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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헬기 수출? 손익분기점 넘기 힘들어"



정치 일반

    "국산헬기 수출? 손익분기점 넘기 힘들어"

    방사청 LCH/LAH 개발사업, 문제 많다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소형헬기사업 모델은, 인기 없는 에어버스사 제품
    - 그런데 최근 에어버스는 신기종 헬기 발표
    - 민수헬기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인데 수출한다?
    - 손익분기점 넘기기 어려워 국민혈세 투입하게 될 것
    - 군용헬기 개발, 한국환경에 맞지 않을 것
    - 필요가 아닌 예산에 맞춰 개발하는 게 문제
    - 공격헬기 사업은 별도로 하는 것이 맞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5월 11일 (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일우 (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국장)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 정관용> 오늘 3부는 여러분 좀 생소하실지 모릅니다만 우리나라 헬리콥터 개발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좀 차근차근 해보겠습니다. 최근에 방위사업청이 민간 그리고 군사겸용 소형헬기 개발사업을 위한 기술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한마디로 민간헬기 우리가 개발해서 나중에 수출까지 하고 거기에 기본을 두고 무장헬기를 또 개발해서 그것은 또 북한전차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그래서 관련된 주식,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걱정을 하는 전문가가 계셔서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을 초대했습니다. 이 국장님 어서 오십시오.

    ◆ 이일우>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어느 회사하고 우리가 지금 계약을 하려는 거죠? 미국?

    ◆ 이일우> 일단은 주 계약업체는 우리나라의 KAI, 한국항공우주산업이고 여기에 이제 협력업체로 하는 것이 유럽에 있는 컨소시엄 업체입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라는 업체가 카이에 협력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겠습니다.

    ◇ 정관용> 카이는 우리나라에 자체 전투기나 이런 헬기 같은 걸 개발하는 유일한 회사죠?

    ◆ 이일우> 네, 우리나라의 유일한 완성기 업체죠.

    ◇ 정관용> 여기는 삼성 이런 데들도 다 참여하고 있는?

    ◆ 이일우> 과거에 1990년대 말에 삼성, 현대 이런 대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이렇게 항공업체를 설립을 해서 난립을 하고 있으니까 정부에서 통합해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해서 각 업체들을 통합한 것이 지금의 카이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지금은 딱 유일하고 하나 있는 거예요. 모태는 삼성, 현대 등등이 다 들어와 있는?

    ◆ 이일우> 네, 다 들어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카이랑 유럽의 에어버스랑 이번에 계약을 하려고 한다, 그런 얘기인 거죠?

    ◆ 이일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자체 헬기 개발 못하나요? 우리 못 만들어요?

    ◆ 이일우> 수리온이라는 헬기를 개발한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수리온?

    ◆ 이일우> 이 헬기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가지고 있던 쿠거(Cougar)라는 헬기를 기술을 들여와서 그거를 현대화시킨 버전이 우리 수리온 헬기입니다.

    ◇ 정관용> 네, 이것 현대화는 우리 기술로 한 거죠?

    ◆ 이일우> 아니죠. 기술협력을 받아서 했죠. 왜냐하면 저희가 기존에 헬리콥터를 조립 생산했던 적은 있었는데, 500MD라든가 UH-60 같은 헬기를 조립 생산했던 적은 있었는데 그것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조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설계단계부터 해외업체의 협력을 좀 많이 받아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이제는 우리가 수리온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업그레이드시킨 우리 제품이죠?

    ◆ 이일우> 네.

    ◇ 정관용> 이번에 또 그런 걸 한번 해보겠다는 것 아닙니까?

    ◆ 이일우> 수리온은 이제 중형헬기, 한 10명 정도의 인원이 탈 수 있는 그런 헬기이고 이번에 개발한 헬기는 우리 육군에서 많이 가지고 있는 500MD라는 조그마한 헬기 있잖아요. 그 헬기를 대체해서 200여 대 정도를 전력화를 하려고 처음에 군이 시작했던 사업입니다.

