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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법?' kt, V리그 우리카드와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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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마법?' kt, V리그 우리카드와 뭐가 다른가

    '우리도 이기고 싶다고요' 케이티 선수들이 지난 25일 넥센과 경기를 마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모습.(자료사진=케이티 위즈)

     

    야심차게 1군 무대에 나선 케이티가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나고 있다. 하위권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케이티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29일까지 3승21패, 승률 1할2푼5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30일 잠실 두산 원정이 남아 있지만 4월 승률 1할대는 기정사실이다.

    2013년 1군에 합류한 NC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당시 NC는 4월 4승17패1무(승률 1할9푼)를 기록했다. 케이티는 4월 승률이 NC를 밑돌 것이 확실하다. 시즌 최종 결과 역시 52승72패4무, 승률 4할1푼9리를 거둔 2013년의 NC를 넘어서기 힘들 전망이다.

    당초 케이티는 거대 통신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예상하며 출범했다. 2013년 8월 조범현 감독 취임 당시만 해도 NC를 넘어서는 첫 해를 만들겠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이런 점에서 케이티를 보면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행보가 떠오른다. 의욕적으로 돛을 올렸지만 근근한 지원에 어려운 과정을 겪는 점이 똑같다. 특히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경쟁자를 따돌리고 창단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감하게 지원해주겠다"더니…

    케이티는 2013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낙점을 받아 제 10구단으로 탄생했다. 전북을 연고로 삼은 부영그룹과 경쟁에서 이겼다. 케이티가 부영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모기업 때문이었다. 당시 재계 서열 10위의 공룡 기업 케이티가 19위의 부영그룹보다 더 든든한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얻었다.

    하지만 케이티의 사정은 달라졌다. 야구단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던 그룹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초 이석채 전 회장이 물러나고 황창규 회장이 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폭을 약속한 지원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케이티가 쓴 돈은 5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LG 박경수과 롯데 김사율, 박기혁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 선수도 특급이 아니었다. 연일 맹활약 중인 다른 팀에 비해 몸값이 떨어지는 용병들은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조범현 감독 취임 당시 "과감하게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분위기 좋았는데...' 지난 2013년 8월 조범현 케이티 감독(가운데)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권사일 당시 구단 사장(왼쪽), 주영범 단장과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모습.(자료사진=케이티)

     

    그나마 제 역할을 해주다 부상으로 제외된 타자 앤디 마르테의 교체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케이티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교체는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굵직한 국내 선수와 에릭 테임즈, 찰리 쉬렉 등 수준급 외인들을 영입한 NC와는 다른 행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역대 신생팀 최악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1986년 빙그레(현 한화)는 그나마 2할9푼(31승76패1무)의 성적을 냈다. 1991년 쌍방울도 승률 4할대(52승71패3무)였다. 케이티는 1982년 KBO 리그 원년 삼미(15승65패, 승률 1할8푼8리)의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다.

    ▲해체한다던 우리카드보다는 다행?

    V리그 우리카드도 비슷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3년 3월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에서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와 경쟁에서 이겼다. 우리은행이라는 거대 금융 자본이 러시앤캐시로 이름을 알린 제 2 금융권을 제쳤다.

    러시앤캐시는 앞선 시즌에서 해체 위기에 빠진 드림식스의 스폰서를 맡는 등 배구단 운영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자산 규모 400조 원에 비해 2조 원도 안 되는 덩치에서 밀렸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밀린 러시앤캐시는 7구단을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카드 역시 막상 배구단을 창단하자 발을 뺐다. 그룹 수장이 이팔성 회장에서 이순우 회장으로 바뀌면서 배구단이 천덕꾸러기가 됐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구단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다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지난 시즌 뒤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구단 운영비가 없어 주축 선수이자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을 현대캐피탈에 팔아넘기는 행태도 드러났다. 구단 매각에 걸림돌이 된다며 몰래 현금 트레이드를 했다. 그러다 비난이 쏟아지자 다시 구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3년 당시 드림식스 주장 송병일이 우리금융지주 이순우 회장에게 보낸 편지.(자료사진)

     

    케이티 역시 우리카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구단 창단 뒤 나 몰라라 하는 형국이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정치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업이다. 케이티는 공기업 한국통신의 후신이다.

    2년 전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케이티보다 훨씬 더 많이, 신속하게 10구단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 결정이 빠른 1인 오너 기업이라는 점과 자본의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러시앤캐시는 이후 7구단을 창단해 OK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지난 시즌 최강 삼성화재를 꺾고 V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이럴 거였으면 부영그룹이 야구단을 창단하는 게 나았다. 거대 통신기업 케이티는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부영 야구단이었다면 최소한 쌍방울만큼의 성적은 거뒀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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