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CBS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어떤 문제를 다룰까요?
◆ 김성완> 아마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 모르는 분들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요. 이 노래 가사처럼 꽃피는 고향이 좋아서, 옛 직장 ‘김앤장’이 그리워서, 퇴임 석 달 만에 다시 돌아간 분이 있습니다.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비서관인데요. ‘김앤장 공화국’,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윤창번 전 수석의 김앤장 취업을 승인을 한 거죠. 그래서 이제 시끄러운 상황인데.
◆ 김성완> 저는 심사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윤 전 수석은 염치가 없고 김앤장은 오만하고 정부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청와대 수석쯤 지냈으면 세상 눈치도 보고 해야 되는 거잖아요. 퇴임한 지 반년도 아니고 어떻게 3개월 만에 다시 옛 직장인 김앤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나. 제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국내 최대의 로펌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5년 동안 고문을 지냈거든요. 그러다가 2013년 8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청와대 수석에 임명이 됐고 1년 5개월이나 근무를 하다 퇴임했으면 혹시 남들이 볼 때 오해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내 갈 길 간다, 뭐 이래서 다시 가겠다, 이렇게 하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되고요. 김앤장도 좀 그렇습니다. 국내 최대 로펌이다, 김앤장이 움직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이런 얘기까지 듣는 곳인데. 아무리 청와대 수석을 지냈다 하더라도, 온다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 와라, 조금만 더 참아라, 이렇게 얘기해야지 정상 아닌가요? 온다고 그냥 덜컥 받아버리는 것도 좀 이상하고요. 그리고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도 제가 볼 때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떻게 이런 심사가 가능한지. 아마 많은 분들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반응을 보이실 것 같아요.
◇ 박재홍> 저도 그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일반직 공무원은 재취업 심사를 굉장히 엄격하게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또 이렇게 가능했던 거죠?
◆ 김성완>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일 것 같습니다. 너무 뻔한 이유라서요. 첫 번째, 심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해서 그렇습니다. 작년에 나왔던 통계가 있는데요. 2011년 8월부터 3년 동안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 심사한 결과가 공개가 됐었습니다. 4급 이상 공무원 826명의 93% 이상이 재취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심사가 이걸 다... 이걸 심사라고 봐야 하나요, 이걸? 7%만 떨어뜨리는 심사가 이걸 심사라고 볼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하나마나한 심사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리고 둘째, 힘 있는 기관이어서 그렇습니다. 방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통계에서 7% 가량이 이제 탈락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청와대와 국정원 출신은 단 한 사람도 탈락된 사람이 없습니다. 이른바 힘 있는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자 이러고 넘어가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힘은 있지만 계약이나 인허가 당사자가 아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심사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청와대가 계약당사자 아니라고 힘이 없는 건가요? 이건 소가 웃을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심사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두 가지 이유 말고는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심사도 심사입니다마는 지금 청와대에도 김앤장 출신 비서관이 여러 명 있지 않습니까?
◆ 김성완>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 문제라는 건데요. 이 사람들이 나중에 퇴임하고 난 다음에 똑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요즘 청와대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청와대 별칭이 있습니다.
◇ 박재홍> 뭡니까?
◆ 김성완> 김앤장 출장소입니다.
◇ 박재홍> 김앤장 출장소요?
◆ 김성완> 김앤장에 있는 사람들이 청와대로 굉장히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부르는 말인데요. 또다시 되돌아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고요. 곽병훈 현 법무비서관, 김앤장 출신이고요. 정윤회 문건 파동의 장본인이었죠. 조응찬 전 공직기강 비서관도 김앤장 출신이고요. 그 후임인 권오창 전 비서관도 역시 김앤장. 최근에 물러난 김학준 민원비서관도 김앤장 출신입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변호사가 혹시 몇 명인 줄 아세요?
◇ 박재홍> 로스쿨 출신이 많이 나와서 굉장히 많아졌죠, 한 2만명 되나요?
◆ 김성완> 맞습니다. 딱 2만명입니다. 요즘 변호사들 사이에서 길에 채이는 게 변호사라는 소리까지 지금 하고 있는데요. 청와대에서 그렇게 쓸 변호사가 없나요? 왜 하필이면 다 김앤장에서 데려다 쓰는 거죠? 이해할 수가 없는 겁니다. 또 한 명이 더 있는데요, 청와대에 있는 사람 중에. 조윤선 정무수석인데 남편 박성엽 변호사와 함께 김앤장 시절에 김앤장 스타부부 출신이다, 이래서 굉장히 유명해졌던 그런 경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잘나간다고 하는 사람들, 나중에 이제 청와대 나오면 또 김앤장 가지 않겠습니까? 또 김앤장 아니더라도 또 다른 로펌으로 갈 것 같아요.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김앤장, 뭐 김앤장 김앤장했습니다마는 정말 힘이 대단한가 봐요.
◆ 김성완> 오늘 행간 제목을 김앤장 공화국이라고 지은 건데요. 혹시 최근에 인기가 있는 드라마인데. ‘풍문으로 들었소’라는 드라마 아시죠? 보신 분들이 굉장히 많을 텐데요. 그 ‘풍문으로 들었소’에 나오는 주인공이 운영하는 로펌이 있는데요. 그 로펌의 모델이 바로 김앤장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게 뭐 드라마 얘기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드라마를 보면 로펌 인사가 총리에 임명되어서 로펌이 청문회 준비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거짓말처럼 그 장면이 똑같이 벌어졌는데요. 박한철 헌재소장, 김앤장 출신이었는데. 인사청문회 때 김앤장 사람들이 나와서 청문회 준비를 실제로 도운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로펌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김앤장이 사실은 실제로 그렇습니다. 법조계 사이에서 김앤장에 맡겨서 안 되면 누가 해도 안 된다는 이런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 정도입니다. 도대체 김앤장에 변호사가 몇 명이길래..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변호사만 570명이 넘습니다. 600명 가까이 됩니다.
◇ 박재홍> 변호사만 600명, 600명 가까이.
◆ 김성완> 웬만한 학교 하나 크기의 변호사들이 오글오글 몰려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그리고 또 장차관급을 지낸 인사만 100명 정도가 고문으로 있습니다. 거기에 제가 몇 명만 이름을 말씀드리면. 전 총리인데. 한승수, 한덕수, 이헌재 전 총리 들어가 있고요.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손광수 전 검찰총장 이런 사람들이 거기에다 들어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그냥 손가락만 빨고 있겠습니까? 들리는 얘기로는 연봉 5억이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정관계, 경제계, 법조계까지 촉수 쫙 뻗어놓고 정보 빨아들이고 로비하는 역할을 맡지 않겠습니까? 이러니 사기꾼들이 김앤장 출신이다 그러니까 투자금 17억원 막 모으고 이러는,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대한민국에서.
◇ 박재홍> 이제는 무섭네요. 정부를 만들어도 될 정도의 크기인 것 같은데.
◆ 김성완> 아, 딱 마지막으로 제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그게 바로 김앤장이 더 무서운 이유인데요. 앞으로 언젠가 김앤장이 대통령 만드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드라마로 ‘풍문으로 들었소’ 말씀도 드렸지만 드라마로만 우리가 가상의 공간에서 보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김앤장 공화국이 된 현실에서 드라마처럼 벌어지는 얘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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