    ◇ 정관용> 그건 몇 명 타는 거예요?

    ◆ 이일우> 500MD는 4명도 탈 수 있는데 이 헬기 같은 경우는 6명에서 8명 정도 탈 수 있는 한 1만 파운드급 헬기입니다.

    ◇ 정관용> 잠깐만요. 수리온은 그런 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서 우리 브랜드로 해서 10명쯤 타는 중형헬기이고 지금 잘 쓰고 있습니까?

    ◆ 이일우> 이제 막 전력화가 되는 상황이죠.

    ◇ 정관용> 군용으로?

    ◆ 이일우> 네, 군용으로 생산이 되어서 육군 항공대에 배치되고 있는 그런 기종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좋아요? 평가가 괜찮습니까?

    ◆ 이일우> 제가 이것을 한 번 타 보았는데요. 헬기가 다른 헬기들보다 진동도 적고 소음도 적고 비행조종장치가 굉장히 선진화 돼 있어서 조종사가 두 손을 딱 놓은 상태에서도 비행이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고성능 헬기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일우> 네.

    ◇ 정관용> 그러면 그건 잘 된 일이네요, 이거는? 비슷하게 잘 된 일을 한 번 해보자는 것 아닙니까, 이번에 나온 게?

    ◆ 이일우> 그런데 그때는 정말 좋은 헬기가 나왔는데 문제는 이번에 우리가 소형 헬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기반으로 삼아야 할 해외협력업체의 베이스모델이…

    ◇ 정관용> 에어버스의 베이스모델이?

    ◆ 이일우> 네, 굉장히 낡은 모델이라는 것이 문제점이죠.

    ◇ 정관용> 그러면 수리온 개발할 때 베이스모델은 낡지 않았었어요?

    ◆ 이일우> 낡은 기종이긴 했는데 우리가 그 당시에는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자를 해서 이것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굉장히 주력했는데, 물론 이제 이번에 나오는 헬기도 어느 정도 많은 돈을 투자해서.

    ◇ 정관용> 그래도 또 업그레이드 하겠죠?

    ◆ 이일우> 그렇죠. 업그레이드를 하면 다행인데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게 문제죠.

    ◇ 정관용> 수리온 때는 했는데 이번에는 왜 안 돼요?

    ◆ 이일우> 수리온 때 같은 경우에는 1조 3,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들어가는 예산은 훨씬 더 적고 수리온 때 있었던 그 헬기는 낡은 기종이긴 한데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헬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베이스모델로 했던 그 기종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 B1이라는 헬기인데 이거는 미국이라든가 유럽 쪽에 있는 항공전문가들이 조종반응성도 낮고 연비도 낮고, 한 마디로 약간 성능이 좋지 않다라고 해서 잘 팔리지 않은 기종을 베이스모델로 사왔기 때문에 원래 기반 자체가 좋지 않는 것을 아무리 개량해봤자 성능이 얼마나 좋아지겠습니까? 그래서 문제라는 것이죠.

    ◇ 정관용> 그래도 수리온 때 경험이 있어서 '우리 이런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에 잘 안 팔리는 거지만 우리가 가져다가 돈도 적게 들이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혹시 이런 자신감이 붙은 건 아닐까요?

    ◆ 이일우> 기술적으로 우리가 수리온 이전에 헬기생산경험이라든가 개발경험이 충분하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수리온도 해외업체에 협력의 받아서 겨우 개발한 상황인데 도대체 어떤 기술이 있어서 세계적으로 잘 팔리지 않는 기종을 환골탈태시켜서 고성능 헬기로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인지 그게 약간 의아스럽다는 것입니다.

    ◇ 정관용> 돈은 얼마나 더 투자하기로 된 거예요, 그러면 이제?

    ◆ 이일우> 민수용 헬기는 9,500억원 정도 투자하고 이걸 기반으로 해서 군용 헬기를 또 개발할 것인데 여기는 7,000억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 정관용> 수리온 만들 때는 1조 3,000억원 들어갔는데 그거보다는 일단… 물론 합치면 돈은 더 들기는 하네요? 1조 6500억원이나 되니까 합치면 더 되겠네요?

