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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핵공학자가 보는 한미원자력협정의 명암



사회 일반

    원자핵공학자가 보는 한미원자력협정의 명암

    일본이 20년전 10조원 들여 만들어 하루 20억씩 까먹는데 왜 만드나

    - 세계 32개국, 미국과 원자력 협정 맺어야 원자력 발전 할 수 있어
    - 41년만의 한미원자력 협정, 핵연료 재처리가 핵심
    - 고속로 써서 폐연료 재활용하는 나라 없어
    - 일본은 1995년 만드는데 10조원 들었고, 하루 20억원씩 까먹어
    - 재활용 중 1단계 과정, 이 과정도 미국과 함께 해야 해
    - 고속로 도전은 좋은데 기술력이 문제
    - 미국도 고속로 안 만들고 프랑스는 이미 만들어져 어쩔수 없이 쓰고 있어
    - 재활용에 투자 보다는 현재 핵 발전 계속하는 게 비용면에서 저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30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 정관용> 최근에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을 개정했죠. 41년만의 개정타결이라고 합니다. 양국 정부는 한·미 동맹의 이정표라고 자축하고요. 국내 원자력 업계 또 학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고요.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꿈보다 해몽이 좋을 뿐이다, 돈만 많이 들고 실익은 못 낸다’ 이런 우려도 있고요. 그런데 원자력협정이 도대체 뭔지, 뭘 개정했다는 건지 참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좀 균형 있게 이 문제 바라보시는 최고의 전문가이시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를 모시고 오늘 차근차근 공부 좀 하겠습니다. 서균렬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서균렬>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입니다.

    ◇ 정관용> 제가 조금 아까 소개하면서 ‘균형 있게 이 문제를 바라보시는’라고 소개했는데 균형 있으신 건 맞아요? 원자력 학계에서 보기에는 좀 비판적인 분 아닙니까?

    ◆ 서균렬> 저는 상당히 비판 또는 쓴 소리 그래서 항상 저는 호주머니에 저울을 갖고 다니거든요. 대개는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데 저는 항상 정확하게 균형을 맞추는 데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환경공학하시는 분을 모신 게 아니라 원자력 공학 하시는 분을 모셔서 원자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얘기도 들어보자, 이런 거니까요.

    ◆ 서균렬> 네, 좋습니다.

    ◇ 정관용> 한·미 원자력협정에 보니까 74년에 맺어졌더라고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74년이면 우리가 원자력 발전 막 시작하려고 하던 그때 아니에요?

    ◆ 서균렬> 그야말로 태동기죠.

    ◇ 정관용> 그렇죠?

    ◆ 서균렬> 그때 아시겠지만 미국이 사실 패권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미·소 경쟁을 하는 그때 냉전 아니었겠습니까? 그렇게 하다 보니까 핵폭탄이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하고 다섯 개 나라, 이거 안 되겠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미·소·중·프랑스·영국.

    ◆ 서균렬> 영국까지 하니까 5개 나라인데 이게 더 이상 가면 안 되겠는데 이제 원자력 발전이라는 것을 해야지 또 이제 상업적인 가치가 있으니까 미국의 소위 그 기술을 또 수출하고 이걸 어떻게 할까 보니까 결국은 일단 빌려주되 족쇄를 채우자. 그래서 자동차로 치면 자동차는 좋아, 굴리고 사고 나면 너희 차이지만 적어도 거기에 드는 연료, 휘발유에 대해서만은 우리가 통제하겠다. 그러니까 너희는 갖다 쓰는 것은 좋아, 그렇지만 정제하거나 또는 순수하게 만들거나 또는 농도를 높이거나 이걸 다른 데, 뭐 병에 다 집어넣어서 던지거나 이건 절대 안 될 것이고 폐유가 나왔다, 이것도 버리면 안 된다.

    ◇ 정관용> 우리가 원자력 발전 기술을 미국한테 배워왔습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전적으로요. 그리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영국도 그렇고요. 러시아도 사실은 핵폭탄 기술 가져가서 거기서부터 한 것이니까 사실은 원조 중의 진짜 원조라고, 진짜 원조가 미국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미국하고 협정을 해야만 원자력 발전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거군요.

