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목마른 농심 "4대강? 물 구경도 못했다"



날씨/환경

    목마른 농심 "4대강? 물 구경도 못했다"

    "메르스보다 가뭄이 더 무서워.."

     


    -논바닥은 갈라지고, 모도 말라가
    -4대강 공사후 오히려 지하수위 낮아져
    -혜택받는 농민? 10분의 1에 불과
    -메르스에 밀려 대책도 뒷선, 한숨만..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주경옥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농민)

    40여 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전국 국토를 메마르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내린 비도 우리 농민들의 타는 목마름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는데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내세웠던 4대강의 가뭄 해소 효과. 정작 가뭄 위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현장의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직접 농민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죠. 경기도 여주시에서 농사를 하고 있는 주경옥 씨를 연결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주경옥>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선생님 지금 현재 어떤 농사를 하고 계시죠?

    ◆ 주경옥> 저는 벼농사도 좀 짓고요. 고추 농사도 좀 많이 하고요. 과일 농사도 짓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논과 밭농사 그리고 과수원도 함께 운영하고 계시네요.

    ◆ 주경옥> 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전국에 가뭄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지금 선생님 계신 곳은 상황이 어떤가요?

    ◆ 주경옥> 여기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처럼 벼가 마르는 정도고, 논바닥 갈라지고 이런 건 더러 있어요. 물을 끌어오는 걸 포기한 농민들도 많고요. 수원이랑 거리가 머니까요.

    ◇ 박재홍> 지난 주말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었는데. 그 정도 비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 주경옥> 에이.. 여기 얼마 안 왔어요, 지금 비가 70~80mm 이상 와야 돼요. 지금 앞으로 일주일 안에 비가 안 온다면 상당한 피해 예상이 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가요? 모가 말라죽는 경우도 있습니까?

    ◆ 주경옥> 지금 천수답 같은 경우는 모가 말라죽은 경우도 더러 생기고 있는 상황이죠.

    ◇ 박재홍> 모가 말라죽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까?

    ◆ 주경옥> 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밭과 과수원은 어떤가요?

    ◆ 주경옥> 과수원도 피해가 많죠. 애들이 수분이 없으니까 과일이 크지를 못하고 그대로 맺혀져 있는 상태로 있는 거죠. 병해충도 심하고요.

    ◇ 박재홍> 그래요. 굉장히 심각한데 이거 어떡합니까, 그럼 지금 농업용수를 어떻게 공급받고 계신 거예요?

    ◆ 주경옥> 농업용수는 자가 관정, 소형 관정을 이용하기도 하고 강이나 개울에서 내려가는 물을 써야 되는데 물이 없으니까 그냥 손 놓고 있는 상황이죠 뭐.

    ◇ 박재홍> 양수기를 통해서 물을 끌어 쓰는 경우도 있으시잖아요.

    ◆ 주경옥> 대부분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쓰시면 전기세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주경옥> 그런데 농민 입장으로서 지금 수원만 있으면 전기세 같은 건 신경을 안 쓰죠. 어디가 됐든 간에 일단 물을 끌어와야죠. 자식 같은 건데요. 자식이 목말라서 죽어 가는데 약값이 많이 든다고 병원 안 갈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똑같은 심정이죠. 절박한 거죠. 농민의 입장으로서는 지금 상황이 상당히 절박한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알려지기로는 경기도 이천, 여주시 그 근방이면 4대강 사업이 추진됐던 남한강 주변 지역이잖아요. 그러면 4대강 사업 주요 취지 중에 하나가 가뭄 해소 효과가 아니었습니까? 현장에서는 혜택을 전혀 못 보시나 보네요?

    ◆ 주경옥> 저희 마을 같은 경우에는 4대강 사업해서 외려 손해죠.

    ◇ 박재홍> 손해를 보셨어요?