    ◆ 이일우> 그런데 그렇게 많다고도 볼 수가 없는데 군용 헬기 같은 경우에는 수리온은 무장형이 안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준할 때 쓰는 센서라든가 혹은 무장을 장착하기 위한 장착대라든가 이런 걸 추가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또 그런 것이 탑재되고 나면 기체의 전방, 후방, 좌우의 균형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설계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비용을 놓고 보면 수리온 때보다 그렇게 많은 비용이라고도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수리온은 무장이 안 되는 거예요?

    ◆ 이일우> 무장이 없죠, 지금은.

    ◇ 정관용> 새로 무장을 하려면 어떻게…

    ◆ 이일우> 무장을 하려면 테스트부터 해서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다시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수리온의 베이스였다는 에어버스의 그것은 무장헬기가 아니었어요?

    ◆ 이일우> 무장헬기 버전이 개발되긴 됐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별도의 개량, 설계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죠. 임의로 옆에 날개 달고, 미사일 달고 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임의로 그렇게 달았다고 기체 좌우, 전후 중량, 균형이 안 맞기 때문에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 정관용> 현재 그러면 수리온은 무장의 계획을 가지고는 있어요? 아니면…

    ◆ 이일우> 원래 처음에 200대의 소형무장헬기 계획이 들어가기 전에 그 카이가 제안을 했던 것이 수리온 무장용이었습니다. 이미 개발을 했으니까 기체공통성도 굉장히 높다. 그렇게 개발할 수 있다라고 제안을 했는데 여기에 갑자기 산업통상자원부가 끼어들면서 체급을 좀 더 낮춰서 소형헬기로 가자. 민수시장에 팔 수 있는 소형헬기로 가자라고 끼어들면서 문제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잘 안 팔린다는 에어버스의 이번에 계약한 그 베이스 모델 있잖아요? 그것은 무장은 되어 있어요?

    ◆ 이일우> 원래는 무장은 없는 헬기입니다.

    ◇ 정관용> 그것도?

    ◆ 이일우> 네.

    ◇ 정관용> 그것도 구형이라면서요?

    ◆ 이일우> 굉장히 구형헬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까지는 무장으로 쓰이지도 않아요?

    ◆ 이일우> 원래 이 헬기가 잘 팔리지도 않았고 저희가 약간 좀 더 분통을 터트릴만한 것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연비도 좋지 않고 조종반응성이 나쁘다고 전문가들이 분석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이번에 에어버스 헬리콥터하고 계약을 맺은 다음에 얼마 있다가 이 회사가 미국 올란드에서 신기종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이 1호 B1이 성능이 안 좋아서 안 팔리니까 이것을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헬기로서 H160이라는 것을 개발해서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것을. 그러니까 우리가 살 때는 구형헬기를 그냥 떠넘긴 것이고 자기들은 그것 안 팔리니까 그것을 생산라인 접고 새로운 헬기를 생산하겠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그런 구형모델을 가져다가 9,500억 원만 들이면 민간헬기로 자체 개발해서 수출도 하고 거기에 7,000억 원만 더 들이면 군용이 돼서 무장도 해 보겠다, 그런 거네요? 그런 것이네요.

    ◆ 이일우> 네,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안 돼요?