    ◆ 서균렬> 네, 그렇지 않으면 우리만 아니고 현재 32개 나라가 발전을 하고 있는데요.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다 갖고 있습니다. 미국하고 갖고 있죠.

    ◇ 정관용> 개별적으로?

    ◆ 서균렬> 그렇습니다. 물론 정도의 치가 있고 문구의 차이가 있고 색깔이 좀 다릅니다마는 어쨌든...

    ◇ 정관용> 이제 이해가 됐습니다. 아니 우리가 우리 발전 하는데 왜 미국한테 꼭 협정을 해야 돼? 또 미국 허가를 받아서 왜 개정을 해야 돼 했는데 이거는 역사가 있고 구조가 있군요.

    ◆ 서균렬> 그렇죠, 핵을 다루게 되니까요.

    ◇ 정관용>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아까 말씀하신 미·소·중·푸·영, 이 5개 나라만 핵무기를 가질 수 있게 공인된 거잖아요. 나머지는 다 못 갖게 하는 게 NPT체재고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서균렬>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고 됐고요.

    ◇ 정관용> 북한이라든지.

    ◆ 서균렬> 마지막으로 북한이 그리고 이제는 이란 줄 서 있고 중동에 이렇게 되다 보니까...

    ◇ 정관용> 그전에 인도, 파키스탄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 서균렬> 그 나라는 이제 갖고 있죠, 이스라엘도 갖고 있고요. 이제는 사실 소위 전염병처럼 퍼져가는데 이걸 어떻게 막을 것이냐.

    ◇ 정관용>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5개 나라만 갖게 되어 있고 공식적으로는 미국이 원조이고 미국한테 우리는 이렇게 협정을 맺을 수밖에 없는 구조.

    ◆ 서균렬> 그래야만 발전할 수 있다.

    ◇ 정관용> 그래서 41년 전에 맺었을 때는 아무튼 연료부분을 완전 통제를 당했다, 이건데.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번 41년만의 핵심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재활용 이게 핵심이죠?

    ◆ 서균렬> 그렇게 보시면 크게 벗어남이 없습니다.

    ◇ 정관용> 사용 후 핵연료가 뭐예요, 무슨 그것부터요.

    ◆ 서균렬> 참 애매한 용어인데 말 그대로 아궁이라는 게 원자로가 되겠는데 그런데 거기 땔감이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우라늄이라는 게 들어가겠죠. 그런데 그걸 때우고 나오면 나오죠.

    ◇ 정관용> 찌꺼기?

    ◆ 서균렬> 맞습니다. 그게 바로 사용연로, 말 그대로...

    ◇ 정관용> 휘발유나 경유 때우고 나면 가스하고 이런 것밖에 안 남잖아요.

    ◆ 서균렬> 네, 그야말로 폐유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라늄은 그런 게 아닌가 봐요?

    ◆ 서균렬> 그중에 그 일부가요, 플루토늄으로 바뀌게 됩니다.

    ◇ 정관용> 핵무기?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잘 쓰면 원자로에서 천천히 발전할 수 있지만, 전기를 내지만 모으면 폭탄이 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원자로 안에 우라늄을 갖다가 막 분열을 시켜서, 핵융합을 시켜서 땔감으로 다 때서 아직도 더 땔 게 남아 있지만 효율성이 없는 그거?

    ◆ 서균렬> 그게 하나 있고요. 그건 이제 우라늄 중에서 보통 캐면 두 가지 종류, 쌍둥이가 있는데 그중에 큰형, 238, 조금 체중이 더 나가죠. 그런데 이 형은 잘 움직이지 않아요. 그런데 동생 235, 조금 가벼운 이게 이제 분열, 핵융합이 아니라 핵분열, 쪼개지면서 이게 이제 나누어지면 두 개, 세 개로 나누어지지 않습니까?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런데 이 녀석도 235가 많지 않으니까 캐면 1%도 안 됩니다. 1000개 중에 7개밖에 안 되니까 그걸 이제 1000개 50개쯤 되게 하면 이게 적당하게 분열을 합니다. 이게 중성자라는 것을 집어넣으면 그게 이제 부딪히면서 깨지고 그래서 없어지게 되죠. 보통 한 1년, 1년 반, 태우면 235가 없어지고 형만 남으니까 그런데 그 형이 분열은 하지 않지만 중성자라는 불쏘시개를 흡수합니다. 잡아먹는다는 표현이 조금 맞는데, 그러면 이게 무거워지면서 플루토늄이 되는 거예요. 이게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235가 떨어지는 것은 좋은데, 플루토늄 239가 생겼으니까 이걸 이제 미국이 걱정하는 것이죠. 이거를 잘 처리하면 다시 처리하면, 재처리하면 이게 폭탄원료가 되니까 이걸 안경을 쓰고 아주 그냥 구석구석 뒤지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우리는 폭탄 만드는 기술을 해도 좋다, 이렇게 허락받은 거예요?

