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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바퀴벌레"…표현의 자유 넘어선 '혐한'



국제일반

    "한국인은 바퀴벌레"…표현의 자유 넘어선 '혐한'

    • 2015-05-22 15:27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위안부와 독도 문제로 한·일 양국의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손녀 가코(佳子·20) 공주에게 한국인인척 협박하는 글을 올린 일본인 남성이 붙잡혔다.

    일본 경시청은 인터넷 사이트 '2채널'에 가코 공주를 협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도쿄도 신주쿠(新宿)구에 사는 이케하라 도시유키(43·池原利運·무직) 씨를 체포했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2채널에 "한국인의 손으로 한국인 남자에게 거역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며 한국인인척 가코 공주를 위협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본 왕궁 측은 가코 공주의 호위 담당 인력을 2~3배로 늘려 경계 수준을 높이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한·일 네티즌 사이의 '혐오 발언'이 발단이 됐다.

    지난 16일, 한국의 한 인터넷 매체는 칼럼을 통해 '일본은 망한다'라는 주장의 글을 올렸다. 칼럼은 혐일에 대한 내용이 다수 담겨져 있는데, 특히 위안부와 관련한 내용으로 "만약 기회가 오면, 우리도 일본왕실의 가코 공주를 위안부로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적혀있다.

    이러한 내용을 일본 네티즌이 번역을 한 후 일본 사이트에 퍼날랐고, 그 내용을 본 이케하라가 마치 한국인인척 가코 공주를 협박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20일 경찰에 자진출두한 이케하라는 "분위기를 띄우려고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도 넘어선 혐한·혐일 '심각'

    일본정부가 과거사를 잊은채 우경화 행보를 이어가는 등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 네티즌들의 혐한·혐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가코 공주 협박 사건'도 한일 양국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의 번역 서비스 등을 이용해 상대국 매체의 보도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내용은 주로 왜곡된 정보거나 다소 편향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일부의 의견을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무분별하게 재가공 돼 퍼지고 있어 혐한·혐일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게다가 과거사를 잊은채 우경화를 이어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행보와 위안부, 독도 문제가 맞물려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의 네티즌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을 찾아보면 양국 네티즌의 혐한·혐일 반응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된다.

    일본 극우 인사 스즈끼 노부유키가 나눔의 집에 보낸 물품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지난 19일 '소녀상 말뚝테러'의 주인공인 일본의 극우인사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50)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물품이 담긴 상자를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보냈다.

    상자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뜻인 '제5종 보급품'이라는 글귀와 일그러진 얼굴 표정으로 무릎 아래가 없는 형태의 소녀상 모형, 그리고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는 글귀의 말뚝이 담겨 있다.

    단지 한 극우 인사의 단순한 도발이라고만 볼 수 없는 중한 사건이지만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한국의 네티즌들은 일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들끓었다.

    위안부, 독도 문제 등 국민 대다수가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극우인사의 몰상식한 행보가 도화선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도 비슷하다.

    한국의 한 인터넷 매체에서 올라온 다소 편향적인 칼럼이 일본에 알려지자 '2채널'에는 '가코 공주 협박 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혐한이 들끓었다.

    단순 한 사람의 생각이 담긴 칼럼이기는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전체를 싸잡아 비하하고 폄훼하며 혐한에 몰두했다.{RELNEWS:right}

    그밖에도 2채널에는 "한국인은 바퀴벌레", "한국산은 무조건 먹지 말아라. 김치와 라면 등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다" 등의 근거도 없는 혐한 메시지가 즐비하다.

    심지어 '혐한 채널(嫌韓ちゃんねる)'이라는 혐한 내용을 주로 다루는 사이트까지 생겨나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고 있고, 지난 3월 25일 발생한 도쿄 한국문화원 방화 사건도 '혐한'이 원인이라고 일본의 한 주간지는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내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혐한'에 대해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아베 정권의 묵인하에 방조돼 혐한 물결은 음으로 양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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