    ◆ 이일우> 일단은 민수용을 개발하게 되면 정부 관계자들은 이거를 300대 정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1만 파운드 정도 되는 이 정도 체급의 민수형 헬기는 이미 지금 시장이 레드오션입니다. 미국도 있고 미국에도 2, 3개 업체가 있고 유럽에도 있고 러시아도 있고 중국 업체들도 끼어들면서 시장이 굉장히 과열된 상태인데 과연 과열된 상태에서 낙후된 플랫폼을 가지고 개발하는 이 헬기가 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이것이 약간 좀 의문이고요.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면 결국에 개발비를 어느 정도 건져야 되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개발비를 전부 다 국민혈세로 투입을 해야 된다는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무장헬기를 개발한다고 하는데 1만 파운드밖에 되지 않는 이런 작은 헬기에 미사일 장착하고 기관포 장착해서 북한을 전체 잡는 그런 헬기로 사용하겠다고 하는데 크기 자체가 작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 나가는 미사일을 탑재하기가 굉장히 좀 어렵습니다. 즉, 요새는 하다못해 저기 IS게릴라들도 어깨에 매고 다니는 그런 미사일을, 헬기나 비행기 잡는 미사일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갖고 다녀요.

    ◆ 이일우> 북한도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하는데 이런 미사일이 고도화돼서 한 8㎞, 10㎞, 13㎞ 때릴 수 있는 미사일을 가지고 다니는 상황에서 큰 미사일을 장착할 수 없고 조그마한 미사일만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사정거리가 안 돼서 결국에는 북한 지대공 미사일 사정거리까지 헬기가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일우>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헬기가 이륙중량이 낮고 여기다가 무장중량까지 탑재하면 날쌔게 기동을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적 지대공 미사일이 조준하면 날쌔게 피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그냥 격추당하고 생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현대적인 전장 환경에 맞지 않는 그런 무장 헬기가 나오게 됐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것을 모르나요? 카이나 우리 정부, 방위사업청은?

    ◆ 이일우> 군에서 얼마 전에 제가 이 관계자 분들이랑 얘기를 한 번 해봤는데 이 분들은 북한의 그 지대공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굉장히 간과하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얼마나 큰 착각에 빠져 있느냐면 우리가 이제 워게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각종 워게임 프로그램 만들어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소형헬기 한 대만 가지고도 굉장히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라고 헬기 맹신론에 빠져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가령, 워게임에서 각 무기별로 해서 전력 지수가 몇이다, 헬기는 2다, 탱크는 1이다, 보병은 0.1이다 해서 전력점수를 매겨놓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예전에 한 2년에서 3년쯤 전에 시뮬레이션 돌렸던 결과를 제가 장교한테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가 500MD헬기, 조그마한 거 있잖아요? 구형헬기, 그게 2대가 떴는데 한대 연대급 병력 한 1000명 정도 되죠? 그 정도의 병력을 괴멸시켰다는 그런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 정관용> 헬기 두 대가 1개 연대를…

    ◆ 이일우> 네, 그런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결과도 나오다 보니까 성능이 좋지 않더라도 충분히 북한군에 대적할 수 있다고 이렇게 착각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분들도 다 전문가들 아닌가요?

    ◆ 이일우> 제가 직접 접해본 그런 분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일단 해외의 어떤 무개체계 발전동향이라든가 시장현황에 대해서 이것을 실시간으로 이것을 파악을 해서 바로 바로 업데이트 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아니, 이번에 계약을 맺은 것은 방위사업청뿐 아니라 그 산업통상부도 같이 참여했지 않습니까? 민간헬기시장, 세계동향, 군수헬기시장 세계동향을 파악하는 건 기본 전제죠.

    ◆ 이일우> 시장규모는 파악을 하는데…

    ◇ 정관용> 규모뿐 아니라 기종이 어떻게 되고 뭐가 노후기종이고 뭐가 신기술이 나오고 있고 그걸 알아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이일우> 그런 것을 파악을 하고는 있었는데 일단은 여기서 걸림돌이 됐던 게 예산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어떤 자동차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데 뭐 미국에서 새로 나온 신형자동차 기술을 가져온다고 했을 때 신형 자동차 기술은 해당업체에서 잘 주려고 안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준다고 해도 굉장히 높은 개런티를 요구할 텐데 그렇다면 그만큼의 예산이 마련이 안 된다면 구형자동차 기술을 달라고 해서 가져올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딱 이 사업이 처한 상황이 딱 이런 것입니다. 예산을 얼마 이상은 못 준다. 이 예산 안에서 처리해라라고 하니까 그 예산 안에서 업체를 찾다보니까 이번에 해외 협력업체 후보로 있었던 회사가 총 4개 회사가 있습니다. 미국회사도 두 군데가 있었고 유럽회사도 있었고 유럽회사도 두 군데가 있었는데 업체들의 파악을 한 번 해 보니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기술이전을 해 줄 수 있는 데가 이번에 선정된 그 업체밖에 없었습니다.

