 구멍을 뚫어놔야 겨우 설치할 수 있다.

    한 파라솔 대여업자는 "예전에는 파라솔을 흔들면서 힘을 주면 쑥 들어갔는데, 이제는 바닥이 딱딱해서 그렇게 못한다"며 "건축용 드릴로 먼저 구멍을 뚫어놓고 파라솔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모래 두께가 얇아지다 보니, 모래찜질을 하는 피서객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김모(62)씨는 "우리끼리 하는 말로 지금 해운대 모래를 '떡모래'라고 한다"며 "입자가 작고 몸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데, 모래찜질을 할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모래 아래 흙으로 인해 백사장 내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비만 오면 웅덩이가 생겨버린다는 것이다.

    실제, 해수욕장 측이 아이들을 위해 설치한 모래성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장마 이후 생긴 웅덩이의 물이 빠지지 않아 철거됐다.

    모래 입자가 과거에 비해 작아져 바람이 불면 모래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3년 동안 백사장 복원 사업을 하면서 대량의 서해 EEZ 모래가 해운대에 투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에 비해 모래 입자가 작아졌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이에 대해 해수욕장 측은 "밀도가 다른 모래가 뒤섞여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자연유실과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올해 말쯤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NEWS:right}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백사장을 넓히려다 해운대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이른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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