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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9일… 제발 살인범 꼬리표만 떼달라"



사건/사고

    "앞으로 19일… 제발 살인범 꼬리표만 떼달라"

     


    -목격자였던 최 모씨, 경찰 폭행으로 거짓 자백
    -최 모씨, 범죄자 낙인으로 사회생활 힘들어
    -진범은 자백하고도 무혐의 처분 받아
    -검찰, 과오 인정 못하고 증거내놓으라 소극적
    -대법원, 진실 여부 제대로 가려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진범으로 몰려 징역 10년 산 최 모씨 아내), 황상만 (군산경찰서 전 형사반장)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쯤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한 택시기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일명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당시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건 만 15세였던 소년 최 모씨였습니다. 그런데 2003년에 자신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자백한 김 모씨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결국 최초로 범인으로 지목됐던 최 모씨가 10년간 복역을 해야 했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최 모씨 아내의 목소리 들어보고요. 이어서 사건을 수사했고 진범이 따로 있다고 주장하는 황상만 전 형사반장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 ○○○> 예.

    ◇ 박재홍> 경찰이 처음에 목격자였던 남편을 어떻게 범인으로 지목한 건가요?

    ◆ ○○○> 이게 아기아빠가 목격자로 나섰다가 일을 하려고 천안으로 올라갔는데 경찰쪽에서는 도망간... 그런 걸로 해서 그렇게 됐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당시에 목격자였는데 그 지역을 이동했는데 그것을 도주로 오인한 것이었다?

    ◆ ○○○> 예.

    ◇ 박재홍> 그러면 경찰이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한 근거는 뭐였습니까?

    ◆ ○○○> 근거라고 하는 건 그냥 아기아빠가 봤다는 거, 그거 하나로.

    ◇ 박재홍> 현장에 있었다는 그 하나밖에 근거가 명백하게 없었다?

    ◆ ○○○> 예.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남편분의 어떤 자백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 자백은 어떻게 얻어낸 건가요, 그러면?

    ◆ ○○○> 그 자백은 경찰관들의 가혹한 폭행, 잠 안 재우고 힘들게 해서 아기아빠가 이러면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백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어떻게 폭력을 행사했나요?

    ◆ ○○○> 처음부터 경찰서로 간 것도 아니고 여관방으로 데리고 가서 두꺼운 책을 주면서 ‘네가 범인이 아니면 범인을 찾아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안 했어요, 안 했어요.’ 하면 더 때리고. 한 분은 뒤에서 누르면서 한 분이 때리고 했다 하더라고요.

    ◇ 박재홍> 범행을 부인하면 두 사람이서 함께 폭력을 행사했다는 말씀이네요. 그게 2000년도에 있었던 일이라고 믿어지지가 않는데 그 당시에 변호인의 도움이라든지 이런 걸 요청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나요?

    ◆ ○○○> 변호사한테도 요청을 해도 변호사분도 ‘네가 했으니까 감형을 하자.’ 그런 식으로밖에 도와주질 않았어요.

    ◇ 박재홍> 그런데 2003년에 진범이라고 자백한 김 모씨가 등장했잖아요. 아마 남편도 감옥에 계시면서 그 사실을 아셨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 당시에 '그러면 풀려나겠구나' 그런 기대감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당시에 어땠나요?

    ◆ ○○○> 아기아빠도 알고 있었대요, 그때 '아, 내가 이제 진범이 아니니까 나가겠구나' 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 진범은 풀어주고 자기가 더 살게 됐다 하더라고요. 그 진범을 왜 풀어줬나 자기도 의문이었다고 해요. 자기는 범인이 아닌데.

    ◇ 박재홍> 남편 말씀에 따르면 남편이 억울하시지만 전과가 생긴 거 아니겠습니까?

    ◆ ○○○> 예.

    ◇ 박재홍> 10년 복역까지 하신 건데. 그러면 출소 후에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

    ◆ ○○○> 불이익은 되게 많죠. 어디 하나 직장생활 하려 해도 힘들어요, 지금 경우에는요.