    ◆ 주경옥> 네, 왜냐하면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남한강을 준설하면서 6m정도를 팠거든요. 그런데 저희 동네 같은 경우는 남한강 본류가 아니고 지류 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남한강을 준설을 하면서 지류 쪽에 있는 토사나 물이 다 본류로 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지류 쪽 마을에는 지하수위가 그만큼 내려간 거죠. 또 지하수를 끌어올려서 쓰는데도 불편이 엄청 많아요.

     

    ◇ 박재홍> 그런데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세운 보에 가둔 물 때문에 4대강 본류지역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하던데요?

    ◆ 주경옥> 그건 일부 지역만, 아주 일부 지역만이죠. 광역 용수시설이 돼 있는 지구만 해당하는 겁니다. 여주시도 능선면 일부, 흥천면 일부, 이런 식으로만 혜택을 보는 거죠. 뭐.

    ◇ 박재홍> 그런 일부 지역은 퍼센트로 따지면 얼마 정도가 되는 건가요?

    ◆ 주경옥> 10분의 1도 안 되죠. 전체 농지 면적의 10분의 1도 안 돼요.

    ◇ 박재홍> 여주지역을 따졌을 경우에 말씀하시는 거죠?

    ◆ 주경옥> 그렇죠, 여주지역만. 다른 지역은 모르고요. 마을 주변에 저수지가 하나 조그마한 게 있는데 비가 안 오는 갈수기 때는 형편없는 거고요.

    ◇ 박재홍> 지금 그런데 4대강에 설치된 전국의 16개 보에 7.2억톤의 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선생님은 물 구경도 못하신 건가요?

    ◆ 주경옥> 그렇죠. 여기는 그거 하고 관계없어요. 보 인근의 최근접 마을만 좀 혜택을 보는 거지. 3~4km씩 떨어져있는 데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

    ◇ 박재홍> 그런 모습을 보시면 ‘누구를 위한 물인가. 저 물은 다 누가 쓰나?’ 이런 생각도 드시겠어요.

    ◆ 주경옥> 누군가는 쓰겠죠. 뭐.. 하나님만 알겠죠, 그 마음은...

    ◇ 박재홍> 그런 상황을 보시면 굉장히 원망스러우시겠네요.

    ◆ 주경옥> 자식이 아픈데 병원에 못 가는 심정. 애는 죽어가고 병원 건물은 저기 보이는데 돈이 없어서 못 가는 심정. 그런 심정이라고 말씀을 드리면 어지간히 제 마음이 좀 표현이 될 것 같네요.

    ◇ 박재홍> 그러네요. 자식 같은 농작물이 지금 제대로 피지를 못하고 있으니까.

    ◆ 주경옥> 저희들이 농사를 지으면 어떤 경제적인 수익도 있지만 작물을 키워서 수확을 보는 그 보람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못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좀 암담하죠.

    ◇ 박재홍> 지금 이 시점에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필요하실 것 같은데요. 우리 가뭄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제일 필요한 도움은 지금 뭔가요?

    ◆ 주경옥> 물을 끌어다줄 수 있는 장비가 보급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디에서 좀 지원을 해 주거나 그랬으면 참 좋겠는데 그게 뭐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전부 고가의 장비들이니까..

    ◇ 박재홍> 그렇군요.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농가에 대한 대책이 좀 필요해 보이네요.

    ◆ 주경옥> 네. 메르스를 얘기하는 것만큼 관심을 가져야 되는데. 메르스를 더 취급을 많이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참 그렇게 너무 인심이 박해.. 그 부분에 농민들한테는...

    ◇ 박재홍> 그래요.

    ◆ 주경옥> 제가 더 심하게 말을 하고 싶은데, 에이.. (한숨) 안 할랍니다. 하면 뭐해요. 해 봐야 이미지만 나빠지는 것 같아서 나 안 하는 거예요. 진짜로. 울면서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내가 지금 참고 있는 거예요.

    ◇ 박재홍> 선생님 오늘도 수원, 물을 끌어오시기 위해서 고생 많이 하셔야겠네요. 빨리 비가 많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주경옥> 네.

    ◇ 박재홍> 경기도 여주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주경옥 씨를 만나봤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