    ◆ 서균렬> 아, 그거는 아니고요.

    ◇ 정관용> 그러면?

    ◆ 서균렬> 그렇게 하려면 소위 재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거는 우리는 할 수 없고요. 좀 애매하게 재활용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플라스틱, 종이 재활용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은 위에 북한도 있고 저기 이런 나라들이 있었으니까 처리는 하지 않겠다, 그 대신 그 플루토늄을 그냥 때우는 것은 재처리인데, 그게 아니고 약간 재활용을 하는데 때울 때 나머지 분리하지 않고 좀 지저분하게 빼면 이거는 지저분해서 폭탄하고는 무관합니다. 불발탄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거의 없네요, 무슨 말이에요?

    ◆ 서균렬> 그래서 제가 거기서부터 아까 들어가는 큰형, 우라늄 중 238이 거의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플루토늄만 되는 게 아니고 플루토늄보다 더 무거운 금속이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죠. 우라늄이 현재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금속입니다. 그런데 이 중성자를 받게 되면 자꾸 바뀌죠.

    ◇ 정관용> 그래서 플루토늄으로...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제 플루토늄이 되고 그것을 또 받으면 아메리슘이 되고 또 받으면 캘리 포르 늄... 자꾸 불어나는 거예요. 일종의 가족이죠. 그걸 이제 초우라늄, 우라늄을 건너가는 소위 더 큰형님들이 나오는데 그게 뭉쳐 있으면 핵폭탄 재료는 안 됩니다. 플루토늄만 모아야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불순물 있는 상태에서 그냥 플루토늄만 활용하겠다, 우리는 재처리해서 절대 폭탄으로 쓰지 않겠어, 그게 약속하는 게 소위 재활용 기술이고 거기 파이로(pyroprocessing)가 어떻고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것이죠.

    ◇ 정관용> 자, 여기까지 그러니까 무거운 238 우라늄을 플루토늄 및 다른 것들, 초우라늄으로 만드는 것까지는 하겠다?

    ◆ 서균렬> 아닙니다, 그건 만들어져서 나와요.

    ◇ 정관용> 이미 만들어졌다?

    ◆ 서균렬> 네, 원자로는 아궁이에 들어가면 땔감이 그렇게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산화물, 도자기처럼 되기 때문에 쓸모가 없어요. 그걸 바스라서 가루로 만든 다음에 온도를 높입니다. 섭씨 800도, 1000도 하면 골치 아픈 기체나 이런 것들 세슘, 제논 다 날아가 버려요.

    ◇ 정관용> 방사능 물질들?

    ◆ 서균렬>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금속들은 날아가지 않아요. 그래서 도자기처럼 생긴 것을 소위 소금물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그걸 끓여요. 그러면 이게 이온화가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제 소위 도자기는 산화물이니까 거기에 산소가 들어 있어요.

    ◇ 정관용> 화학? 결합? 분해가 돼서?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산소를 이제 떼어버리면 금속만 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금속이 더러워요. 플루토늄도 있고 초우라늄, 다 붙어 있어서 그래서 거기까지만, 산소까지만 뗀 것.

    ◇ 정관용> 그렇게 그 더러운 금속 갖고 뭐해요?

    ◆ 서균렬> 거기에 플루토늄이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플루토늄만 떼지 않겠다면서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폭탄은 되지 않지만 어떤 특정한 아궁이, 지금 현재에 존재는 않지만 소위 중성자가 굉장히 빨리 다닐, 새로운 형태의 원자로에 집어넣으면 플루토늄이 또 힘을 냅니다.

