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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도 딸 행세…금지옥엽 키운 내 딸 왜 죽였나"



사건/사고

    "어버이날도 딸 행세…금지옥엽 키운 내 딸 왜 죽였나"

    콘크리트 암매장 피해자 어머니의 '눈물'

     

    "손에 물 한번 안 묻히고 키운 딸, 공부만 하다 간 금지옥엽 내 딸, 왜 죽였는지 묻고 싶어요."

    가슴을 치며 절절하게 외치는 A씨의 목소리가 경찰서 로비에 울려퍼지자 지켜보는 경찰들도 안타까움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2일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에게 죽임을 당한 B(26)씨.

    딸의 소식을 전해들은 엄마 A씨는 18일 밤 9시 휘청이는 몸을 간신히 이끌고 전남 장성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차디찬 경찰서 로비에서 밤을 지샜다.

    이씨에게 예쁘고 착하기만 한 딸을 왜 죽였는지 범인을 상대로 묻고 싶었기 때문이다.

    A씨는 "예쁘던 얼굴이 상해 다 없어졌다"며 "공부만 하다 간 딸을 왜 죽였냐"며 대성통곡했다.

    이어 A씨는 "밤새 아무리 좋은 마음을 먹으려 해도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며 "천하의 흉악한 놈을 어떻게 처벌해야 하냐"고 울먹였다.

    이모(26)씨는 지난 2일 관악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지친구인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 7일 오전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B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암매장한 뒤 시멘트를 부어 매장했다.

    시신을 암매장한 후 16일 부산에 도착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이씨는 자살에 실패하자 112에 신고, 경찰에 자수했다.

    이씨는 동맥과 힘줄 등이 끊어져 서울의 한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술 직후 이씨는 이날 오전 7시 18분쯤 환자복 차림으로 왼손에 깁스를 한 채 관악경찰서에 도착,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서에서 이씨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 A씨와 B씨의 남동생 등 가족들은 "왜 내 딸을 죽였냐"며 이씨에게 달려들었지만 곧바로 경찰에 제지당했다.

    A씨는 "이씨가 어버이날에 딸인 척 행세하며 문자를 보내고 경찰에 자수하기 직전까지도 '아빠 뭐해'라고 톡을 보냈다"며 "딸 행세를 하며 우리 가족을 가지고 놀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마취에서 완전히 깨길 기다렸다가 이날 오후부터 범행 동기와 과정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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