    ◇ 정관용> 하나밖에?

    ◆ 이일우> 네, 그러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 기술을 들여와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거죠.

    ◇ 정관용> 돈 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 대상을 가져와 보았자, 민간헬기를 만들어도 수출이 안 될 것이고 군수헬기 만들어도 제대로 못 쓸 것이다, 그런 주장이지 않습니까?

    ◆ 이일우> 굉장히 전장 환경에 굉장히 안 맞는 헬기가 나올 거란 거죠.

    ◇ 정관용> 만약 그렇다면 그 예산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 돈 가지고는 안 됩니다.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 이일우> 그런데 이 예산이 처음에 기획됐을 때 민수형 헬기개발에 9500억 원, 그다음에 군용헬기 개발에 7000억 원, 이게 딱 편성이 돼 있으면 이 사업이 최초에 편성된 예산 그대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정부 획득사업이라든가 개발사업에서는 최초의 제안되었던 그 금액대비 20% 이상이 초과가 되게 되면 사업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 하게 돼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관계자분들은, 사업을 직접 집행하시는 분들은 내 임기 때, 내 업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을 했다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싶은 데 만약에 재검토 얘기가 나와 버리면 결국엔 자기 업적으로 못 돌리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냥 기왕 이렇게 된 거 가자라는 식으로 약간 안일한 사고방식이죠. 그렇게 가다보니까 지금 사업이 지금 여기까지 와 버린 겁니다.

    ◇ 정관용> 아예 사업 자체가 포기될 수도 있으니?

    ◆ 이일우> 그렇죠.

    ◇ 정관용> 별로 효과는…

    ◆ 이일우> 없어도 일단 가는 겁니다. 타당성 검토가 재검토가 들어가면 군에도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별로 해서 예산을 서로 갖고 오기 위한 알력싸움이 굉장히 심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여기에서, 이것은 육군사업이잖아요? 만약에 여기서 사업전면재검토로 간다라고 되어버리면 일단 지금 현재 잡혀있는 전력기획 상에서 이게 빠져 버리게 되고 이걸 다시 반영시켜서 그 예산을 타오기 위해서는 정말 치열한 싸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왕 이미 선정이 됐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현재 우리의 군 헬기들은 급해요? 많이 노후 되어 있습니까? 어떻게…

    ◆ 이일우> 굉장히 노후가 심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헬기가 500여 대 넘는 정도로 동북아시아지역에서는 가장 큰 헬기전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내역을 들여다보면 절반 정도가 아까 말씀드렸던 500MD입니다.

    ◇ 정관용> 500MD라면 소형이죠?

    ◆ 이일우> 네, 소형헬기인데 이것도 UH1이라는 헬기가 있는데 500MD 같은 경우에는 야전에서 어떤 이야기까지 돌고 있냐면 실제로 비행을 못하고 이게 제대로 돌고 있는지 안 돌고 있는지 격납고에서 꺼내서 한 번 띄워 보고 공중에서 20, 30m 띄워보고 그리고 다시 착륙해서 격납고에 집어넣는 식으로 그렇게 운영한답니다.

    ◇ 정관용> 그게 무슨 운용이에요?

