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산화질소를 몸속에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물질을 개발했다. 일산화질소는 혈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 심뇌혈관 질환 치료물질로 사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조립연구단(단장 김기문) 이은성 연구위원팀은 22일 유기물질인 카벤을 촉매로 이용, 기체상태 일산화질소를 포집해 고체상태 결합물로 만들고 여기에 열을 가해 선택적으로 일산화질소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산화질소를 원하는 대로 붙이고 뗄 수 있는 물질을 만든 것으로 치료용 일산화질소를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심뇌혈관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4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산화질소는 체내에서 혈관 확장, 세포 신호 전달, 면역 등 중요한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협심증,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장·혈관계통 질환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일산화질소의 혈관 확장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일산화질소를 몸속 원하는 곳에 전달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면 혈관과 관련된 질병 치료에 폭넓게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연구자가 일산화질소 전달물질을 연구해 왔다.
일산화질소는 주로 전이금속 화합물들과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 일산화질소 전달물질 연구에서는 금속 촉매가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질소를 함유한 고리형태 화합물인 N-헤테로고리 카벤을 활용해 일산화질소를 고체 상태로 포획하는 데 성공했으며 열을 가해 일산화질소를 떼어낼 수 있음을 증명, 체내 전달물질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는 유기물질 촉매가 금속 촉매를 대신해 일산화질소 전달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심뇌혈관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다양한 방법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성 연구위원은 "2014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5조4천억 원에 달한다"며 "이번에 합성한 물질이 심뇌혈관질환 연구에 응용되면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