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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번식력 '단풍잎 돼지풀'서 피부미백 물질 발견



날씨/환경

    미친 번식력 '단풍잎 돼지풀'서 피부미백 물질 발견

    아까시나무 등 외래종 6종에서 항균물질 등 발견… 귀화식물이 효자식물로

    단풍잎 돼지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제초 작업을 해본 사람은 다 아는 매우 악명 높은 풀이 있다. 다름 아닌 '단풍잎 돼지풀'이다.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져있는데 집단으로 자라는데다 어른 키 이상으로 무성하게 자란다.

    장마철에는 하루에도 수십 센티미터씩 자라나 베어내도 베어내도 다음날 보면 또 생겨나는 등 골칫거리다. 게다가 주변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초가을에 날리는 꽃가루는 각종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북미가 원산지로 귀화식물인 단풍잎 돼지풀은 국내에는 1970년 이후 서울 근교의 하천부지와 임진강변, 춘천 등에서 번식하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생태계 교란 생물종으로 지정해 해마다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무서운 번식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무서운 번식력에 주목한 과학자들이 있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고려대 송문정 교수와 대구한의대 이진태 교수, 영남대 백광현 교수, 엔솔테크 김양선 박사 등 공동연구팀과 함께 단풍잎 돼지풀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들은 단풍잎 돼지풀에서 추출한 천연물과 분획물이 항산화 효과와 피부미백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단풍잎 돼지풀 천연물이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에 버금가는 항균력이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은 이같은 발견을 토대로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관련 특허까지 출원했다. 화장품과 치주질환 치료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도깨비가지. 북미가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생태계 교란생물종으로 지정돼 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국립생물자원관 오경희 유용자원활용과장은 "생태계 교란 생물의 강한 생명력이 잠재력 높은 산업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게다가 워낙 번식력이 강해 따로 재배하지 않아도 재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연구는 다른 외래종 식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제가 들여와 심은 아까시나무에서는 만성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허피스 바이러스 치료효과 물질을 발견했고, 미국자리공, 도깨비가지, 가시상추, 쇠채아재비 등에서 추출한 물질은 충치와 치주염 원인균에 대해 높은 살균효과를 갖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까시나무(위)와 미국자리공(아래)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들 6개 외래종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지난달까지 모두 10개의 특허가 출원됐고, 지난 4월 초에는 "미국자리공의 치주질환 개선 및 치료'에 관한 논문이 국제 학술지 몰리큘스(Molecules)에 게재되는 등 성과를 올렸다.

    국립생물자원관 오경희 과장은 "지금까지는 위해 외래종이 제거대상이었지만 산업소재로 활용된다면 발굴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인위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생태계에 간접적인 균형을 도모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 유입된 외래종의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이번에 취득한 특허는 국내 중소기업으로 이전해 제품 개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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