    ◇ 정관용> 그게 고속로라는 겁니까?

    ◆ 서균렬> 고속로가 되는 것이죠.

    ◇ 정관용> 고속로라는 원자로에 넣으면 이게 연료가 된다, 간단히 말해?

    ◆ 서균렬> 그렇습니다. 폭탄이 아니고 원료가 되는데 문제는 그 고속로가 만만치 않다는 거죠.

    ◇ 정관용> 고속로를 만드는 게?

    ◆ 서균렬> 네, 왜냐하면 사실 미국은 우리 지금 아시는 경수로 만들기 전에 고속로를 만들었습니다. 1950년대 초반에 그런데 이게 사고가 나서 녹아버렸어요. 그리고 고속로를 하여한 아까 제가 고속이라는 얘기, 고속버스관이고요. 아까 중성자가 불쏘시개인데 우리 경수로에서는 중성자는 보통 우라늄에서 나오거든요. 여기도 다니고 초속, 광속의 한 3분의 1 됩니다. 굉장히 빠르죠. 그러니까 이게 빠르면 우라늄이 못 보죠, 아무 효과가 없어요. 그래서 이거를 물이라는 데 집어넣으면 물이 양성자라는...

    ◇ 정관용> 아이, 거긴 너무 어려워요. 그 얘기는 필요 없고요. (웃음) 어쨌든 고속로라고 하는 걸 미국도 한때 만들었는데 안 됐다? 지금 가동하고 있는 고속로가 전 세계에 있어요?

    ◆ 서균렬> 없습니다.

    ◇ 정관용> 제로예요?

    ◆ 서균렬> 없습니다, 물론 이제 만들었죠. 소위 실험용으로요. 또는 소위 과시용으로 또는 보통 우리가 원형로라고 하는데 실험실 규모로 만드는, 어떤 건 굉장히 큽니다, 프랑스에서 만든 것은.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물을 쓰면 안 되고 액체 금속이 들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물을 쓰면 중성자가 힘을 잃어버리니까. 빠른 중성자가 있어야 플루토늄이 힘을 내거든요. 그러니까 액체금속 소위 소듐, 우리말로 나트륨이라고 하는 건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이게 공기나 수증기를 만나면 폭발하거나 불이 붙는 거예요. 그러니까 프랑스에서 불났죠. 먼저 일본에서 불이 났죠. 러시아 잠수함에서 불이 났죠. 이렇게 하다 보니까 다루기가 힘든 겁니다. 물은 그래도 다루는데요. 그래서 그 기술이 사실은 죽어가는 바다에 우리나라가 우리는 새로이 도전해보겠다, 이렇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죠. 그러니까 거기까지는 굉장히 좋은 장밋빛 이야기인데 그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가...

    ◇ 정관용> 우리가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이미 충분히 쓸 수 있으면 고속로를 써서 이미 그거, 이른바 폐연료를 재활용해서 쓰고 있지 않겠어요?

    ◆ 서균렬> 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나라가 없다는 거잖아요.

    ◆ 서균렬> 그렇죠. 왜 안 썼을까요? 첫 번째는 기술이 어렵고 그렇지 않습니까? 금속이 막 돌아다니는데 어렵죠, 물은 보이지만. 그리고 두 번째는 불이 나고 그리고 세 번째로는 왜 그렇게 했을까요? 우라늄이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했거든요, 맨 처음에는. 그런데 이게 웬걸요, 앞으로 100년 그리고 우라늄 말고 토륨도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500년, 1000년 그러면 굳이 그 지니가 마치 유리병 속에 들어 있는 그 지니를 끄집어낼 필요가, 플루토늄을 끄집어낼 필요가... 그러니까 더 이상 경제적으로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 정관용> 그냥 땅에서 우라늄 캐다 쓰면 된다?

    ◆ 서균렬> 네, 우라늄 가져오면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게 싼데요. 후쿠시마 다음에 수요 시장도 없는데요. 그러니까 그 수요처가 없어져 버리는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 없는 걸 왜 만듭니까?