    ◆ 이일우> 부품도 없고 그다음에 일단 헬기 자체가 굉장히 노후 됐기 때문에 비행시켰다간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니까 일단은 유지를 하고 있는 겁니다. 원래는 이 모든 기종들이 과거에 90년대에 KLH사업이라고 해서 우리 육군 항공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BO105라는 헬기가 있습니다. 그걸로 전부 다 대체됐어야 하는데 지금 이게 20년 이상 계속 딜레이가 되다 보니까 결국에 그걸 대체를 못하고서 기존에 대체가 됐어야 헬기들이 계속 남아 있는 거죠. 굉장히 시급한 사업인데 그런 시급한 사업인데 결국에 이런 식으로 사업이 가다 보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500여 대 가운데 절반가량이 소형 헬기고 이번 사업이 소형헬기 개발사업이니까, 꼭 필요한 사업이긴 한데 대상 업체 잘못 고른 거고 대상 기종 잘못 고른 거고 우선 이 돈 가지고는 안 된다, 한마디로 그 이야기군요?

    ◆ 이일우> 군 입장에서도 약간 궁여지책이었을 겁니다. 예산을 투입하는 게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군입장에서도 좀 더 많은 돈을 써서 더 좋은 헬기를 사고 싶었겠지만 당장 정부에서 주는 돈이 이거밖에 없으니까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제가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형공격형 헬기, 그것, 아파치 가디언인가 그것을 우리가 36대나 1조 8,000억 원 주고 사오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이거는 원래 자체개발 한 번 해 보려고 했었죠? 이것도?

    ◆ 이일우> 아니요. 처음부터 아파치를 원했습니다, 군은.

    ◇ 정관용> 그냥 사오는 걸?

    ◆ 이일우> 아파치라는 헬기 자체가 워낙 성능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정도 되는 성능의 헬기를 개발하기도 어렵고 이게 그냥 단순히 탱크만 잡는 게 아니라 아파치 헬기 위에 동그랗게 레이더가 하나 달려 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지상의 조기경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거 하나 띄워 놓으면 지상에서 움직이는 적 탱크, 장갑차, 인력 움직임들 다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엄청난 거라면서요? 그래서 우리 그냥 사오자. 그런데 그것도 한 때 그러지 말고 자체개발하자는 얘기가 있었었죠?

    ◆ 이일우> 자체개발하자는 얘기는 없었고 약간 좀 중형급 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해서 공격헬기를 만들어서 가자는 그런 이야기가 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것은 지금 진행이 됩니까, 안 됩니까?

    ◆ 이일우> 그것은 지금 이 사업, KH사업, 소형헬기사업에 묻혀버렸죠.

    ◇ 정관용> 그러니까 오히려 그걸 했었던 게 나은 것 아닌가요?

    ◆ 이일우> 그게 현대적인 전장개념에서 봤을 때는 옳은 선택이었죠. 카이, 항공우주산업이 제안했던 원래 최초 제안이 옳은 제안이었죠.

    ◇ 정관용> 그런데 왜 그게 뒤바뀌게 되었느냐, 이 말이죠. 이번에도 어쨋든카이가 하기는 하잖아요.

    ◆ 이일우> 카이는 그렇게 제안을 했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산업통상자원부가 끼어들었습니다. 여기에서 수리온 헬기는 개발을 했으니까 이거 말고 좀 다변화를 시키자.

    ◇ 정관용> 다변화?

    ◆ 이일우> 네, 다양한 체급의 헬기를 개발해보자. 그런데 우리가 따로 개발하면 이것이랑 중복될 수도 있으니까 너희 지금 중형공격헬기 개발하는 것, 이거 그냥 취소시켜버리고 이거랑 통폐합을 해버리자. 그래서 그렇게 되어서 지금 이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거 어디서 어떻게 문제제기를 해야 이것을 지금 이일우 국장의 문제제기가 맞다면 어떻게 지금이라도 계획을 좀 바꾸고 수정하고 보완해야 되잖아요. 방법이 없습니까, 그러면?

    ◆ 이일우> 이거는 그냥 민수형 헬기 사업으로 가고 육군이 최초에 원했던 그런 소형공격헬기, 전문공격헬기 개발 사업을 별도로 착수해야죠. 물론 이것은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 정부차원에서도 요새 복지문제 때문에 재정적으로 굉장히 쪼들리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려서 전문공격헬기를 따로 개발하는 그 사업으로 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정관용> 이번에 계약한 것은 그냥 민수헬기 쪽으로만…

    ◆ 이일우> 민수헬기 쪽으로만 가고.

