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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일어설까' 역대 음주 사례로 본 가능성은?



야구

    'LG 일어설까' 역대 음주 사례로 본 가능성은?

    '믿었던 찬헌이가 돌을 던지다니...' LG는 올 시즌에 앞서 양상문 감독(왼쪽)이 선수들의 음주에 대해 강력하게 주의를 줬지만 지난 22일 정찬헌이 음주 사고를 내면서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자료사진=LG 트윈스)

     

    가뜩이나 하위권에 처진 가운데 주축 투수의 '음주 악재'까지 터진 LG. 22일 새벽 정찬헌(25)이 음주 운전을 하다 서울 강남구에서 접촉 사고를 내면서 3개월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 중징계를 받았다.

    LG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22일까지 9위에 머물러 있다. 30승38패1무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와는 4.5경기 차, 가열한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정찬헌은 LG 계투진 중 가장 많은 44이닝을 던지며 3승6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ERA) 5.52를 기록 중이었다.

    불펜의 핵심 선수를 잃은 셈이다. 더욱이 LG는 새 외국인 루이스 히메네스 영입 이후 지난주 3승1패 상승세로 전환할 기미를 보였던 터였다. 이런 가운데 정찬헌 악재는 LG의 반등세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과연 LG가 불의의 변수를 극복하고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룰 수 있을까. 예기치 못한 음주 사고 악재를 만났던 다른 팀들의 이전 사례들은 어땠을까.

    ▲2013년 넥센, 잇딴 음주에 죽다 살아

    가장 최근 프로야구 음주 사고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정형식이었다. 정형식은 8월 대구에서 음주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건물 벽을 박은 사고를 냈다. 이에 삼성은 9월 4일 '임의탈퇴' 중징계로 1년 선수 생활 자격을 박탈했다. 정형식은 사고를 구단에 바로 알리지 않았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괘씸죄를 적용받았다.

    다만 정형식은 당시 삼성의 주축은 아니었다. 주전 중견수 배영섭의 군 입대 공백을 메울 후보로 꼽혔던 정형식은 그러나 박해민에게 밀려 2군에 머물러 있었다. 삼성은 큰 충격 없이 통합 4연패를 이뤄냈다. 박해민은 지난해 삼성의 히트 상품이었다.

    '그때 생각은 하기도 싫어요' 지난 2013년 잇딴 음주 사고 악재를 딛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던 넥센 염경엽 감독.(자료사진=넥센)

     

    음주 사고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팀은 2013년의 넥센이었다. 그해만 두 차례 음주 사건이 차례로 터졌고,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창단 뒤 한번도 4강에 오른 적이 없던 넥센은 그해 5월 단독 선두를 달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6월 9일 김민우(현 KIA)가 무면허 음주 사고를 냈고, 3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3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김민우의 KBO 징계가 내려진 지 3일 만에 음주 사고가 또 터졌다. 특히 김민우의 대타로 1군에 오른 선수였다. 신현철(현 SK)이 4월 8일 음주 뺑소니 사고를 저질러 불구속 기소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시기 넥센은 8연패 늪에 빠지는 등 선두 자리를 내줬다. 당시 선발 김병현(현 KIA)의 심판 항명 퇴장과 최악의 오심 등이 있었지만 잇딴 음주 사고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이 컸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선수가 아니라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면서도 "당시 악재를 극복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넥센은 그럼에도 정규리그 3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4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뒤 3연패로 가을야구를 짧게 마감했다. 한화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패하며 2위를 내준 게 컸다. 염 감독은 "그 경기를 이기고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음주 사고 여파로 연패가 짧아 1승이라도 더 챙겼다면 순위는 달라질 수 있었다.

    ▲롯데, 잇딴 음주 사건에 항체 형성?

    이전 사례들도 보면 각 구단들이 음주 사고의 후유증이 적지 않았지만 나름 슬기롭게 극복해내긴 했다. 롯데와 두산의 경우다.

    롯데는 이전까지 프로야구 음주 사고의 대표적 케이스 정수근(은퇴)을 겪으면서 대처법을 찾아간 모양새였다. 술자리를 즐기는 활발한 성격의 정수근은 빼어난 기량과 재치있는 말솜씨에도 잇딴 음주 문제로 아깝게 선수 생활을 접었다.

    정수근은 롯데로 이적한 첫 시즌인 지난 2004년 음주 상태에서 시비가 붙어 야구 방망이를 휘두른 폭력 사건으로 KBO로부터 무기한 출장 금지 조치를 받았다. 두산에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정수근은 롯데와 6년 40억6000만 원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KBO 리그에 40억 원 시대를 열며 기대를 모았지만 첫 시즌을 92경기만 뛰었다.

    '그러고 보니 매년 음주 사고였네' 지난 2008~201년까지 롯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매년 선수들의 음주 사고 홍역을 치러야 했음에도 3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섰다.(자료사진)

     

    4년 뒤인 2008년 7월 정수근은 만취 상태에서 시민과 시비가 붙었고, 연행한 경찰까지 폭행하는 사건에 휘말렸다. 일각에서는 4년마다 문제가 불거져 '올림픽 폭행'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수근은 자숙 기간인 이듬해 9월에도 음주한 가운데 시비가 일어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다만 롯데는 2004년 최하위였으나 08, 09년에는 음주 사고에도 3위와 4위로 가을야구를 맛봤다.

    롯데는 2010년 10월 내야수 박기혁(현 케이티)이 음주 단속에 적발됐지만 어쨌든 4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2012년 12월에는 우완 고원준(상무)이 음주 접촉 사고를 냈다. 이미 시즌이 끝난 뒤라 벌금 200만원, 장학금 500만원 징계만 받았다. 그 시즌도 롯데는 가을야구는 했다.

    두산은 지난 2010년 시즌 막판이던 9월 마무리던 이용찬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이용찬은 25세이브로 구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린 두산은 정규리그 3위로 진출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이용찬을 명단에 올렸지만 하루 만에 다시 제외시켰다. 결국 두산은 삼성에 져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올 시즌 현재까지 LG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LG는 지난해 최하위에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등 2년 연속 뒷심을 보이며 유광 점퍼를 입었다. 이전 사례들을 봐도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과연 올해 정찬헌 음주 악재를 극복하고 3년 연속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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