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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많이 하니 감동도 좀…" 배부른 모비스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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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많이 하니 감동도 좀…" 배부른 모비스 사제

    유재학 감독-양동근, 벌써 5번째 합작

    '감독님은 별로 안 기쁘신가 봐요' 모비스 유재학 감독, 김영기 KBL 총재, 정명철 구단주, 양동근(왼쪽부터)이 4일 챔프전 우승을 확정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원주=KBL)

     

    이제 무덤덤한 듯 보였다. 한두 번도 아니고 벌써 5번째다. 특히 최근 3년 연속이다. 우승 반지를 다섯 손가락에 모두 낀 모비스의 사제 유재학 감독(52)과 양동근(34 · 181cm)이다.

    둘은 4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동부와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81-73 승리를 이끌었다. 4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역대 세 번째 퍼펙트 우승이다.

    특히 모비스는 한국프로농구(KBL) 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PO) 3연패를 이뤘다. 여기에 역대 최다인 6번 우승을 일궈냈다. 1997년 프로 원년 기아 시절을 빼고 둘은 06-07, 09-10시즌을 비롯해 최근 3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새 역사를 많이도 썼다. 유 감독은 통산 5회 최다 우승 사령탑 기록을 늘렸고, 양동근 통산 최초로 3회 챔프전 MVP에 등극했다.

    '이것도 많이 받으니 익숙해지네' 모비스 선수들이 4일 챔프전 우승을 확정한 뒤 유재학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원주=KBL)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유 감독은 먼저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축제에 사실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는데 3차전 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농구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사과했다.

    유 감독은 지난 2일 3차전 3쿼터 도중 작전 타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기록원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른 보조 계시원이 코트를 나갔다가 5분 간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유 감독은 "내가 잘못한 게 무어냐"고 했지만 결국 사과한 것이다.

    이후 유 감독은 "동부 선수와 김영만 감독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상대도 챙겼다. 그런 다음에야 "여러 신기록이 쏟아졌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 생각하니까 리빌딩 등 새로운 농구,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몸이 서 있기도 힘들고 벤치에서 현기증이 자꾸 나서 힘들었는데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홀가분한 심경을 밝혔다.

    벌써 5번째라 감동도 줄었나 보다. 유 감독은 "이런 말이 좀 그렇지만 제일 감흥이 떨어지는 결정전이었다"면서 "4승1패를 예상했지만 상대가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하니까 크던 감동이 조금씩 깎이는 것 같고 눈물은 전혀 안 났다"면서 "지난해 아시안게임 큰 걸(금메달) 하고 다시 우승해서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얘들아 아빠 우승했다' 모비스 양동근이 4일 챔프전 우승을 확정한 뒤 아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원주=KBL)

     

    양동근도 마찬가지다. 인터뷰실로 들어선 양동근은 "빨리 끝나서 좋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수들, 감독, 코치님과 같이 해서 이런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MVP 소감도 "특별히 잘 해주는 것도 없는데 선수들이 부족한 나를 믿어줬다"면서 "내가 대표로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비를 털어서 트로피 15개 만들어주고 싶은데 안 받을 것 같다"면서 "밥을 사줘야겠다"고 웃었다.

    강철 체력의 비결에 대해서는 "노하우는 없다.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자고 부모님이 좋은 몸을 물려주셨다"고 말했다. 그것보다 절박함이 비결이었다. 양동근은 "부유하게 자라지도 않았고 어릴 때 경기도 많이 못 뛰고 농구를 그만둘 뻔한 일도 많았다"면서 "그때 돌아보면 행복한데 부모님이 믿고 기다려 주신 게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팀이 원할 때까지 뛰는 게 목표"라면서 "일단 내년이 계약 기간이니 그때까지 뼈가 부러지도록 뛰겠다"고 했다. 이어 "내 개인적 목표는 없고 팀 우승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감독이나 선수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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