    ◇ 정관용> 그 쪽은 그래도 그나마 시장성이 있습니까?

    ◆ 이일우> 시장성은 없지만 어느 정도 기술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 정관용> 9,500억 원 들일 정도는 가치가 있다?

    ◆ 이일우> 네, 항공 산업이 굉장히 미래에 우리 새로운 먹을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이 조만간에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체인계를 띄운다고 하는데 일본이 그렇게 항공대국이 됐던 원인이 배경 중의 하나가 얘들은 100대 정도만 살 전투기 계획을 곱하기 우리 항공사로 육성하자, 그래서 곱하기 2로 늘려서 두 배, 세 배의 가격을 들여서 전투기를 100대를 더 샀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그러더라고요.

    ◆ 이일우> 네. 이런 식으로 이쪽에다가 막대한 투자를…

    ◇ 정관용> 더 사기로 하면서 대신에 가격을 높여줄 테니까 기술을 달라?

    ◆ 이일우> 네, 그런 식으로 기술을 굉장히 많이 쌓아서 지금은 오히려 미국업체들이랑 유럽업체들이 일본 업체들한테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입니다. 기술이 굉장히 뛰어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식으로 1조 원이라는 돈은 어떤 아웃풋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어떤 아웃풋이 나와서 시장에서 크게 잘 팔릴 수는 없는데 우리가 이러한 1조 원이란 돈을 투자해서 많은 기술을 확보하자는 겁니다.

    ◇ 정관용> 아무튼 저는 이제 이일우 국장 판단이 꼭 맞다, 이런 전제가 없이 계속 그래서 수리온은 잘 했잖아요.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가 이분이 정부가 하는 일은 전부 비판하는 분인가 해서 여쭤 본 것인데 잘한 건 잘 했다고 하네요. 또 9500억 원 정도 쓸 가치도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것은 거기에 7000억 더 넣는다고 군수헬기로 안 된다, 그런 판단들을 하시는 건데 그러나 지금 이 기술협상 끝났고 좀 있으면 계약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누가 막을 수 있어요, 이거?

    ◆ 이일우> 1차적으로 산업통상 자원부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 그리고 이제 방위사업청에서 민수형 헬기를 개발하는 건 결정됐기 때문에 이거를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이제 이것을 가지고 기술개발을 하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걸 토대로 해서 7000억 원 더 들여서 소형무장헬기를 개발하겠다고 한 그 사업, 그것을 일단 잠정보류를 하고 군에서 정말 필요한 성능의 헬기로 사업을 완전히 새로 시작하자는 겁니다.

    ◇ 정관용> 아까도 말씀하셨죠. 그런데 그것을 누가 그렇게 하게 만들 수 있느냐고요? 저랑 여기서 방송했다고 금방 바뀝니까?

    ◆ 이일우> 결국에는 합동참모본부, 합참에서, 육군이랑 합참에서 소요제기를 다시 해야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지금 그런 움직임이 있어요, 군 내부에?

    ◆ 이일우>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국회에서도 이런 문제 제기 안 합니까?

    ◆ 이일우> 국회에서도 현재로서는 이런 움직임은 없습니다. 제가 작년 말에 합참에 가서 이 문제가지고 약간 격론을 좀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합참에서는 이러한 공격헬기로 가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거에 대해서 어떤 개선방안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오늘은 문제제기, 문제 있습니다 하고 손을 번쩍 드신 것으로 듣고 이게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전문가들이 맞다, 문제있다라고 하면 아마도 국회에서도 공론화가 될 것이고 그러면 군 내부에서도 뭔가 거기에 답변 자료를 내놓아야 할 것이고 그러면서 좀 더 논의가 본궤도에 이르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문제제기의 말씀을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일우>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자주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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