    ◇ 정관용> 굳이 재활용 안 해도 된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미국은 손 뗐고요. 프랑스도 고민하다가 그냥 남들 하는 정도로 하는 것이고 일본도 지금 먼저 1985년에 지어서 95년에 만들었는데 아직까지 돌아간 게 며칠 안 되고 지금도 서 있고 이제는 멈추려고 합니다. 짓는 데 10조원 그리고 하루에 20억원씩 까먹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연구시설에?

    ◆ 서균렬> 연구시설이죠. 그걸 우리나라가 하는 것은 자체가 좋은 도전입니다만 과연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가. 그건 한번 우리 국민과 함께 따지고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거기 가기 전에 한 가지, 지금 말씀하신 플루토늄만 끄집어내서 핵무기 만드는 걸 재처리라고 한다고 하셨잖아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건 재처리까지는 안 하고 플루토늄과 다른 초우라늄 등등으로 이렇게 재활용하는 것까지. 그러면 그 재활용과 재처리를 엄격히 구분할 수 있나요?

    ◆ 서균렬> 아, 구분이 안 됩니다. 거기에 이제 문제가 있는데 지금 이번에 한·미 협정에서 한 것은 그것 중에서 맨 앞의 단계입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산화물을, 산소를 떼버리는 작업 그러니까 도자기를 금속으로 만드는 그 최전방의 단계까지만 허용하고 그것도 미국하고 같이 한다. 2011년 벌써 영국은 시작했습니다, 벌써 중반에 접어들었죠. 20년에 그때 가서 정말 이제 플루토늄 또 지저분한 것들을 다시 정면 재현을 할 수 있는, 그때 가서 보자. 그러니까 지금 아직은 저기 앞에 머물러 있어요. 아직 우리가 불순물도 끄집어낼 수 있는 단계고 단지...

    ◇ 정관용> 이렇게 설명하면 됩니까? 재활용을 위한 단계가 있다.

    ◆ 서균렬> 맞습니다.

    ◇ 정관용> 몇 단계쯤 있습니까?

    ◆ 서균렬> 3단계로 보시면 되는데.

    ◇ 정관용> 3단계 중에 3단계가 플루토늄을 꺼내는 거예요?

    ◆ 서균렬> 맞습니다. 그런데 그 1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 정관용> 1단계까지는 허용한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혼자가 아니라 미국과 함께 해야 한다?

    ◆ 서균렬> 함께 그리고 미국 시설 안에서.

    ◇ 정관용> 미국 시설 안에서?

    ◆ 서균렬> 네, 그리고 2, 3단계를 할 건지 말 건지는 미국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자, 과연 결정을 할까요? 왜냐하면 아무리 지저분하지만요, 재처리를 하는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닙니다. 그러면 누군가가 맡기면 깨끗하게, 우리 옷 맡기면 세탁소에서 깨끗하게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절대 맡기지 않을 거야, 그냥 더러운 채로 입고 갈게 하는 것이고 미국은 그래? 누군가 세탁소에서 제안하면 어떻게 이걸... 이런 소위 딜레마,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죠. 그래서 일단 미국이 한국이 조르고 또 조르고... 일단 그래, 좋아. 환원, 산소 떼는 것까지는 해, 금속까지는 만들어. 그다음에 이 단계는 2020년 가서 보자 이렇게 된 거죠. 그러니까 아직 우리가 축배를 들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을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재처리 하는 것을 허가받고 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 서균렬> 일본은 1988년에 허락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 정관용> 1, 2, 3단계까지 다?

    ◆ 서균렬> 그렇죠, 끝까지 간 겁니다.

    ◇ 정관용> 미국같이 안 하고?

    ◆ 서균렬> 않고.

    ◇ 정관용> 혼자서? 그러면 일본은 어떤 기술상으로는 핵무기 금방 만드네요?

    ◆ 서균렬> 당연하죠. 그러니까 결국 그것은 외교적인 승리였고요. 우리는 외교전에서 절반, 1988년에 모든 걸 다 따냈습니다.

    ◇ 정관용> 일본은?

    ◆ 서균렬> 외교력으로요. 대통령, 수상 포함해서 그런데 우리는 겨우 절반도 안 되는 성공 가지고...

    ◇ 정관용> 일본은 그렇게 하면서 핵무기를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에요, 혹시? 거기에 통제는 받고 있습니까? IAEA...

