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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원하는 것 다 해준다? 배신당할 수 있어”



정치 일반

    “재벌 원하는 것 다 해준다? 배신당할 수 있어”

    경제성장률,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 확실.

    - 임금 피크제가 청년 고용 보장할 수는 없어.
    - 서비스업 규제 완화, 공공성 훼손할 우려 커.
    - IMF 때와 상황은 반대인데 비슷한 정책?
    - 정책 기조 바꾸지 않으면 더 큰 문제 생길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6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정관용>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도약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를 내놓았죠? 4대 개혁 얘기가 나왔고 예상했던 대로 노동개혁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8.15 특별사면 명단에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회장 포함될 것으로 오늘 알려졌고요. ‘이처럼 노동개혁을 강행하고 한편으로 재벌에 기댄다면 배신당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셨죠. 지금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의 정태인 소장의 주장입니다. 연결해 보죠. 정 소장님 나와 계시죠?

    ◆ 정태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배신당할 수 있다? 무슨 말이에요?

    ◆ 정태인> 재벌이 원하는 걸 다 해 주면 투자를 늘려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마 맞지 않을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오늘 발표문에 보면 OECD 평가 1위인 경제혁신계획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자료는 없고요. 다만 OECD에 제출한 자료에 우리나라가 4.4%의 성장률을 올릴 것이다라고 제출을 했으니까 성장률이 가장 높았죠. 2%대로 확인이 된 거니까 엉터리 자료를 가지고 세계 1위로 다른 나라들이 칭찬을 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부터가 엉터리이고 바로 그런 것처럼 정부가 지금 여러 가지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혁신을 하면 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그게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는 얘기죠.

    ◇ 정관용> 그 근거는요?

    ◆ 정태인> 지금 당연히 경제성장률은 계속 4% 가까이 예측을 해 왔는데 대체로 1% 포인트 정도 낮아졌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정태인> 그게 가장 많이 틀린 곳이 어디냐면 소비예요. 소비 우리나라 GDP 50%인데 그게 3%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했지만 계속 1%대였고 더 나쁜 건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된지 2년째가 됐거든요. 수출 부분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수출이 안 되면 또 대기업 투자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경제성장률이 한동안 굉장히 낮을 것이다. 이건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데 사실은 과거의 정책기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니까 더욱더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제가 배신당할 것이다라고 쓴 것이죠.

    ◇ 정관용> 재벌 편들어주면 재벌이 투자할 것 같지만 아니다, 성장률 안 올라간다, 이 말이죠?

    ◆ 정태인> 네.

    ◇ 정관용> 노동개혁은 재벌 편들어주는 겁니까? 그렇게 해석하세요?

    ◆ 정태인> 꼭 그렇지는 않죠. 저는 이번에 임금피크제를 강조하고 노동개혁을 청년고용이랑 연결한 걸 보면 고민이거든요. 왜냐하면 임금피크제가 나오고 정년연장이 나온 건 사실 연금 때문이에요. 지금처럼 정년을 단축하고 연금을 빨리 지급하면 연금의 부실화가 일찍 진행될 테니까 늘린 거거든요. 늘리다 보니까 이제 대기업이, 특히 기업들이 임금비용에 문제가 생기니까 그걸 임금피크제로 좀 임금비용을 줄여주자는 건데 저도 그 정책에는 찬성을 합니다. 그게 청년일자리를 늘릴 것이다라고 하는 건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임금비용이 조금 줄면 그 돈으로 청년을 고용할 수 있는데 그렇게 늘어나리란 보장은 또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농담하자면 CBS의 변상욱 부장 같은 분이 임금이 상당히 높을 텐데 정년 늘려주고 그걸 반으로 줄인다고 해서 새로운 기자를 더 고용한다? 이건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안 그럴 가능성이 지금 더 높다는 거죠.

    ◇ 정관용> 그건 그렇게 할지 한번 지켜보죠. CBS가 어떻게 하는지. 어제 제가 한국노총위원장 출신이죠.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용득 최고위원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그분이 과거에 금융노조 위원장 할 때 앞장서서 임금피크제를 해 봤다. 그런데 신규채용을 늘리는 게 전혀 아니더라. 오히려 여행원들 비정규직화, 이런 것만 가속화시키더라. 그러면서 그분이 강조하는 건 임금피크제가 됐건 뭐가 됐건 이런 건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야 되는데 이걸 어느 한 쪽을 편들면서 힘의 균형을 깨트리면 예상한 결과가 아니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지적하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정태인>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야 된다는 건 박 대통령도 오늘 얘기를 몇 군데서 했어요. 실제로 사실 연금문제하고 그 다음에 청년고용 문제 같은 건 사실 노동시장만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사실 이건 생산시장이나 우리나라 경제구조 전체에 해당되는 얘기이기 때문에 노사정의를 넘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있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하기 굉장히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서 지금 가장 실효성이 있고 정말로 실행한다면 효과가 있는 것은 노동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인데 그러려면 정말 대규모의 사회적 타협이 일어나야 되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임금피크제라고 하는 제가 보기에 괜찮은 정책 하나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것같이 얘기하고 그래서 청년들을 위해서 양보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작은 정책 하나 가지고 너무 과장을 했다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오늘 노동개혁만 얘기한 것이 아니라 또 서비스산업 부문도 강조했습니다. 지금 3년 이상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에 묶여있다. 이 법안만 통과되면 투자규모가 34% 이상 늘어난다. 대표적인 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그다음에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이것 바꾸면 투자가 정말 34% 늘어납니까? 어떻게 보세요?

