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인간 노무현'…"사진, 단 한컷도 연출없었다"



경남

    '인간 노무현'…"사진, 단 한컷도 연출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일상담은 전속작가 장철영씨 인터뷰

    -일상사진 찍자고 제안하자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
    -오바마 사진과 비교하지만, 단 한 컷도 연출된 사진 없어
    -소파에서 잠든 사진 찍으러 몰래 기어들어가기도
    -손녀에게 과자 주는 사진 가장 좋아하셔
    -나머지 사진은 보지 못한 채 서거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장철영 사진작가 (전 청와대 전속 사진작가)

     

    ◇김효영 : 사진작가 장철영씨 만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장철영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원래는 사진기자셨다구요?

    ◆장철영 :네.

    ◇김효영 : 어떤 매체에서 얼마나 일하신 겁니까?

    ◆장철영 :주간지 매체와 통신사 외신쪽에 있다가 10년정도 있었습니다.

    ◇김효영 : 그러다가 어떻게 청와대에 들어갔습니까?

    ◆장철영 :청와대 출입기자였습니다. 출입기자였는데 자리가 한 명 비어서 추천을 받아서 들어가게 됐습니다.

     

    ◇김효영 : 내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날입니다. 6년 전에. 기억이 생생하시죠?

    ◆장철영 : 네. 그렇죠. 계속 이 날만 되면 마음이 무겁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마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죠. 제가 차기 대통령 전속한테 인수인계 해주고 내려가겠다고 약속을 드렸는데 내려오기 전에 돌아가셨죠.

    ◇김효영 :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미안한 거군요.

    ◆장철영 :네.

    ◇김효영 : 노 전 대통령, 어떤 분으로 기억하십니까?

    ◆장철영 :어떻게보면 동네 아저씨 같기도 하구요. 마을 이장이나 뭐 이런 분들. 동네나 시골에. 그런 분들 생각도 나구요. 또 어떨때는 훈육관. 훈장 선생님 같기도 하구요. 항상 자상하셨습니다. 약자에는 항상 고개를 숙여주셨고 강자에게는 끊임없이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요.

    ◇김효영 : 대통령께서 장 작가님을 뭐라고불렀습니까?

    ◆장철영 :'자네'라고 많이 불렀습니다. (하하)

    ◇김효영 :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대통령의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청와대 잔디밭에서 손주와 노는 것도 봤구요. 편안하게 마음껏 사진을 찍게 해주신 모양이죠?

     

    ◆장철영 :쉽지는 않았죠. (하하) 그게 청와대 전속으로 들어간게 2003년도죠. 처음 들어갔을 때는 그렇게 못 찍었습니다. 1년정도 지나고 나서 제안을 했던 겁니다. 당신을 찍고 싶다. 개인적인 부분까지 찍고 싶다라고 제안을 했던 것이구요.

    그런데 부속실에서 감당이 안된다고, 회의를 거쳐서 이것은 대통령이 판단했으면 좋겠다 해서 대통령께 보고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님께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그때부터 일거수 일투족 다 찍게 된 것입니다.

    ◇김효영 : 인간 노무현을 찍고 싶다고 제안하신건데, 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냥 공식행사만 찍으면 되는데?

    ◆장철영 :언론에서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고 그런게 있었지만 실제로 제가 알고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달랐었거든요. 기자때도 알고 있었고 저분은 저런분이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

    언론에서 워딩도 한 부분만 따서 매도하는 것을 볼 때 정말 저 분은 인간적인 분이 많고, 대통령으로써 너무 앞서간다는 것 외에는 없을 것인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은데 저 분의 내면을 한 번 찍고싶다. 그렇게 된거죠.

     

    ◇김효영 : 그럼 대통령께서 '좋다 그럼 장 작가 마음껏 찍어라.' 이렇게 풀어준거네요.

    ◆장철영 :제가 부탁드렸던 것은 항상 옆에 조용히 붙어있겠다고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붙어있었던 것 같아요.

    ◇김효영 : 아침부터 밤까지?

    ◆장철영 :사저에 들어가셔서 개인 생활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찍었다고 보면 됩니다.

    ◇김효영 : 우리가 지금 보고있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은 모두 장작가님의 사진이라고 보시면 됩니까?

    ◆장철영 :네.

    ◇김효영 : 혹시 연출된 사진은 없습니까?

    ◆장철영 :기념촬영을 제외하고는 단 한 컷도 연출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 사진과 비교도 많이 하더라구요. 미국의경우에는 각본을 준비하거든요. 대통령은 그런게 없었습니다. 전혀. 그렇게 할 사람도 없었구요.

     

    ◇김효영 : 작가님이 대통령께 '이렇게 이렇게 포즈 좀 해보시죠' 이런 주문을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장철영 :한 게 없습니다. 공식행사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비공식 행사에 있을 때는 같이 들어갈 때는 제가 요청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찍었습니다. 알아서 움직이시는대로 알아서 찍는거고. 별로 그 때는 저 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별로 신경도 안쓰셨고.