    ◆ 서균렬> 아, 그럼요. 받고 있기 때문에 만들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 정관용> 그 기술이 어려운가요? 2, 3단계까지 가는 것?

    ◆ 서균렬> 어렵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건 안 어려워요?

    ◆ 서균렬> 그래서 거기에 문제 있지 것이죠.

    ◇ 정관용> 아...

    ◆ 서균렬> 미국이 1단계에서 일단 한국 정부 또 기타 연구원 쪽을 진정시키고 그리고 말하지 않습니까? 아까 다시 세탁소 얘기인데, 세탁을 맡기면 깨끗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 세탁소가 없어지지 않는 한 그 더러운 옷은 언제든지 쓸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게다가 2, 3단계 기술도 어렵지도 않다면서요.

    ◆ 서균렬>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그 답을 알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80년대에 그래서 이것도 안 되겠다, 이것도 했다가는 다른 나라에서 쓰겠다 해서 멈춘 거죠.

    ◇ 정관용> 좋습니다. 정리하면 재활용 및 재처리 기술은 어려운 건 아니다. 그러나 위험하기 때문에 통제해 왔던 것이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나 재활용을 하건 재처리를 해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재활용해서 이걸 정말 써먹으려면 진짜 어려운 기술이 남아있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고속로다?

    ◆ 서균렬> 맞습니다. 그런데 거기 아직 성공한 나라가 없는데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도전장을 냈고 그거는 뭐 굉장히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 정관용> 우리는 그거 한번 해보겠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술이라는 거죠.

    ◇ 정관용> (웃음)

    ◆ 서균렬> 적절하게 남들이 할 때 같이 가는 게 좋지, 아마 소니라고 기억하는데 상당히 오래 전에 소위 HDTV 개발하다가 망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 서균렬> 그때 하는 게 맞습니다. 우리만 나가 봤자 결국은 사장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가 마치 그런 방향으로 자꾸 가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우선 기분상, 자존심상 일본은 이미 80년대에 다 따냈다는데 왜 우리만 못하고 있었대, 이런 생각 가지면 당연히 따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따내서 과연 뭐할 건데? 생각해보면 돈만 많이 들지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며, 이거 아닙니까?

    ◆ 서균렬> 맞습니다. 그걸 일본이 겪었죠. 그리고 수조원도 아니고 수십조원을 버려가면서... 그때는 몰랐어요.

    ◇ 정관용> 미국도 지금 그거 안 해요?

    ◆ 서균렬> 안 씁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라늄이 넘쳐나는데.

    ◇ 정관용> 프랑스는 안 해요?

    ◆ 서균렬> 프랑스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뭡니까, 여태까지 해 왔기 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겁니다.

    ◇ 정관용> 그냥 관성에 의해서?

    ◆ 서균렬> 그렇습니다. 중고차 샀습니다, 투자를 많이 했어요. 계속 몰고 가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인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우라늄을 그냥 캐서 쓰는 게 낫다고 그랬잖아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사서 쓰는 돈은 갑자기 막 오르거나 누가 통제 안 합니까?

    ◆ 서균렬> 아, 그거는 중동처럼 불안한 나라가 아니고요. 다 캐나다, 호주, 굉장히 안정적이고 다시 말씀드리면 후쿠시마 이후에 고객이 뚝 떨어졌습니다.

    ◇ 정관용> 뚝 떨어져서 값도 싸지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이것은 수요자 시장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지금 그냥 우라늄으로 핵 발전 계속하는 게 재활용해서 하는 것보다는 훨씬 싸다?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리고 신재생이 나올 겁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만 일단 듣겠습니다, 판단은 우리 청취자분들이 하시죠.

    ◆ 서균렬> 그러시죠.

    ◇ 정관용> 자존심 때문에 협정 개정한 것은 좋다. 그런데 엄한 투자는 하지 마라. 아니다 투자도 하자,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잘 모르겠는데요.

    ◆ 서균렬> 네.

    ◇ 정관용> (웃음) 오늘 고맙습니다.

    ◆ 서균렬> 고맙습니다.

    ◇ 정관용> 서울대 원자력과학과 서균렬 교수, 친절한 도움 말씀 들었는데요. 여러분 어떻게 판단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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