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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국민 8%가 꿈꾸는 고향



사회 일반

    [행간] 국민 8%가 꿈꾸는 고향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인데요. 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가장 참혹했던 전쟁으로 기억하는, 이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국민의 8%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국민 8%가 꿈꾸는 고향,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홍영표 통일부 장관이 분단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전체 국민의 8%에 불과하다, 이런 얘기를 꺼냈어요.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에 여러 얘기를 했지만 8%라는 말을 딱 듣는 순간 가슴에 확 꽂히던데요. 6.25를 겪은 세대가 이제 국민의 8%밖에 남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굉장히 남다르더라고요, 느낌이. 몇 십년만 지나면 6.25는 역사책이나 박물관에 가야 접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6.25 전쟁이 만든 분단체제는 언제 바뀔 수 있을까, 그런 무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8%라는 말이 나온 건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회의에서인데요. 홍영표 장관이 분단의 고착과 각종 분단비용의 증가로 민족 동질성이 약화되고 있다, 이런 말을 얘기를 하면서 분단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국민의 8%에 불과하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을 준비해서 통일과정에서 통일편익은 극대화하고 후유증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8%라는 숫자, 이 말이 던지는 의미가 클 것 같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8%에 담긴 의미를 저는 세 가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첫째로는 이산가족 문제입니다. 8%면 그냥 숫자로 따지면 그렇게 많지 않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국민의 8%를 숫자로 따지면 400만명 정도가 됩니다. 이 가운데 이산가족이 12만 9600여 명이 포함이 되어 있는데요. 이미 절반이 숨졌고 현재 6만 6800여 명만 생존해 계신 상황입니다. 6.25 발발 65주년이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생존해 계신 분들은 8, 90대 고령인 분들이 대다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계속 돌아가시고 계시잖아요. 매년 3000명 가량 돌아가시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분들 중에서 상봉 기회를 얻은 분은 10분의 1인, 1만 180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90%가 생전에 단 한 번이라도 가족을 만나기를 원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겁니다. 이산가족 상봉, 과연 그러면 얼마나 자주 이루어질까. 2007년까지는 매년 많으면 3차례, 적으면 1차례 정도는 열렸거든요.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 경쟁도 굉장히 치열했는데요. 작년 2월 20일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는 가족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크게, 넓게 보면 인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족을 지척에 두고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의 열망이라든가 염원 이런 것들을 지금 남북한 모두 도외시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양쪽 어느 쪽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려고 하는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박재홍> 8%에 담긴 두번째 의미는 뭡니까?

    ◆ 김성완>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였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92%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8%를 뒤집어놓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큰 숫자가 되어 버리는데요. 우리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학창시절부터 많이 배워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배경에는 남과 북이 하나라는 인식, 민족동질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92%는 그 동질성을 단 한 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세대입니다.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것하고 실제로 몸으로 배우는 것하고는 큰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월 두 차례 전국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82%가 통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응답을 했는데. 사실 그건 몸으로 배웠다기보다는 우리가 계속 교과서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얘기해 왔기 때문에 통일을 얘기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민족의식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왜 통일이 필요합니까라고 물어봤을 때 ‘우리가 같은 민족입니다’라고 얘기한 사람이 40%밖에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청소년층으로 내려가면 상황이 조금 더 심각해지는데요. 통일부 조사가 있었는데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010년에는 66%였습니다, 응답한 청소년들이요. 그런데 지난해 53%로 감소했습니다. ‘왜 우리가 굳이 통일을 해야 합니까’라고 얘기하는, 반문하는 청소년이 절반 가량이 된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우리만 이런 게 아니라는 게 저는 사실 좀 더 충격적이었는데요. 북한은 통일에 대해서 우리보다 더 적극적이다, 우리가 TV 화면으로 보면 입에 통일을 달고 살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북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더라는 겁니다. 통일연구원이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 100명을 조사를 했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통일, 통일 얘기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통일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이런 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황이 지금 심각하다는 거고요. 그러니까 92% 정도가 통일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절박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 문제에 대한 교육이 좀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 세번째 의미는 뭡니까?

    ◆ 김성완> 남북이 하나라는 인식이 사라진 뒤에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건 숙제이기도 할 것 같은데요. 정부는 초등학교 때부터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더 강화하고 있다, 더 강화하겠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억지로 통일의 필요성을 주입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상대방을 향해서 핵을 겨누고 지금 툭하면 군사연습을 하고 최첨단 무기를 들이대고 이런 상황이잖아요. 우리가 평화라는 말을 잊고 산 지가 굉장히 오래됐다,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입니다. 백 번 읽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 이런 말이 있는데요. 이제 통일에 대한 접근법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북은 우리가 흡수통일을 노리고 있다, 이렇게 지금 굉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는 통일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데 왜 통일은 안 되는가 이런 문제인데요. 이제 통일은 경계의 문제가 아니라 교류의 문제로 이해해야 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만 경계를 허물어뜨리려고만 하면 체제경쟁이 되고 서로 적대시하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어제 홍영표 장관이 남북관계를 고 유재하 씨가 부른 노래 ‘가리워진 길’에 빗대서 얘기를 했는데요. 아시다시피 가사가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싸인 길’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남북 교류는 보이지 않는 길이 아니라 지금 당장에라도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우리 바로 앞에 보이는 길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의 8%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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