    ◆ 정태인> 이게 34% 늘어난다는 게 대한상의 조사인데 일반적으로 기업들한테 지금 투자를 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기본적으로 수출이 안 되는 건데 그거야 우리랑 관계가 없으니까 규제 때문에 할 수 있는 투자도 못 한다, 이렇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 다 합쳐놓아서 34%라는 게 나왔다는 건데. 물론 조금은 늘어나겠죠. 규제를 완화하면 하고 싶었던 걸, 못 하던 걸 하게 되니까. 예를 들어서 학교 옆에 관광호텔 세운다든가 또는 병원 안에 호텔 세운다든가 이런 거는 좀 늘어날 텐데. 그게 과연 우리나라 경제를 바꿀 정도로 클 건지가 첫 번째 문제고요. 두 번째는 서비스산업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서비스산업이 특히 공공서비스는 국민들의 기본적인 권리하고 직접 연관돼 있잖아요. 의료라든가 이런 것들. 그런데 그걸 완화했을 때 공공성을 회수하는 문제를 고려를 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삼성이 굉장히 훌륭한 병원이지만 거기에다 방역을, 방역이라고 하는 공공서비스를 맡기는 건 잘 안 되는 얘기거든요. 예를 들어서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로 금융혁신이 많이 일어났고 금융시장이 굉장히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거든요. 관계없이 일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서비스 규제 완화가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건 의문스럽고 오히려 그것이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은 굉장히 철저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일이고 제가 보기에는 국회에서 그런 부분을 문제 삼고 있거든요. 그런데 마치 그것 때문에 경제성장이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그야말로 정치적 공세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노무현 정부 때 비서관 하셨기 때문에 제가 드리는 질문인데. 노무현 대통령도 사실 한.미 FTA 할 때에 아주 중요한 논거의 하나로 우리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면서 우리 서비스산업 시장을 키우고 투자도 늘려야 한다는 얘기를 노무현 정부 때부터 많이 했었던 것 같거든요.

    ◆ 정태인> 그랬죠.

    ◇ 정관용> 그런데 왜 잘 안 됩니까, 그게?

    ◆ 정태인> 서비스산업이 규제만 안 하면 투자가 일어나서 뭔가 잘 될 것 같지만 그렇게 쉽게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지금 제조업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갑자기 서비스산업으로 이전하는 것도 쉽지는 않고요. 지금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고 좀 탄탄하게 하는 방법은 제조업 연관 투자를 늘리는 것이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이나 모든 대통령이 경제성장률이 안 올라가고 특히 대기업 투자에 문제가 생기면 총수들한테 하소연을 해요. 왜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한지 얼마 안 돼서 5월 달에 삼계탕 집에서 모임 했잖아요. 그때 나온 게 영화에 관한 규제 완화랄까 이런 얘기들을 총수들이 했는데. 결국엔 그걸 들어줬어도 투자는 별로 늘어나지 않았었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규제 완화 해봐야 효과 없다, 한마디로?

    ◆ 정태인> 효과가 없는 것보다는 효과가 약간 있을 수 있지만 공공성 훼손이 훨씬 더 큰 문제가 될 거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는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이지 않습니까?

    ◆ 정태인> 네.

    ◇ 정관용> 뭐로 가야 합니까?

    ◆ 정태인> 우리가 오늘 박 대통령 담화를 보면서 바로 제가 드는 의문은 지금 4대 개혁이 노동 개혁, 공공부문 개혁, 금융 개혁, 교육 개혁이잖아요? 그런데 IMF 때, IMF 외환위기 때 국민의 정부 4대 개혁이 노동개혁, 공공부문 개혁, 금융 개혁 그리고 재벌 개혁이었어요. 재벌 개혁과 교육 개혁만 빼고는 다 똑같거든요. 그런데 IMF 외환위기 때는 너무 투자를 많이 해서 과잉투자가 문제였던 거고 또 총수요가 너무 많아서 문제였던 거거든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만큼. 지금은 완전히 거꾸로잖아요.

    ◇ 정관용> 반대죠.

    ◆ 정태인> 투자가 너무 적어서 문제이고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인데 거의 똑같은 정책을 쓴다는 건 뭔가 잘못된 거고요. 수출이 잘 안 되는, 환율로 인해서 수출이 늘어나는 게 잘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내수를 늘려야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어떤 구조개혁이라는 건 대부분 노동해고의 자유라든가 해서 오히려 노동자 몫으로 돌아가는 걸 줄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업이 그러면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게 되는데 투자가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노동자가 더 많은 돈을 가지는 게 내수 증가, 그러니까 수출은 안 되니까 내수에 의한 성장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고 투자를 안 하면 투자를 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건 기초투자를 하는 거거든요, 정부가 하는 일은. 그건 생태투자라든가 이런 인프라투자를 하는 것이 기업들의 유발투자를 불러일으켜서 생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거죠. 그렇다면 여태까지는 수출을 위해 임금을 줄여서 경쟁력을 높여야 된다가 정책기조였잖아요. 50년간 기조였는데 그게 바뀌게 되는 거고 그건 IMF도 그런 얘기를 지금 하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임금이나 이런 것들을 높이고 복지 높이고 이래서 내수를 키워야 한다, 이 말씀이시죠.

    ◆ 정태인> 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그런 대전환. 글쎄요. 빨리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네요.

    ◆ 정태인> 네. 그건 사실은, 그래서 사회적대타협이 필요하고 연금, 노동 다 그런 것들이 필요한 거죠.

    ◇ 정관용> 네. 그런데 그런 움직임은 안 보인다, 이런 말씀입니다.

    ◆ 정태인> 네.

    ◇ 정관용> 수고하셨어요.

    ◆ 정태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의 정태인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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