    ◇김효영 : 그야말로 언론자유를 누리셨네요. (하하)

    ◆장철영 :네. (하하)

    ◇김효영 : 그러면 사진을 찍고 따로 보여드립니까?

    ◆장철영 :한번도 못 보셨어요. 그래서 3주기 사진집을 낸 계기가 너무 죄송스럽고 대통령님한테 이제는 놓아드리고 싶어서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낸겁니다.

    ◇김효영 : 아...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청와대 내에서의 노대통령님의 모습을 정작 당신께서는 한 장도 못봤다는 겁니까?

    ◆장철영 :딱 한 장만 봤습니다. 제일좋아하시는 사진.

    ◇김효영 : 어떤 사진입니까?

    ◆장철영 :청와대에서 손녀에게 사진 과자 주는 사진.

    ◇김효영 : 그 사진만 보셨어요?

    ◆장철영 :그 사진을 너무 좋아하셔서 액자로 만들어드린 것 뿐입니다. 그 외에는 전혀 볼 기회도 없었구요.

    ◇김효영 : 네. 아...

    ◆장철영 :저한테 사진 보자라고 얘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김효영 : 아...안타깝네요. 먼저 좀 보여드리지 그러셨어요.

    ◆장철영 :그러게요.

    ◇김효영 : 나중에 여사님한테 사진을 전달했겠군요?

    ◆장철영 :네.

    ◇김효영 : 여사님께서 보시고 뭐라고 하시던가요?

    ◆장철영 : 고생했다 얘기 말씀하시죠. 서로 눈물날뻔했죠. 둘이서. 그래서 죄송하다고.

    ◇김효영 : 지금도 공개하지 않은 사진들이 좀 있습니까?

    ◆장철영 :없다고 보면 됩니다.

    ◇김효영 : 그러면 에세이 집에 다 들어갔다고 보면 되는군요?

    ◆장철영 :네.

    ◇김효영 : 에세이집 제목은 뭐죠?

    ◆장철영 :'노무현입니다' 입니다.

    ◇김효영 : 노 대통령님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습니까?

    ◆장철영 :너무 많죠. (하하) 예전에 한 번 촬영중에 공식행사였습니다. 그런데 관료들, 정치인들하고 딱 섰는데 너무 딱딱하시기에 웃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대통령님 좀 웃어주십시오. 요청했는데 다들 안웃고 경직되어 있으니까 대통령께서 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대통령한테 지시하는 몇 안되는 사람중에 한 놈이다'고 하니까 박장대소 하는거에요. 그래서 그 때 너무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이 관료들 어떻게 웃겨야하지 어떻게 좀 환하게 찍고 싶은데..얼굴이 너무 굳어있는거에요. 임명장 수여식도 아니고 그런 자리였는데 그 때 사진이 다들 느낌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김효영 : 그렇군요. 하긴 대통령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여사님 정도나..(하하)

    ◆장철영 :(하하)

     

    ◇김효영 : 장 작가님이 뽑는 최고의 '노무현 사진'은 뭡니까?

    ◆장철영 : 소파에 누워주무시는... 그 사진 찍으려고 옆 방에서 기어갔거든요. 그곳이 호텔입니다. 행사하고 30분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좀 쉬신다고 했는데, 옆에 부속실 직원들과 비서들은 옆방에서 다들 휴식을 취하고 있었구요. 들어가지마라했는데 도저히 궁금해서 못있겠는거에요.

    그래서 다들 졸고있을 때 기어서 딱 들어가니까 대통령님께서 소파에서 그렇게 주무시는거에요. 얼른 한 장 찍고 돌아와서 비서들한테 이불덮어 드리라고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그래서 따라서 또 들어가서 이불덮어드리는 것 또 한 장 찍고.

    ◇김효영 : 네... 장 작가님 인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입니까?

    ◆장철영 : 저한테는 정말 삶의 최고의 보물이죠, 삶의 최고의 가치 있는 선물을 주신 분이구요.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알려주신 분 같아요.

    ◇김효영 : 사진 찍는 사람입장에서 노무현이라는 피사체는 찍기 좋은 사람입니까?

    ◆장철영 :아니요. 그런데, 너무 자연스러웠고, 믿어주시니까. 사진가들이 기자들도 마찬가지고 가장 힘든게 상대방이 나를 의식하지 않고 가장 멋진 사진이나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나를믿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RELNEWS:right}

    ◇김효영 : 이야기 나누나보니까 시간이 다 됐는데요. 정작 자신의 사진을 못보고 돌아가신 대통령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철영 :감사하다고. 항상. 약속 못 지킨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것. 그래서 그 정신을 대통령님은 돌아가셨지만 대통령님이 생각했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 있다고, 노력중이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효영 : 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듣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장철영 :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장철영 사진작가 만나봤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