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 참석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시사하고 출국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변곡점을 맞았다.
이로써 퇴진 압박에 시달려온 이완구 총리는 일단 한숨 돌린 채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물론 이 총리는 스스로도 자청했다시피 조만간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사상 첫 현직 총리에 대한 수사가 과연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다.
총리는 법무부를 포함한 내각을 통할하는 위치인데다 이 총리는 특히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했던 막강 실세다.
마음만 먹으면 검찰 수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그에게 칼을 들이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미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단히 복잡한 수사, 광범위한 수사가 될 것"이라며 수사 상황을 꿰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그 하루 전인 14일에는 "목숨을 내놓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듣기에 따라선 검찰을 협박한 셈이다.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이 총리의 사퇴는 물론,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의 직무정지를 요구해왔다.
16일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간 긴급회동 이후 여당은 일단 관망모드를 보이고 있지만 야당은 더욱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의 도피성 해외 출장을 앞둔 면피용 회동"으로 규정하고 이 총리 등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특검 도입을 시사한 것도 검찰 수사의 동력을 잃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특검 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줄다리기로 초점이 분산되는데다 어차피 특검에 맡겨질 사안에 전력투구를 기대하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때문에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초동 수사단계에서 확실하게 증거를 확보하고 필요한 수사를 신속히 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검을 핑계로 논점이 흐려질 것을 경계한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