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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오월정신 훼손하는 3賊

    [박재홍의 뉴스쇼 - 행간]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5.18 민주화 운동 35주년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하지만 행사위원회가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 참석을 거부하고 전남도청 앞에서 별도의 시민기념식을 열겠다, 이렇게 밝혀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5월 정신을 훼손하는 3적,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5.18 민주화운동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후에 별도로 이렇게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죠?

    ◆ 김성완> 처음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하고 행사 준비위원회가 여는 기념식이 별도로 열리는 겁니다. 5.18이 정부의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게 1997년이거든요.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17년 동안 줄곧 정부 주관으로 한자리에서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똑같은 시간에 두 개의 기념식이 열리게 되는 거죠.

    ◇ 박재홍>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 때문에 이런 파행이 벌어졌다고 할수 있죠?

    ◆ 김성완> 맞습니다. 그동안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나,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굉장히 논란이 많았는데요. 5.18 민주화항쟁 35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이렇게 밝혔습니다, 어제.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외면해서 정부 주관 하에 이루어지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5.18을 왜곡, 부정하며 5월 영령을 모독하는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국가보훈처가 기념행사에 사용하라고 지원한 예산 1억 2000만원도 모두 반납하겠다, 이런 뜻도 밝혔습니다. 정부 기념식이 열리는 오전 10시에,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을 해달라, 이렇게 국민들한테 호소했습니다.

    ◇ 박재홍> 17년 동안 문제가 있었지만 기념식이 함께 이루어졌었는데,
    결국 올해는 이렇게 파행이 됐네요. 그러면 5월 정신을 훼손하는 3적. 3대 적이라는 말씀인데 누구입니까?

    ◆ 김성완> 제1 적은 5.18을 왜곡하는 세력, 시도를 얘기하는데요. 1980년대 대학가에서는 ‘광주 학살 오적’이라는 말이 돌았었습니다. 아마 그 시절에 대학생이었던 분들은 이 말을 기억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김지하 시인이 사상계에 발표했던 ‘오적’이라는 시 있지 않습니까? 그 시를 패러디한 거였습니다. 그때 ‘오적’은 5.18 광주를 짓밟았던 군부세력을 말하는데요. 신군부세력을 얘기하는 거죠. 전두환 보안사령관부터 노태우 수경사령관 등등해서 5명을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35년의 세월이 흘러서 역사를 이제는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5.18을 일종의 불순세력이 일으킨 반란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직후부터 7년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못하도록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국회가 5.18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3부요인인 국회의장이 아무리 촉구결의안을 지키라, 이렇게 요구를 해도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러면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해야 되겠습니까?

    ◇ 박재홍> 보훈처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지만, 박승춘 보훈처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죠?

    ◆ 김성완>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텐데요. 대선 기간 때 박 대통령 모습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역사인식이 한창 논란이 되니까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5.18 문제뿐만 아니라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이루겠다, 이렇게 약속까지 했었는데요. 하지만 5.18 기념식은 물론이고 4.3 추념식에도 단 한 번도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올해 5.18 기념식에는 총리마저 없어서 대통령과 총리까지 참석하지 않는 첫번째 기념식이 될 것 같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대통령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바로 이런 모습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 아닌가, 5월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5월 정신을 왜곡하는 세력, 첫번째 적을 들었고요. 두번째 적은 누구입니까?

    ◆ 김성완> 제2 적은 우리 안의 독재입니다. 우리 안에 파시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80년대 대학을 저도 이제 입학을 했고 그 시절에 대학입학하셨던 분들은 광주 5.18 비디오를 보시고 난 다음에 아마 엄청난 충격을 받으셨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제 나라 군대가 국민을 저렇게 처참하게 살육을 할 수가 있는가라고 생각하시고 절대 이런 나라를 만들면 안 되겠다라고 하는 다짐 같은 것도 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느새 세월이 지나가고 나니까 우리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면 우리가 그 싫어했던 독재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거 아닌가, 반성을 하게 된다는 거죠. 5.18 기념재단의 노사갈등이 단적인 예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인권과 평화를 지켜야 할, 지향해야 할 재단이 재단 내에서 계약직 직원해고를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전 이사장은 노조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고 노조는 또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형사고발을 하는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5.18 기념재단 한 곳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권 경시풍조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일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바로 이런 것들이 5월 영령을 훼손하는, 5월 정신을 훼손하는 그런 일들이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마지막 세번째 적은 뭐죠?

    ◆ 김성완> 제3 적은 5월 정신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남의 저항성, 야성에 뿌리는 5월 정신이라고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거기에 동의하실 겁니다. 그런데 호남세력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 5월 정신과는 전혀 다른 판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수십년 동안 기득권을 누리면서 사실은 지역의 여당 역할을 해왔죠. 야당이기는 하지만 여당 역할을 계속해 왔는데요. 하지만 호남 정신을 얘기하면서 툭 하면 야권이 분열됩니다. 야권이 분열되는 모습을 바라보면 아.. 선거할 때가 다가오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바로 이런 사람들, 이런 정치세력이 5월 정신을 훼손하고 갉아먹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5.18 민주화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독재권력에 잠시 저항했다, 이런 것이 아니라 우리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를 담아냈던 하나의 그릇이라고도 할 수 있거든요. 그런 문제들을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제멋대로 이용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5.18이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에는 우리 사회가 5월 정신을 한 번 다시 되새기고 성찰하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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