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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북한 6.15 성명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



통일/북한

    [행간] 북한 6.15 성명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는요?

    ◆ 김성완> 6.15 남북공동선언발표 15주년을 맞은 어제, 북한이 주목할 만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단순히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차원 이상의 의미를 담았는데요. 북한 6.15 성명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북한의 성명이 어떤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는 말씀이죠?

    ◆ 김성완>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둘째는 6개월 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다시 상기시켰다, 이점 때문입니다.

    ◇ 박재홍> 첫번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이다, 왜 이 부분을 주목하셨어요?

    ◆ 김성완> 좀 낯선 거 같지 않으세요? 보통 북한에서 대남비방전할 때 어떤 명의로 발표를 합니까? 조평통이라고 해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가 주로 나오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성명? 아마 거의 들어보신 적이 없으실 텐데요. 왜냐하면 북한이 정부 성명을 발표할 때는 가장 높은 수준, 가장 권위를 갖는 성명을 발표할 때 바로 이 명의를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랑 비교를 하면 외교부 성명하고 청와대가 정부 명의로 발표하는 성명이 다르다, 이렇게 느끼는 것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성명을 북한이 자주 발표하겠습니까? 우리도 자주 발표하지 않겠죠. 아주 중요한 입장을 전달할 때 주로 이 성명을 발표를 하는데요. 최근 10년 동안 한 10여 차례 정도밖에 발표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드문 성명입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의 핵개발 단초가 됐던 핵무기비확산조약, NPT 탈퇴할 때, 이때가 1993년이었고. 재가입했다가 다시 탈퇴했던 게 2003년. 이때 바로 이 성명을 발표를 했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지금까지 과거 사례로 말씀을 드리면 딱 한 번 발표를 했었고요. 이번까지하면 두 번 발표를 했는데요. 그러니까 아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 발표하는 성명입니다. 작년에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 파견할 때 그때 이 성명을 발표했었는데요. 이때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했다는 단순히 그 이유가 아니라 그때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최룡해 당비서, 이런 사람들이 전격적으로 남측을 방문을 했잖아요. 이때 남쪽을 방문했던 북한 인사로서는 역대 최고위급 인사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를 특별히 담아서 발표를 할 때 이 성명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제가 성명, 성명하니까 헷갈릴 수 있겠지만 방금 전에 말씀드린 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명의를 넣을 때를 말씀드리는 거고. 성명이라고 얘기하는 그 성명의 형식도 아주 이례적입니다. 보통 북측이 입장을 발표할 때는 무슨무슨 담화, 논평, 보도 이런 식이잖아요. 그런데 성명이라고 하는 것은 잘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두 개를 합쳐놓고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리고 성명. 이 두 가지 의미가, 비유하자면 꾹꾹 눌러 쓴 성명서 같은 그런 의미를 담아서 발표한 성명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둘째로 6개월 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상기시켰다, 이건 무슨 말씀이에요?

    ◆ 김성완> 아주 흥미로운 대목인데요. 어제 성명을 보면서 왠지 많이 어디에서 봤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올해 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발표했던 신년사 내용하고 비교를 해보니까 거의 똑같습니다. 예를 들면 ‘북남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이번에 발표를 했잖아요, 성명에서. 신년사에는 ‘남조선 당국이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거의 뉘앙스는 똑같죠.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성명에는 ‘미국과 야합하여 벌이는 북침 전쟁 연습을 걷어치워야 한다.’ ‘사회주의제도를 비방, 중상하는 도발행위를 중지하라.’ 이런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신년사에도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둬야 한다.’ 이런 표현이 들어가 있고요. ‘체제를 모독하고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그만둬야 한다.’ 이런 표현도 들어가 있습니다. 표현 문구만 조금씩 다르지 그 내용은 거의 똑같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성명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강조를 했는데. 신년사에도 똑같은 대목이 등장합니다.

    ◇ 박재홍> 하지만, 이례적으로 정부 성명을 발표하기는 했습니다마는 말씀하신 대로 신년사 내용과 비슷하고 특별한 건 없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김성완> 그런 반론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제 저녁 통일부가 발표한 입장을 보면 그런 인식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북측과 똑같이 대응을 했는데요. 쉽게 표현해서 말씀을 드리면 ‘우리는 남북합의를 그동안 존중해왔어, 우리도 대화하자고 해왔잖아.’ 이렇게 얘기하는 거고요. ‘대화하고 싶으면 당신부터 변화하십시오.’ 북측이 얘기하는 것과 거의 대등하게 입장을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그런데 이게 통일부가 북의 메시지를 오독했거나 의도적으로 북측과 힘겨루기를 벌이기 위해서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이른바 성명전을 벌였다, 이런 말씀인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보세요?

    ◆ 김성완> 첫째, 북한에서 법 위에 있는 게 뭡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입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한 말을 최고 권위를 지닌 형식을 빌려서 발표를 했다, 그러면 비록 똑같은 내용을 발표했다하더라도 이건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 ‘남북관계의 개선의지가 있다.’ 이런 것을 상기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거든요. 이걸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둘째, 왜 하필 6.15 15주년에 이 성명을 발표했을까 이 점인데요. 저는 6.15에 방점이 찍혀있는 게 아니라 8.15 광복절에 방점이 찍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올해 광복절이 아주 특별한 광복절이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분단 7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고요. 또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이 점을 올해 신년사에서 통일 문제와 함께 같이 강조를 했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러니까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북측이나 우리 정부 모두 지금부터 뭔가 조금씩 행동을 취해야 할 때다라고 생각을 했을 거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누가 먼저 행동을 취하느냐 이건데요. 우리가 먼저 취하면 안 될까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박재홍>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남북 대화에 나서야 한다, 라는 말씀이에요.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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