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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홍가혜는 정말 '가짜 잠수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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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1년…홍가혜는 정말 '가짜 잠수부'일까

    세월호 참사 이후 위축된 '표현의 자유' 다룬 토론회 결국 불참…자료로 입장 전해

    홍가혜씨 (자료사진/노컷뉴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허위 인터뷰 논란에 휩싸였던 홍가혜씨가 참석키로 했던 자리에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세월호 1년, 국가권력에 희생된 표현의 자유'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유승희(새정치민주연합·성북갑) 의원은 "홍가혜씨는 불가피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고 자료로 대체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씨가 토론회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다수의 매체에서 이를 문제 삼는 보도가 나갔다. 홍씨는 토론회 참석 이후 쏟아질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4월 18일 아침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한 종합편성 채널과의 생방송 인터뷰를 한 뒤 그녀는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그리고 해양경찰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목포교도소에 3개월가량 갇혔다가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 결과는 무죄. "홍씨가 SNS에 올린 글과 인터뷰 내용은 상당 부분 구조 작업의 실상을 알리고 구조 활동을 촉구하려는 목적으로,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씨의 이름 앞에는 여전히 '거짓말의 화신' '가짜 잠수부'라는 명예롭지 못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석방 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보도와 누리꾼의 댓글에 충격을 받고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이 홍씨를 그토록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간 것일까. 홍씨는 "국가기관의 업무를 촉구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지 해경의 명예를 훼손시키려는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한다. 그가 토론회에 제출한 자료에 붙은 제목 그대로 '홍가혜는 어떻게 거짓말의 화신으로 만들어졌나'. 홍씨가 제출한 자료에 적힌 그의 입장을 일부 전한다.

    ◇ "분명한 건 시간상으로 제 인터뷰 뒤에 민간잠수사 등 투입 허가돼"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은 (지난해) 4월 18일 오전 6시 15분경, 약 10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옆에서 시위 같은 것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은 바로 민간 다이버들과 봉사자들, 세월호 피해 가족들이 임시 구조본부 천막으로 온 서해해경청장과 구조당국에 민간잠수사들의 빠른 투입을 항의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제 인터뷰 전 새벽에도 수많은 다이버들과 봉사자들,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 당국에 민간 잠수사들의 빠른 투입을 촉구하며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구조당국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였습니다. 민간잠수사들의 투입은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 저는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민간잠수사들과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강력항의를 받은 구조당국은 제 인터뷰가 나간 뒤 약 2시간 만에 민간잠수사들과 봉사자들에게 사고 해역으로 가는 배를 지원해 줬습니다.

    그리고 제 인터뷰 발언의 진위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고 가리기도 전에 인터뷰에 대해 전면 반박하며 해명했습니다.

    분명한 건 강력항의 사태가 일어나고 제 인터뷰가 나간 뒤 (구조당국이) 민간잠수사들과 봉사자들이 사고 해역으로 가는 것을 허가했고, 배도 지원해 줬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해경은 그렇게 발표했고 저는 잠수부 자격이 안 되는, 잠수부가 아닌 사람, 그리고 과거에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아이돌 사촌을 사칭하는 등의 물의를 일으킨 사람으로 몰렸습니다.

    ◇ "말 '잘'하라는 것이 아니라 말 '하지 말라'는 것"

    민간인으로서 다이버이면 민간잠수사로 통용돼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올해로 6년간의 잠수 경력과 50여 차례 넘는 다이빙 경험, 나이트 다이빙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심을 기본 30m 내려가 본 경험자입니다.

    그런 제가 국민들에게 가짜 잠수사라는 오명을 얻고, 수많은 누리꾼들에게 인신공격과 집주소까지 공개되는 신상털기, 각종 허위사실과 짜깁기로 인권도 인격도 없는 '죽어 마땅한 존재'가 됐습니다. 저와 제 가족들의 명예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RELNEWS:right}제가 잡혀감으로써 당시 그 현장에 있던 많은 민간 다이버들과 봉사자들은 스스로 입단속을 하며 위축됐고, 재판에서도 당시 현장의 사실과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증언하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불이익이 있을까봐서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들은 것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현저히 악의적인 내용이거나 허위 사실이 아니라면 기소 철회를 해야 함이 맞습니다.

    특히나 국가기관의 업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공권력과 언론이 도구로 동원돼 시민들을 잡아 가두는 것은 말을 '잘'하라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아야 할 미래의 제 자식에게 "우리나라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며,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잡아가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지켜준단다"라고 말하는, 사람답게 사는 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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