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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원짜리 암검사? 건강검진 신화 버려야"



보건/의료

    "120만원짜리 암검사? 건강검진 신화 버려야"

     


    -불필요한 검진으로 돈낭비, 부작용도…
    -PET, 암 표지자검사 등은 정확도 낮아
    -보험처리 안되는 건강검진, 병원 수익원
    -1년마다 받을 필요 없어, 운동이 정답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매년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에서 "건강검진이 사망, 질병 등을 피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흥미로운 견해를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도 건강검진의 과도함이 오히려 미국보다 더 심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의견을 내놓은 국립암센터의 서홍관 교수에게 건강검진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홍관>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우리나라의 과도한 건강검진이 미국보다 더 심하다는 말씀을 하셨네요? 그 이유가 뭡니까?

    ◆ 서홍관> 건강검진이라는 것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이 질병을 미리 찾기 위해서 검사를 하는 걸 말하는데요. 우리나라야말로 전세계에서 건강검진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입니다. 그런데 건강검진이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많은 건강검진이 불필요하고 또 어떤 때는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 박재홍> 그래요?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 그렇습니까?

    ◆ 서홍관> 그러니까 불필요한 검사를 자꾸 하게 되는 것도 시간상으로도 낭비고, 돈도 낭비고요.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찾아내서 수술을 불필요하게 하거나, 또 불필요한 검사 때문에 방사선 노출을 너무나 많이 하고 있는데요, 그 해로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 박재홍> 건강검진 항목에는 암 말고도 굉장히 많은 항목이 있지 않습니까? 교수님이 보시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검진 종목들은 뭐가 있을까요?

    ◆ 서홍관> 건강검진을 하는 검진센터에서 가끔 양전자단층촬영이라고 해서, PET라고도 하는 검사가 있는데요. '무슨 통 속에 들어가면 전신의 암을 다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선전하는 게 있거든요. 그런 건강검진 방법은 암을 찾는 데 있어서도 그렇게 정확한 검사 방법이 아닙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서홍관> 그 검사방법을 받게 되면 약 120만원 정도의 돈을 내게 되는데요. 그 양전자 단층촬영으로는 그게 암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어떤 광고문구에 유혹이 돼서 수백만원을 그냥 불필요하게 쓸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 서홍관> 당연하죠. 그리고 사실 검진센터에 온 일반 사람들에게 "암의 표지자를 검사를 할 거냐 말 거냐"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일반인들은 "검사해 주세요."라고 말을 할 거예요.

    ◇ 박재홍> 저도 했습니다. 저도 했어요.

    ◆ 서홍관> 놀랍게도 암 표지자 검사는 대단히 부정확한 검사들이에요. 그리고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굳이 찾아낼 필요가 없는 암들이에요. 그래서 그런 경우에 찾아내면 불필요한 수술로 이어지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말라는 거고요. 그 다음에 경과가 너무 나쁜 췌장암 같은 경우에는 그걸 종양을 찾아도 결국은 사망을 막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또 검진이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5대 암 이외의 다른 암들을 검진한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말하자면 건강검진을 통해서 암을 전부 다 찾아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 그런 오해부터 없애야 됩니다.

    ◇ 박재홍> 모든 암을 다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 서홍관> 그렇게 해서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잘못된 신화예요.

     

    ◇ 박재홍> 그렇군요. 건강검진의 잘못된 신화를 없애야 한다는 말씀인데. 그리고 암이나 각종 난치병의 경우는 건강검진을 함께하는 의사의 전문성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서홍관> 그러니까 자기가 암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내가 전문가라고 자꾸 오해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암 치료의 전문가들이 건강검진에도 자기가 전문가라고 약간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병원에서도 이렇게 불필요한 검진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그러면 어떻게 생각해야 되나요? 건강검진이 일종의 병원 수익사업이 되기도 합니까?

    ◆ 서홍관> 우리나라는 의료비가 생각보다 낮게 책정돼 있어요. 그래서 병원마다 병원의 적자를 보존하기 위해서 이런 비급여 항목인 건강검진을 활용하는 건데요. 건강검진은 보험처리가 안 되어 있어요. 그래서 병원마다 경영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이런 항목들을 열심히 개발해서 검진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검진이 국민의 건강에 도리어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문제고요. 어떤 회사들은 부장급 이상이 비싼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부장님들은 '아, 내가 이렇게 높은 사람이 됐으니까 비싼 검사를 받을 수 있구나'라고 특권으로 생각하시겠죠. 그런데 그게 사실은 불필요한 검사를 더 하고 있고 어떤 때는 해로운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지금 그런 기본 개념이 없어요. 사람들이 비싼 검진이면 분명히 나한테 건강에 이득이 될 거라고 믿고 있는 거, 거기에서부터 잘못이 시작되는 겁니다.

    ◇ 박재홍> 비싼 게 좋다는 생각부터가 잘못됐다는 말씀인데요. 그러면 건강검진을 받다가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습니까? 실제로 부작용이 있던 사례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서홍관> 당연히 있죠. 갑상선암을 검사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세포검사를 하고 그것 때문에 합병증이 또 생기고요. 이런 일들은 흔한 일들입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대장 내시경을 하다가도 합병증이 생겨서 대장이 천공되는 일도 있잖아요. 그래서 건강검진이라는 게 항상 이득을 주지 않고 항상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를 해야 한다는 거죠.

    ◇ 박재홍> 그래요. 교수님 말씀 듣다 보니까 건강검진에 대한 상식이 다 뒤집어지는 것 같네요. 그러면 이런 건강검진, 아예 받지 말아야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서홍관> 그건 아니죠. 아까 강조 드린 대로 5대 암 검진은 필수고요. 그리고 자기 혈압 알아야 되고요. 자기 체중 알아야 하고요. 혈당 알아야 되고요. 콜레스테롤 알아야 하고요. 그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알면 충분하고요. 나머지 할 일은 건강을 위해서 담배 끊어야 되고요. 술 적당히 마셔야 하고요. 운동하셔야 되고요.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 그런 걸 지키면 건강해지는 겁니다. 그런 상식을 지켜야지, 무슨 뭐 가장 비싼 검사, 어디 통 속에 들어가도 그렇게 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 잘못된 거예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리고 건강검진 주기가 또 굉장히 궁금한데. 꼭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되는 겁니까? {RELNEWS:right}

    ◆ 서홍관> 주기는요. 대부분의 중요한 암들, 예를 들자면 위암은 2년마다 하면 되고요. 그리고 유방암, 자궁암도 큰 문제가 없다면 2년 간격으로 해도 되고요. 그리고 대장암의 경우에는 대장 내시경을 해서 정상이 나오면 5년 뒤에 해도 되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일률적으로 무조건 1년이다, 이런 생각도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 서홍관> 그렇죠. 그렇게 매년 해야만 되는 건 아닙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홍관>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국립암센터의 서홍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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