    ◇ 박재홍> 그렇죠.

    ◆ ○○○> 범죄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 박재홍> 낙인이 찍혀 있으니까요. 이제 재심 여부를 앞두고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네요. 현재 검찰은 항고를 한 상황이고. 공소시효는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는데 남편분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원하시는 건 뭘까요?

    ◆ ○○○> 진범 잡히고 그런 것보다는 아기아빠는 재심돼서 무죄판결이 되는 게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기 때문에요. 꼬리표가 있어서 아기한테 당당한 아기아빠가 되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박재홍> 힘드신 가운데 말씀 주셨습니다. 7개월 된 아기를 위해서도 꼭 명예회복의 길이 열리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10년간 복역했던 최 모씨 아내분을 만나봤습니다.

     

    ◇ 박재홍> 이번에는 당시 사건을 맡았던 황상만 전 형사반장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반장님, 나와계시죠.

    ◆ 황상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앞서 최 씨의 아내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당시 상황을 한번 정리해 보죠. 그러니까 최 모씨가 살인 유죄를 받고 10년형을 살고 있는데. 중간에 스스로 진범이다 이렇게 밝힌 김 모씨가 등장한 거잖아요. 그 김 모씨가 진범이라고 어떻게 잡으신 거예요?

    ◆ 황상만> 이제 내사를 하다 보니까 김모 씨의 친한 친구 임 모씨가 그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고요. 말하자면 첩보를 흘리게 돼서 알았죠. 그 친한 친구부터 저희들이 신병 확보를 해서 그 사건에 대한 전말을 다 진술로 받게 됩니다, 자백으로요.

    ◇ 박재홍> 그러니까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보이는 김 모씨의 친구인 임 모씨가 범죄사실에 대해서 얘기했던 건데요. 그러면 어떤 얘기를 한 겁니까?

    ◆ 황상만> 어느 날 갑자기 밤중에 자기 친구 김 씨가 피가 옷에 묻어 있고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있었고, 굉장히 긴장해서 떨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물어보니까 자기가 택시기사를 칼로 찔렀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면서 칼을 보여준 겁니다. 칼을 보니까 피가 묻어 있고 사건 전체에 대해서 얘기한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본인이 직접적인 살인도 했다는 자백도 있었고. 그걸 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던 건데요. 그러면 반장님이 김 씨를 검거하신 것이 아닙니까?

    ◆ 황상만> 그렇죠.

    ◇ 박재홍> 그런데 어떻게 다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거죠. 왜 풀려났습니까?

    ◆ 황상만> 형이 확정된 사건에서는 죄의 크고 작고를 떠나서 진범이 나타나도 사법부의 신뢰나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 사법체계에 혼란이 올 수가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범인이라고 나타나도 사실은 그 사건 자체를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사안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힘이 들고요. 그리고 검사가 계속 구속영장 신청사항을 기각하고 또 들어주지 않았던 거예요.

    ◇ 박재홍> 그러면 이미 최 모씨가 2000년에 잡혀서 형 집행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범이 또 새롭게 나타나면 당시 사법부 검찰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형태기 때문에 증거를 더 찾아라 이러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말씀인가요?

    ◆ 황상만> 어차피 기록을 보면 김 군 같은 경우에는 아주 구체적으로 범행을 갖다가 진술하고 있고 자백을 몇 번 합니다. 이런 진술을 봐도 저희들이 객관적으로 보면 최 군보다는 김 군이 더 객관적인 그런 사안이 많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도 계속 안 됩니다. 검찰에서 들어주지 않는 거예요.

    ◇ 박재홍> 그래요. 이제 사실 재심의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대법원 판단이 나와 있는데요. 앞으로 이 사건이 해결된다고 보십니까?

    ◆ 황상만> 어차피 우리나라 최고의 법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고,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대법원에서는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리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이제 재심을 통해서 진실이 가려져야 한다, 이런 입장이시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상만> 감사합니다.

    ◇ 박재홍>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맡았던 황상만 전 형사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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